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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인의 기립박수 (수필)

댓글 3 추천 3 리트윗 1 조회 193 2012.10.12 02:33

8천인의 기립박수

<우리 노짱님>

 

 

봉화산의 나무는 어디로 숨어버린 것일까. 돌산이라 불릴 만큼 그 흔한 바위들은 어찌 된 영문인지. 지난여름 풍우를 견뎌온 작은 풀포기 또한 정체를 감추어 버린 듯, 지금까지 보아온 산의 형체가 다른 모습으로 변모되어 있다. 풀벌레들의 합창도 어느 곳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 모양이다. 바람마저 차렷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 같아 마치 봉화산 생명체들은 한 겨울잠에 든 듯 고요하기만하다.

 

어쩌면 누구보다 그들이 이곳 소식을 먼저 알고 있기에 일찍 준비된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잠든 님을 위해 자신들의 자리를 온전히 내어 주겠다는 의지를 반드시 실천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당장 움직일 수 없는 갑갑함이야 없겠냐 만은 사랑하는 님을 위하는 일이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약속이나 한 듯 방문객들을 조용히 맞이하고 있다.

 

8천명의 숫자가 봉화산 자락을 덮었다. 언제 이곳에 숲이 있었고 돌이 있었느냐 의문스러울 만큼 사람들의 산이 되어버린 것이다. 천리길 마다않고 달려와 모두 모두 밤의 천사가 되었다. 사랑하는 님의 예순여섯 번째 맞이하는 생신 앞에 만물이 경건함에 젖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대통령 탄생 66주년 기념 ‘봉하음악회’가 8천여 시민의 뜨거운 환호 속에 이루어지고 있다. 정상급 뮤지션들의 열정과 창조로 한마음 한뜻이 되어 세상을 향해 내 딛고 있는 것이다. 한 줄의 가사와 음률들이 만방의 뜻과 소리를 만들어내고 그 뜻과 소리들은 삼라만상의 질서를 창출하는 듯하다. 언제 어느 곳에 불협화음과 무질서가 존재하였던가. 어느 시대에 무법천지란 말이 생겨났었는지. 정말 평온하고 아름답기 짝이 없는 밤이다. 만물이 제 권리를 포기하고 자리를 내어주는 이 마당에 우리가 무엇을 더 요구하고 불안해 할 것인가. 첫째도 사람 두 번째도 사람 진정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조건만이 다 갖추어 진 듯하다.

 

정말 그렇다. 우리 노짱님이 오시고 가신자리엔 그 어느 티끌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 줄기 실바람마저 숨을 죽이고 있지 않는가. 맑디맑은 이 순간을 어찌 자신이 기지개를 켜겠느냐는 모양이다. 노짱님의 청아했던 음성을 대신 들려주는 상록수노래가 더욱 그런 기분이 들게 한다. 그 노랫말과 함께 늘 푸른 기운이 생전 우리의 대통령과 함께하는 기분이다. 당신을 그리는 모든이들은 님의 영혼세계로 흠뻑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뮤지션들의 춤사위가 그렇고 절절히 제 기량을 쏟아내는 음성이 그렇다. 누가 그들을 하나의 재주며 실력이라 하겠는가. 누가 그들을 단순히 무대의 주인공으로만 여기겠는가. 한 나라 대통령은 물론 만물의 육, 영혼을 지켜주는 천상의 식구들인 것을. 지상과 천상을 오고가며 한 마음 한 가족으로 품어 않는 큰 존재들이었다. 평소에 큰 의미 없이 그들의 뮤지컬들을 스쳐 지나쳤던 일들이 참으로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이처럼 이만큼이나 큰 울림을 지니고 있다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간절해지고 있었다.

 

즉 이 깨우침은 바로 우리 노짱님의 그 진실 된 삶이 전하고 있음일 게다. 스러질 듯 지치도록 자신의 혼을 다 바쳐 열창하는 저 진혼곡의 주인공들이 어찌 저들만의 욕심이겠는가. 절절히 가슴에 새겨진 사랑하는 님의 한과 그리움을 대신하는 대변자로서 다하지 못한 생전 노짱님의 그 모두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지상의 그리움과 통한을 천상으로 전하고자 저토록 온 몸과 마음을 받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관현악단에서 창출해내는 선율과 음률들은 어느 만물의 화음이 이에 비하랴. 정말 환상세계의 소리요. 천상 세계의 울림이며 태고에서부터 살아있었을 소리였을 것 같다는 감동이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니 봉화산 식구들이 모두 모두 혼의 소리에 젖어 자신의 넋을 놓고 빠져들고 있다는 것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언제 우리의 일상이 있었던가. 어느 곳에 불협화음이 존재하는지 지금까지 그 어떤 것도 정말 무관한 세상으로 와 닿았다.

 

이것이 바로 사람이 사는 세상인가 싶었다. 우리 노짱님이 그렇게도 간절히 불렀던 사람이 사는 세상의 가치관은 오늘의 오케스트라가 창출해내는 바로 저 창법 속에 있었는가도 싶었다. 아니 그 뜻을 받들어 창작한 노래가 오늘의 음률을 낳았다는 말이 더 맞는지 모르겠다. 에밀레종이 봉덕이라는 한 아기의 몸을 빌려 빚었기에 그 어미를 찾는 소리로 태어났듯이 오늘의 악기소리도 진정 우리 노짱님의 뜻을 담아 빚었기에 이런 고요와 평온과 넉넉함으로 돌아왔다는 생각도 해 본다.

 

저 작은 북 소리가 그렇고 팔이 하늘로 튀듯 두드리는 드럼 치는 뮤지션의 몸짓이 그렇다. 간간히 치는 단 한 번의 소리도 전 소리를 지배할 듯 조화를 이루는 트라이앵글의 역할은 신비로움까지 준다. 탐욕과 거짓을 몰랐던 우리 노짱님의 삶이 그대로 녹아드는 현장이었다.

 

오늘따라 보름달의 달님도 유난히 큰 얼굴로 맞이해주고 있다. 아니 당장 봉화산에 내려와 황금빛 세상으로 인도하리란 환상에 젖어들기도 한다. 그래서 그 달나라에서 우리 노짱님과 오늘의 이 극치를 나누며 대통령이 추구했던 세계를 꼭 이루겠다는 약속을 하는 모습으로 다가서기도 한다.

 

이제 우리는 진정 그 염원을 풍등을 통해 노짱님께 전해야겠다. 고운 마음과 운치를 담아 님이 계시는 곳으로 띄워 보낼까 싶다. 가는 걸음걸음 한 점도 놓치지 말기를 간절한 기도로 보낼까보다. 가다가 지치면 쉬었다가라는 인사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풍등이 지닌 노오란 자태도 절대 퇴색시키지 말 것이며 조심조심 우리 님 곁으로 가야한다며 염려하는 마음도 함께 전해야겠다. 마치 풍등은 그 모두를 알았다는 듯 황금불빛을 밝히며 높이 높이 날아가고 있었다. 온 몸으로 손짓하는 듯 아주 경쾌하게 가고 있었다.

 

하늘은 온통 대낮처럼 밝은 길이 열리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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