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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 (수필)

댓글 0 추천 7 리트윗 1 조회 95 2012.10.29 23:55

정토淨土

<우리 노짱님>

 

 

 

누구 던 이곳에 와 보면 돌산임을 알게 된다. 저 큰 바위를 지키자면 땅 밑은 분명 튼튼한 돌들이 받치고 있을 것이란 짐작도 간다. 수목들이 뿌리 내릴 공간이 없어 한때 민둥산으로 남았으리란 생각도 충분히 가질 수도 있다. 견고한 돌 앞에는 어떤 생명체도 쉽게 발붙일 곳이 없음을 우뚝 우뚝 선바위들이 선연히 말해주기도 한다.

 

누가 이곳에 풀 한포기 심을 엄두를 내었겠는가. 누가 돌 틈에 호미 꽂을 생각을 하였겠는가. 사람의 힘으론 어렵다는 것을 이 자리에 서 보면 직감적으로 느끼게 된다.

 

허지만 누군가 그 여지를 깨뜨렸다. 돌 틈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으리f란 희망의 불꽃을 피워 올렸다. 뜻이 있으면 반드시 나아갈 길이 있으리라는 명제도 각인시켰다. 아무리 단단한 돌덩이도 인간의 염원과 결의 앞엔 스스로 부서질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현장이기도 하다.

 

민둥산이 한 사찰의 새로운 주인이 들어서면서 31명의 불교학도들과 식목의 선봉자 횃불을 밝히게 되었던 것이다. 50년대에, 헐벗은 산과 사람들에게 개간을 통해 풍요의 꿈을 이루고 영원한 복혜와 청정의 재 발심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가 이곳 봉화산을 중심으로 불타올랐던 것이다.

그런 정신은 결국 ‘정토원’(몸과 마음이 맑고 주변이 깨끗함) 이라는 자리를 만들었고 그 사찰에서 정토건설의 대원을 이루어지리란 믿음으로 오늘을 지켜왔었다.

 

진정 정토원은 개간을 통해 우리에게 깨끗한 세계를 열어주었다. 그런 뜻으로 만들어진 환경은 결국 탐욕을 모르는 노무현 대통령을 키워내었고, 먼 곳으로 가는 길도 정토원을 찾아 원장님의 안부를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 어쩌면 영생의 집을 당연히 이곳에 마련하고 싶었는 듯 조용히 모셔진 영정사진에서 그 기분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오늘 자신을 있게 해준 정토원에 감사함을 깊이깊이 전하고자 했던 감정을 마치 앞마당에 우뚝 선 선홍빛으로 물들어가는 감나무를 통해 전하려는 듯, 그 빛깔이 풍겨내는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49제를 지내는 동안 눈물이 강물을 이루었던 추모객들의 슬픔도 이제 당신을 따라 정토세계로 이어졌음을 우리는 안다. 먼,먼 세상에서도 이런 사실들을 생각하며 한 없이 기뻐하고 있으리라 여겨지지만 그러나 이승의 마지막 시간을 정토원 마당을 다녀가던 그날의 시간이 자꾸만 아려와 슬픈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허지만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안타까워만 하지 않는다. 노짱님의 정신적 끈끈한 메시지가 이 나라의 이상과 개혁을 외치던 그날의 대원이 곳곳에 심어지고 있고, 실천 또한 멀지 않았으리라는 희망이 우뚝 서있기 때문이다. 봉화산의 정기가 곳곳에 전파되어 우리가 갈구하는 큰 뜻이 모두의 가슴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누구나 알고 있으니 말이다. 진정 복된 시간들이 이 지상을 수놓고 있다는 것을 노짱님이 걸어 간 길에서 많은 진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왜 안 그렇겠는가. 육중한 돌밭도 개간하여 초목을 키워내었고 농약 등 갖은 약품들로 물들은 농촌을 친환경들녘으로 변모시켰는데 그날에 심었던 학도들의 소망이 헛될리 있겠는가. 정말 헛되지 않았다. 봉하들녘 오곡백과가 봉화산초원의 신선한 공기와 어우러져 더욱 깨끗한 농작물로 태어나고 있음이 그 사실을 말해준다.

