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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91
2012.10.11 21:37
저도 노무현 대통령님과 일화가 있다는 것이 갑자기 떠올라서 여기에 글을 올립니다.
제가 결혼하던 때 장인어른의 사업은 기울고 가세가 기울어져 있었죠.하지만 그분이 그 때에도
김해 어느 동네 향우회의 회장을 하고 있었더랬습니다.
워낙 큰소리 치시기를 좋아하시는 분이고 딸을 사랑하시는 장인 어른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저희 청첩장을 보냈습니다.당연히 오실리가 없죠...
전혀 일면식 없었답니다.참고로...^^;(전 혹시나 아시는 분인 줄 알았죠...)
지금 생각하여 보니 다른 대통령이었으면 보좌관이 청첩장 보고서
바로 휴지통에 버렸겠죠.
축전의 축 자도 말 못 꺼내 보고 말이죠.동네 이장님 한테도 아니고,
대통령에게 같은 김해 고향 사람이라고
청첩장을 보내다뇨...ㅋㅋㅋ..대단하신 장인어른 이시죠..
(지금도 비슷하십니다만..ㅋㅋㅋ)
2004년 11월 어느 날이었는데,그날 제가 결혼 하려던 예식장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예식장 앞으로 대통령 축전이 왔습니다.^^;;
서거 후에 그분에 대해서 많은 뉴스나 이야기를 보니,참 정이 많으셨구나...
지금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분 이셨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저희에게 축전을 보낸다는게 장소가 그 예식장이니
그쪽으로 보냈구요.
예식장은 VIP 결혼인 줄 알고 참 분주하게 도와 주셨더랬습니다....
이 늦은 밤에 찾아보니 그 축전이 없네요..아마도 장인 어른 집에 있나 봅니다.
증거를 보여 드릴 수는 없지만,정말 저에게도 그 분과의
추억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격 스럽습니다.
제가 그 축전을 보면,다시 눈물이 날 지도 모르겠군요..
마치 영화 러브레터에서 소중한 추억이 하나씩 되살아 나는 그런 밤이네요...
슬프고,비통하고 아쉽고 미안하고....정말 이 이모티콘 하나로
표현이 될까요? OTL..
정말 좌절입니다.무릎을 펴고 일어 설 수가 없고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굽이 굽히 흘러서 큰 바다로 가서 다음 세상에서 뵙겠습니다.
보내주신 뜻밖의 축전,그때 몰랐던 그 따스함을 이제야 알아버린
한 백성이 소리 죽여 읍소합니다.
당신이 그런 분인 것을 미처 몰랐던 것과 신문,방송에 나온 말을
그대로 믿었던 지난날을 참회합니다.
우리,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이런 대통령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
강하지만 너무나 따뜻했던,정말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간절히 기도하는 한 인간을 만날 수
있을까요?
멀리서 나마 고개 숙여 기원하겠습니다.부디 부디 편히 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