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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곳에서 온 편지

댓글 4 추천 2 리트윗 0 조회 174 2012.10.03 21:04

나 아직 오늘까지 살아 있습니다.


이곳은 지금 침몰하고 있습니다.  비스듬히 갔습니다


쓰러지는 사람마다 코피는 밖으로 쏟고, 가래는 안으로 고여 옵니다.

목구멍이 크렁거리고 자동차가 크렁거리고 하수구가 크렁거리고 정치가 크렁거리고 까맣게 죽은 침을 칵칵 뱉어 냅니다. 침 뱉기를 합니다. 자식과 애비가 마주 보고 사장과 노동자가 마주 보고 학생과 교수가 마주 보고 야당이 여당이 마주 보고 칵칵 뱉다가 돌아서서 제 얼굴에 칵칵 뱉다가 신문지 큰 활자 위에 세종로 큰 길 위에 칵칵 뱉다가 침 뱉은 놈 잡아 가면서 또 칵칵 뱉는 잿빛입니다. 여기는 하늘도 땅도 교회도 사람도 잿빛 속으로 침몰합니다. 침몰하는 신음 중에 찌르고 목 조르고 사람이 사람을 엮어 경매에 붙이는 동안, 정부에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한다며 부처간에 긴밀히 협의한 끝에 진통안을 내놓습니다만, 아무도 울지 않습니다. 현금으로 밀폐된 어둠 속에서 관행대로 면허증에 관인이 찍히는 동안 부활절 연합 예배는 성대하게 거행 될거고, 보통 사람은 모두 황제가 되었습니다. 금싸라기 잿빛 땅에서 룸싸롱에서 골프장에서 혼취한 황제들이 오줌을 질질 싸며 중앙선을 침범하여 호통을 치고 있습니다.


나 아직 오늘까지 살아 있습니다.


새벽차 출근길에 혹시 저 대형 간판이 바람에 떨어져서 덮치는 것은 아닌지

하필이면 내가 지나가는 때 부실공사로 지나간 고압선이 툭 끊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생각중에 출근을 했었습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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