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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레퀴엠

댓글 1 추천 6 리트윗 0 조회 135 2012.10.04 11:47

노무현 레퀴엠

 

택배를 수령한지 여섯 시간이 지나서야 마침내 포장을 풀어냅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탈상까지 끝낸 마당에 아직도 노•무•현 이라는 이름 앞에 가슴이 저미는 이 느낌, 불치병 같다는 생각에 절로 쓴 웃음을 머금습니다.

노무현 재단에서 보내 온 노무현을 위한 레퀴엠

한동안 먹먹한 감정으로 CD북을 바라봅니다. 이 음악을 들으며 또 얼마나 많은 추억이 주마등으로 흐를까?  3년 전, 영전 앞에서 아랫입술 깨물고 눈물 훔치며 수백 번을 다짐한 결심들 앞에 얼마만큼 당당하게 살았던가? 교차하는 만감 앞에 쉬이 CD를 꺼내 들 수 없는 먹먹한 마음이 스산합니다.

 

첫번째 트랙으로 강은일님의 해금 독주가 커튼 쳐진 방 안 구석구석을 애잔하게 스며듭니다.

귀에 익은 멜로디, “어머니라는 오래 전 음율이 슬픔으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사람사는 세상이라 곡 명을 붙여던가? 봉화산 기슭에서 초연히 연주했던가? 그가 생전에 삶을 전전했던 흔적을 바라보며 슬픔을 현에 담아 연주했던가?

조각 조각난 슬픔들이 슬라이드 필름처럼 지난 세월을 되 살려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울컥,

저들에 푸르른 솔 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무•현이 노래합니다.

•무•현이 다시 내 공간 속으로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얼마나 듣고 싶었던 목소리였던가? 얼마나 듣고 싶었던 노래였던가요?

한동안.., 다시, 3년 전 외롭게 떠나 보내야 했던 그에게 미안해서, 정말, 정말 미안해서 눈물이 흐릅니다. 설움에 복받쳐 소리내어 울어 버립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던 추모음반 제작이었습니다. 전액 후원금으로 제작하겠다는 계획 앞에서도 막연하게 부정적이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안과 밖에서 노무현을 뛰어 넘어라, 친노를 버려라, 그래야 살 수 있다는 선동과 강요가 치열하던 분위기 때문이었습니다. 탈상을 마친 노•무•현의 영원한 영면만을 바랬습니다. 요동치는 선거 판에 노무현이 회자되는 상황이 싫었습니다.

문재인 이사장이 출마를 선언했기에 더 더욱 전략적 선택의 공과 실을 살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부질없음을 시민제작위원들의 헌신적인 참여로 깨닫게 된 건 한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음반 첫 페이지의 이 글 속에 우리들의 진정성을 발견하면서 머리보다 가슴으로 살펴야 했던 지난 시간이 부끄러워집니다.

 

추모음반 속으로 촘촘히 박힌 기억의 잔상들이 새롭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한 순간이었다는 생각 앞에선 덧없는 생의 초라함을 마주합니다.

추모 음반에 참여한 많은 아티스트들의 한가지씩의 사연, 인연 그리고 원망까지, 절절히 베어있음을 느끼는 이 시간이 참 많이 슬픕니다.

나는 그대가 밉고 또 밉고 또 미워서 고맙다는 말 대신, 미안타는 말 대신 그대가 남겨둔 화분에 눈물을 뿌린다

신해철의 “Goodbye Mr. Trouble”으로 잠시, 음악을 멈춥니다.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되었습니다.

그는 노무현의 친구였고, 노무현의 사람이었으며, 노무현의 인연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운명이 되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노무현을 대신해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위해 광야에 섰습니다.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내가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소명은 노무현이 못다 이룬 꿈을 위한 레퀴엠이었던 것입니다.

 

돌아봅니다. 나 스스로부터 돌아봅니다.

그 해, 찬연한 오월을 등 뒤로 삶을 던진 노무현 앞에 우리들의 절치부심했던 결심, 각오들이 아직도 유효한가요?

다시는 무책임하게 보내지 않겠다던 우리들의 몸부림은 지금도 진행 중인가요?

노무현이라는 언덕에 옹기종기 모여 슬픔만 갉아 먹고 있지는 않았던가요?

국회의원 출마를 강요하자 청와대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문재인의 진정성, 우리를 대신해 초연이 광야로 나간 문재인의 소명, 우리가 다시 신발끈 동여매고 어깨 걸고 연대해야 할 결연한 시간 앞에 서 있음을 깨달아야 할 시간이 안치환님의 임을위한 행진곡으로

오버랩됩니다.

 

5악장으로 구성된 노무현 레퀴엠을 듣습니다.

한 음, 한음에, 한 소절, 한 소절에서 노무현을 만납니다.

그리움으로, 간절함으로, 비장함으로, 결연함으로 노무현 레퀴엠의 악장이 넘어 갑니다.

부끄러워 흘리던 눈물이 그리움의 눈물이 됩니다. 그리움의 눈물이 통한의 눈물이 됩니다.

보고싶습니다. 너무도 보고싶습니다.

 

당신은 내가 살았던 가장 따뜻한 계절입니다.

당신은 나를 울렸던 가장 눈부신 계절입니다.

……………………………………………………………………….

당신이 다 부르지 못한 그 노래

이제 내가 부릅니다.

…………………………………………………………………………

날지 않는 새여 다시 날아라

시절이 아파올수록 노래 부르리

당신의 노래 우리의 노래

 

•무•현 레퀴엠 추모음반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갈무리합니다.

그랬던 거 같습니다.

반칙 앞에 타협했고,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 두려움으로 고개 숙여야 했던 시간들을 용인했던 거 같습니다. 침묵했고, 움츠렸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들이 사람사는 세상과 점점 멀어져 가는 시간이었음을 깨닫기가 두려웠던 모양입니다.

추모는 여기서 멈춰야 할 때인가 봅니다.

슬픔의 어깨 짐을 이젠 정말 내려 놓아야 할 때인가 봅니다.

아직도 피 울음 토하는 많은 세상이 우리 곁에 산재해 있음을 돌아봐야 할 때인가 봅니다.

노무현답게, 노무현보다 나은 우리의 모습을 채비합시다.

그러겠습니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 사람사는 세상으로 다시 노무현 당신을 만나는 시간 앞에 레퀴엠을 마련하겠습니다.

 

음반 제작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복받치는 설움을 참아가며 한 곡 한 곡을 만들어내고, 한 소절 한 소절을 불러준 모든

아티스트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음반이 대한민국 속 속을 흐르며 노무현을 전할 것이고, 노무현을 만나게 할 것이고, 노무현이 되게 할 것입니다.

오는 12월 정권 교체하는 그날, 모든 이들이, 사람들이 노무현 레퀴엠 4악장을 합창 할 것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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