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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1 15:25
[여론으로 보는 정치] 문재인 후보의 '선거보조금 포기'가 주는 세 가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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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광주 새정치' 선언과 '대선 후보 중도 사퇴시 정당의 선거보조금 환수' 방안을 수용하는 등 정치 쇄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두 번째 변곡점을 만들고 있다. 첫 번째 변곡점은 지난달 28일 있었던 민주통합당 광주·전남지역 선대위출범식에 참석해 기득권을 내려놓는 인사 쇄신안과 부정부패 방지책 등이 포함된 광주 새정치 선언이었다. 이날 문 후보의 광주 방문은 지지율 답보 상태에 놓여있는 호남에 대한 적극적 비전 제시로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보다 앞서 문 후보는 30일 조국 서울대 교수 등과 함께한 정치혁신 대담회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부통령제 도입'을 포함한 개헌 구상을 밝혀 다시 한 번 새정치 의제를 띄웠고 연이어 '대선후보 중도 사퇴시 정당의 선거보조금 환수' 방안을 수용함으로써 두 번째 변곡점의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문 후보는 이번 결단을 새누리당의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선거법 개정안과 연동시킴으로써 '투표시간 연장시 100억 낭비' 발언을 한 박 후보의 입지를 매우 궁색하게 만들었다.
문 후보의 정치적 메시지는 향후 세 가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포지티브 정책 선거의 주도이다. 투표율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정책적 모색은 야권 후보 입장에서 명분과 실리를 함께 쥐는 이슈일 수밖에 없다. 또한 투표시간 연장을 위해 연일 선거법 개정을 주장하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뜻을 모을 수 있는 교집합의 공간을 마련함과 동시에 대선후보 등록 시 민주당에 지급되는 약 150여억원의 국고보조금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기득권을 내려놓음으로써 단일화 파트너인 안 후보 보다 한발 더 나아간 구체성 있는 액션플랜으로 차별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분명한 자기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스스로의 포지셔닝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단일화 정국 그리고 그 이후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포인트를 점유했음을 의미한다. 문 후보의 경우, 안 후보와 새정치 새인물 프레임은 함께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자기만의 목소리가 약하고 민주당 후보로서의 색깔도 강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어 왔다. 그리고 그 속에는 '친노'라는 중첩된 이미지, 그리고 그 굴레를 깨뜨려 '당신만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는 대중의 요구가 함께 숨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메시지를 통해 '문재인 스타일'의 또렷하고 강한 목소리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계속되는 선거 국면에서 이전보다 문 후보의 메시지 주목도를 좀 더 높여주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문 후보의 '반전' 메시지들이 나오던 같은 날, 당내 '대선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초선의원 모임' 토크 콘서트에서 민주통합당 김한길 최고위원은 '당내 인적 쇄신'을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이해찬-박지원 체제의 2선 후퇴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비주류 모임으로 알려진 이날 모임에서는 '안철수 대안론'이 존재하는 속에서 후보 단일화 전략에 대한 경계와 부정적 평가들이 오고간 것으로 전해진다.
끝으로 문 후보의 정치적 메시지가 파급시킬 마지막 효과는 지지층의 결속을 좀 더 강화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당의 후보가 고군분투 하고 있는데 계속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당 지지층과 유권자들이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이미 SNS 상에는 2002년 후단협 상황이 다시금 거론되고 있다.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있자 당외 주자인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란 구성체를 만들고 탈당까지 감행했던 사례에 대한 복기이다.
그리고 인적 쇄신 주장을 폈던 김 최고위원이 돌연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대선이 민주당의 '2002년 시즌2'가 될 것인지 아니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음으로써 새롭게 태어날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은영 기획위원ㅣ여민리서치 대표]
[스포츠서울닷컴 정치팀 pt****@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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