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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0 20:57
‘돌아오는 농촌’ ‘하고 싶은 농업’을 위하여!!
친환경 농업 육성 국가와 지자체도 팔 걷어야
전북 정읍 고부면의 EM 유기농 재배단지에서 문재인 후보가 벼 베기 체험을 하며 농가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현장을 바라보는 내내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한 대목이 떠올랐다면 너무 생뚱맞을까.
누렇게 익은 나락이 들판 가득 고개 숙인 풍경을 바라보는 농부들의 눈에는 온갖 상념이 교차하게 마련이어서 모진 흉년에 굶어 죽은 식구의 죽음을 떠올리고는,
“이만 하면 묵을 긴데….”
중얼거리는 동네 사람의 말에 곁에 있던 누가 맞받는다.
“낫을 들고 논에 들어가 보기 전까지야 우찌….”
그때와 지금, 형편은 크게 달라졌지만 대지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사는 농부들의 심정이야 한 해의 농사가 끝나가는 수확의 계절에 속절없이 풍요로워 지는 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하지만 잘 자란 벼가 이삭이 무겁게 고개를 숙여도, 한 해 내내 땀 흘린 결과가 여전히 팍팍한 살림살이 형편에 머무른다면 이 ‘농업’은, ‘농촌’은, ‘농민’은 어디에 대고 하소연해야 하는 것일까.
이날 문재인 후보는 “20년 전과 쌀값이 같아서 우리가 당해낼 수가 없다”는 하소연에 “쌀 직불금을 높이라는 말 같은데 그렇게 하겠다”고 위로하고 “농민은 건강한 농산물 생산에만 힘을 쏟고 유통이나 가공 등은 다른 사람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구에는 “12월부터 생길 협동조합에서 공동으로 해서 젊은 사람을 붙여주면 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유기농 쌀의 판로 확보가 어려움이 있다는 농장주의 애로에 대해서는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을 학교와 부대 급식에 들어가도록 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친환경 유기농 농작물을 국가나 지자체가 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 경선 때, 각 후보들의 정책 가운데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빌려 쓰고 싶은 정책으로 박준영 후보의 ‘3농 정책’을 꼽은 적이 있었다. ‘하고 싶은 농업’ ‘돌아오는 농촌’ ‘소박하지만 평화로운 농민의 삶’ - 즉 농업, 농촌, 농민을 위하는 3농 정책을 자신의 농업정책의 골자로 삼겠다고 이미 밝혔던 것이다. 이날도 그는 “농민 정책도 살리고 농업도 살리겠다”고 농민 앞에서 약속했다.
낫으로 벼를 베는 시절은 이미 흘러가 버려서, 콤바인을 타고 직접 조작해 가며 논 한 바퀴를 돈 문재인 후보는 자신이 벤 벼의 탈곡도 지켜보았다. 이런 자리에 새참이 빠질 수는 없는 법, 문 후보는 농민들과 더불어 막걸리 한 잔을 나누며 수확의 기쁨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