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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2 16:50
아마 벌써 수개월은 훌쩍 지나버렸을거야~
난데 없이 후배에게 건축학개론을 추천받은 후
마누라와 함께 극장을 찾았찌~
아마 그날 밤 혼자 술범벅이 되어
이 곳에 개 지-랄을 떨어놨을거다.
창녀 이야기로~~
왜 그랬을까?
(창녀이야기와 건축학 개론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속 인물들이 떠올라서 주체가 안되었기 때문.
기억의 습작과 함께 떠오르는 흑백화면들~
가슴 짜릿한 두 주인공이 살짝 스쳤던 입술의 촉감과 함께
그시절 그들이 경험했던 이별의 아픔까지 고스란히 내 기억으로 남아
힘겨운 행복감에 흠뻑 젖어버렸기 때문.
그 떨리는 추억들을 다시 만나고,
승민이 서연을 위해 지었던 집을 보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까지 찾았던 것도
등장했던 그들의 감정 속에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거다.
오해를 불러 이별했고,
그 이별의 과정에서 경험했던 독한 아픔을
관객인 내가 고스란히 받아 안았기 때문이었을거다.
잠시나마 내가 영화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체험!
감정이입이 잘 되는 사람만 가능하다.
엇그제였나?
드라마와 영화 한 편에
다시 내가 후~~~욱! 갔다.
80년대 초반
중삐리 촌놈들끼리 작당을 하여 인천상륙을 시도했는데,
동인천 역인가 하는 곳에서 막 파는 보니엠의 500원짜리 엘피판을산 적이 있었다.
바늘이 걷돌고 뛰어넘어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지만,
아직도 그 안에 짱박혀 있었던 써니는 기억속에 선명하다.
영화가 끝났음에도,
그 결말이 충분히 비현실적인 것이었음에도
과거의 내가 영화속 인물들과 함께 팔닥대고 있는건,
그런 음악 한 자락에 녹아 있던 그 이미지들이
마음 한 켠에 남아 있기 때문일것.
재벌남의 당당한 구애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고 있는 중인 서영인
그 슬픈 눈빛 때문에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어버리고야 만다.
탁월한 능력과 성실한 자세를 가지고 있어도,
가난에 찌들어버린 자아는 한껏 움츠리고 있었고,
멋진 남자의 구애에도 누구보다도 쉽게 무너질거면서
버틸때까진 바득대며 버텨보는 얼굴 속에선
또다시 상처받고는 살 수 없겠다는 결규도 느껴진다.
서영이의 눈빛이 슬픈건 그 때문이다.
(내딸 서영이를 볼 땐, 여주인공의 눈빛을 봐라! 그게 포인트다!)
술 취한 김에 ~~
정치인 중에 감정이입이 가장 잘되는 정치인이 누굴까~
노무현!
그 내면에 품은 인간미를 보지 못했다면,
떠나던 그날 내 마누라 앞에서 그렇게 주체할 수 없을만큼
눈물을 쏟진 못했을테지만,
그는 내게 감정이입은 안된 정치인이었다.
달변에다가 투철한 의식 당당한 카리스마까지
나와 닮은 점이 있었을까~
그런데~
문재인은 노무현과는 다르게 감정이입이 참 잘되는 사람이다.
문재인 팬들에겐 참 대단히 미안하지만,
그가 하는 말~
그 표정 하나 하나~
행보 하나 하나~
토시 하나 안 빼놓고 다 내 마음이다.
그래서 내가 문재인이고 문재인이 나다.
ㅋㅋㅋ
너무 반듯하게 커온 것만 빼고,
가끔은 창녀촌도 가고,
비럭질도 하고,
정신질환도 좀 있고,
마누라 속이고 담보대출 받아서 주식에 꼴아밖았다가 jot되고,
이런 것만 빼고 나면,
문재인이 나고, 내가 문재인이다.
내 감정을 그에게 이입을 시켜보면
그가 하는 한 마디 말은
혼신의 힘을 다 해, 진심을 다해 토해내는 말이라는거~
가슴 복판까지 울려온다는거~ 문재인에게 감정이입해본 사람만 안다.
문재인이
허약해보인다는게 빈틈이라면 빈틈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는 절대로 허약하지 않다. 이게 내가 문재인에게 실망한 유일한 이유다.)
서영이의 슬픈 눈빛이 참 그립다.
문재인도, 내딸 서영이를 본다면,
나만큼 서영이의 눈빛으로 인해 애가 탈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