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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4 20:56
“타이밍 정치하는 안철수 후보가 얄밉지 않느냐?”
“박근혜 대세론이 깨졌고, 표의 확장성을 넓혀주어 고맙다.”
젊은이들의 거리 홍대 앞. 문재인 후보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하여 이희호 여사님을 만나 격려를 받고 타운 미팅 장소인 ‘꼼마’로 이동했다.
이미 40명이 와서 자리는 꽉 차있었다. 어린 시절 역사학자를 꿈꾸었던 문 후보는 타운 미팅을 예전의 ‘만민공동회’ 나 ‘향약’과 비교하며 ‘좋은 소통의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고 사전 접수한 수많은 질문과 정책제안 중 몇 개를 골라 후보가 답변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정통부와 과기부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질문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단순한 부활이 아닌 예전과는 다른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해수부 역시 부활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근 부활한 불심검문에 대해서는 “강력범죄가 많아졌다고 해서 다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경찰이 정권안보에 동원되어 가뜩이나 부족한 병력이 더 부족해졌다며 “전경과 의경도 정규 경찰화하여 민생치안에 투입해야 한다”는 정책소신을 밝혔다.
집회의 자유에 대해서는 정권과 상관없이 보장되어야 하며 특히 “정권이 집회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 누구와는 정말 다른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오전에 이루어진 박근혜 후보의 사과에 대해서는 “사과 자체는 받아들여야하지만 정수장학회 문제나 장준하 선생의 사인 규명 등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후보에게 직접 질문한 참석자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뮤지컬 배우 김모 양이었다. 수입이 너무 적고 불안정하여 예술을 계속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질문에 문 후보는 “문화예술인 지원 강화 방안은 국가에서 분야별로 해마다 1000명 정도를 선발해 월 100만원씩 지원금을 주는 것”이라며 “또 하나는 수입이 없는 동안 실업급여를 주는 제도”라고 답했다.
수입이 없는 동안 실직급여 등을 지급하는 정책을 실시해보겠다고 대답하였고 김 양은 <거위의 꿈>이라는 답가를 불러 환호를 받았다. 가사가 저절로 도종환 의원의 시 <담쟁이>를 연상하게 했는데 우연이라면 놀랍고, 의도한 것이라면 멋진 센스가 아닐 까?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 해요
문 후보는 답가 대신 멋진 멘트로 답했다. “그 정도면 생계를 걱정할 실력은 아닐 것 같은데요...^^”
또 한 시민 멘토가 '부패방지위원회' 부활에 대한 의견을 묻자,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민간분야의 부패도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실제로 그러지 못했다. 다음에는 공직 부패척결을 시작으로 민간 분야까지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온라인을 통해 접수된 질문과 정책에 대한 답변이 이어졌다. 특히 사형제같은 민감한 질문도 있었는데 문 후보는 “사형제는 범죄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 외에도 모든 질문에 대해 막힘없이 척척 답변했다. 사실 그 동안 약간 어눌하게 느껴지는 후보의 어법에 일말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생방송을 보는 내내 그것은 어눌함이 아니라 “진정성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생각을 정리하는 문 후보만의 방식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압권은 사회자 탁현민 교수가 “혹시 안철수 후보가 얄밉지 않으십니까? 저와 같은 문재인 지지를 공식 선언한 야권지지자들은 꼭 문재인 후보 지지율 상승할 때마다 타이밍 정치하는 게 얄밉게 느껴지는데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저는 안철수 후보에게 고맙습니다. 첫째로 안원장으로 인해 박근혜 대세론이 완전히 무너졌고, 둘째로 그 분으로 인해 표의 확장성이 늘어났다. 세번째로, 정당과 정치의 쇄신을 유도해줘 감사한다.”
타이밍 정치에 대해서는 이렇게 ‘쿨하게’ 평가했다.
“안철수 후보도 경쟁자로 출마하는데 이왕이면 본인도 가장 경쟁력 있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6만 4천명이 이 방송을 들었다. 내일이면 수십만명이 듣고 추석 때 화제거리가 될 것이다. 이제 문 후보에게 별명이 하나 더 붙을 것 같다.
척척박사 문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