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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4 23:54
- 김정숙 씨 트위터 팔로워들과 10월의 마지막 밤을 보내다 -
‘갑자기’란 단어는 늘 설렘을 준다. 갑자기 만난 친구, 갑자기 받은 선물, 갑자기 찾아온 손님…. 물론 좋지 않은 일에도 종종 갑자기란 말이 쓰이긴 하지만 그래도 ‘갑자기’란 말을 다소곳이 되뇌다보면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10월의 마지막 날. 이른 저녁.
문 후보가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막 끝냈을 무렵.
갑자기 서울에는 가을비가 내렸다. 차가운 바람을 타고 내리는 비는 겨울을 재촉하는 비였다.
이렇게 갑자기 찾아온 비처럼, 인사동에는 갑자기 잡힌 약속 시간에 맞춰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김정숙 씨와 트위터 팔로워들과의 만남, 번개 데이트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문 후보 못지않게 김정숙 씨도 하루 일정이 빡빡하다. 지난 일주일 동안 함평 노인요양시설 방문, 장흥 통합의학박람회장, 통합 아동복지현장 등 전국을 돌며 새로운 정권교체, 남편 문 후보를 향한 표심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런 빠듯한 일정에서 트위터 팔로워들과의 만남을 ‘갑자기’ 제안한 사람은 다름 아닌 김정숙 씨였다. 10월 26일 팔로워 1만명을 돌파 한 소식을 듣고 팔로워들을 직접 만나고 싶었다고 한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야외에서의 데이트는 다음을 기약했고, 바로 경인미술관 전통다원에서 팔로워들과의 토크 데이트가 시작됐다. 이날 ‘번개 데이트’에 모인 사람은 30여명. 초등학생 딸을 데리고 온 30대 여성부터 칼퇴근을 하고 서둘러 왔다는 직장인, 인천에서 온 중년의 부부 등이다. 우선 참가한 사람들이 서로 자신을 소개하며 다소 서먹한 분위기를 풀어갔다.
“전 박지영입니다. 대통령은 영부인이 미치는 영향이 분명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사주를 좀 볼 줄 아는데 문 후보님은 분명히 잘 될 거에요. 왜냐면 사모님 관상이 아주 좋거든요. 사실 후보님보다 사모님이 더 좋아요“
“저는 번개를 한다는 소식에 딸과 함께 오려고 신청을 했어요. 딸에게 좋은 사람을 많이 보고, 많이 만나게 해 주고 싶었거든요. 딸과 함께 와서 기분이 좋습니다. 문 후보님이 잘 돼서 확실한 퍼스트레이디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 되고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우리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결혼한 지 9년째인데요 사모님을 보면 우리 시어머니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고 노무현 대통령 검찰 수사 때 문 후보님에게 반했는데, 힐링캠프 방송을 보고 사모님께 반했어요. 그리고 대선 출마 선언 때는 아드님한테 반했죠. 사모님이 제 시어머니였으면 좋겠습니다”
각자 자신이 왜 이 자리에 오게 됐는지, 문 후보와 김정숙 씨를 지지하게 된 이유 등을 밝히면서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김정숙 씨의 소개가 이어졌다.
“저는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손자를 둔 할머니입니다. 그동안 제 트위터를 보면 많은 분들이 문 후보의 일상생활에 관심이 많더라구요. 그런데 오늘 남편보다 내가 더 좋다는 얘기가 많아서 더 기분 좋은데요. 오늘 이 자리가 여러분들에게 그리고 저에게 평생 잊지 못할 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김정숙 씨의 트위터 중 팔로워들에게 관심이 높았던 글은 무엇일까.
‘BEST 3’를 소개하면
3위 - 성상담 해 주겠다며 인터넷으로 접근한 어른이 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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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트위터들의 관심은 문 후보의 알려지지 않은 개인 생활이다. 사람들은 권위적인, 저 높은 곳에있는 문 후보가 아닌 우리 주변, 나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그런 문 후보를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러니 김정숙 씨가 ‘다들 나보다는 문 후보에게 관심 많다’고 밉지 않은 푸념을 할 수 밖에….
그리고 또 하나. 김정숙 씨는 아동성폭력을 비롯해, 노인치매, 다문화과정에 관심이 높다. 딸을 가진 엄마로서 세상이 참 무섭구나 생각할 때가 점점 더 많아져서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성폭력을 당한 아이들이 세상에 적응 못하는 사회가 안타깝다고 한다. 피해를 본 사람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보고 손가락질 하는데 ‘나쁜 사람’을 보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는 손가락을 가리키는 사람을 먼저 보는 지금의 현실을 꼭 바꿔보고 싶다고 했다.
김정숙 씨의 말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사람들의 박수는 김정숙 씨의 바람에 힘을 실어주는 꼭 그렇게 되길 바란다는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마지막은 함께 한 이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 전달식. 선물은 김정숙 씨가 직접 만든 파프리카 피클. 전라도 화순에 있는 파프리카 농장에 갔을 때, 김정숙 씨가 트위터에 어떻게 하면 파프리카를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글을 올렸더니 팔로워들이 다양한 파프리카 요리를 추천해 줬다고 한다. 파프리카 피클은 그 중 하나다.
파프리카는 문후보가 좋아하는 채소라고 한다. 색이 고운 파프리카 피클의 주인공은 만천번째 팔로워, 안소영 씨에게 주어졌다. 선물을 받는 안소영 씨는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역시 ‘갑자기’ 기대하지 않은 선물은 더욱 받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모양이다. 얼마 전, 강남역에서 문후보가 프리허그를 했을 때도 우연히 갔다가 운 좋게 문 후보와 프리허그를 했는데 오늘 또 선물을 받았다며 좋아했다.
기분 좋은 1시간이 훌쩍 지났다.
사람들은 준비해온 김정숙 씨의 책을 들고 사인을 받고 사진촬영을 했다. 짧은 만남이 아쉬운 듯 했다. 사람들은 다함께 사진을 찍고 다음을 기약했다. ‘갑자기’ 만난 사람들은 ‘잊지 못할 인연’이 되었다. 만나야 그 사람을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다. 이들의 만남은 그런 시간이었다.
김정숙 씨와 문 후보의 일상, 알콩달콩 문 후보, 김정숙 씨가 사는 얘기, 팔로워들의 재치 넘치는 글이 궁금하다면 지금 이 순간 김정숙 씨의 팔로워가 되는 건 어떨까. 어찌 알겠는가. 2만번째 팔로워에겐 더 큰 선물이 있을지. 다음 모임은 김정숙 씨 집의 앞뜰, 청와대 잔디밭에서 할지…. 그 시간이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트위터 주소 김정숙 @happykjs1219
문재인 @moonriver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