 

정토원 법당 대통령 영정 앞에 서면 당시 중학1년생의 천진스러운 모습이 선연히 다가서기도 한다. 벌거숭이산을 초원화 하는데 누구보다 부지런히 참여하던 까까머리 소년이 아니었던가. 나무를 제일 많이 심었다고 큰 소리쳤던 당시의 소년은 마치 영원히 귀향하리라는 예견이라도 하였을까? 정토원이 영원한 안식처가 되리란 꿈을 미리 가지기나 했는지. 생전모습과 다름없는 소탈한 인상이 그 여운을 말해주기도 한다.

 

어쩌면 이곳 봉화산은 여러 정황들이 여느 곳과 좀 다른 점을 엿볼 수 있다. 사찰의 자리를 물색하는 일도 풍수나 또는 자연경관이 좋은 자리를 찾아나서는 게 일반적인데, 그게 아니라는 게다. 황무지 땅을 개간하여 절을 지키고 농촌을 지켜나가자는 뜻으로 뭉쳐진 예는 그리 흔하지 않는 편이다. 실은 농촌의 부흥이 존재해야 모든 생명이 살아갈 수 있다. 만약 오염이 들녘을 메운다면 우리의 건강은 어느 곳에서 찾을 것인가. 이 세상 어떤 위대한 업적도 깨끗한 농촌 없이는 탄생될 수 없는 법이다. 일찍 정토원의 출현은 생태적인 근본이치부터 깨닿고 출발하였음을 우리 모두에게 깨우쳐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 어느 곳보다 봉화산의 정토원은 진정 신심과 개몽 정신이 함께 모아져 태어났다. 우리 노짱님의 철학과 사상이 원칙과 소신으로 이어진 것도 바로 정토원이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싶다. 한 점 거짓과 탐욕을 모르고 결백으로 생을 마친 것도 티끌과 영합을 못한 이유일 수도 있겠다. 그러기에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원한 정토의 주인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소년시절 나무를 제일 많이 심었다고 큰 소리 쳤을 때는 그 마음이 이미 개몽 정신이 투철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누가 어린 나이에 고단한 노동력을 애써 자처하겠는가. 또 누구보다 나무를 심은 후 큰 통쾌함에 젖었던 감정은 또 무엇을 말하겠는가. 바로 어린 소년의 가슴에는 이미 정토의 정신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게다. 그 정신은 퇴임 후에 귀향의 꿈을 낳았고 개구리와 가제가 돌아오는 고향마을을 만들겠다는 이상을 키우기도 하였던 것이다.

 

이제 봉화산의 정토원은 개혁과 개몽의 꿈을 이루었다. 이곳의 발원이 전국 아니 더 넓은 곳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수 없이 난무하는 모함과 보복투쟁들도 봉화산의 정기만은 꼭 정화해 나가리라 믿는다. 어느 것 하나 보잘 것 없었던 이 고장을 녹지와 풍요한 들판으로 만들은 정토의 정신을 이제는 우리함께 계승하고 이어나가야한다. 한때는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이제는 생태복원이라는 낱말이 등장하기까지 발전을 거듭한 것도 결국 정토원의 출현덕분이었다.

세상은 반드시 누군가 희생하는 자가 있기에 탄생되고 개선되는 법이다. 주어진 일에 안주하고 영합 한다면 새로운 자리는 만들어지기가 어렵다. 고뇌와 아픔에 몰입하며 연구와 탐구로 개척해가는 정신을 놓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정토세계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맑고 주변이 깨끗한 세상, 진정 구도세계가 반드시 이곳에 열리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그 모두가 오래전 민둥산을 기억하며 당시의 아픔을 헛되게 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깊게 다가는 순간이다. 어느새 기분이 한껏 상쾌해진다. 사방의 해맑은 바람이 큰 손짓하며 달려올 것만 같다. 왠지 내 마음이 더 넓은 세상에 놓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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