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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9 17:38
“안개처럼 쉽게 사라져버리는 이상 때문에 몹시 지치고 힘들었다. 하지만 고통 속에서도 그 이상을 위해 싸우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내 우리가 이상을 실현했을 때, 새로운 세계가 탄생했다. 늙은이들은 다시 밖으로 나와서 우리의 승리를 차지하고, 새로운 세계를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이전의 세계와 비슷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젊은이들이 승리를 거둘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은 승리를 계속 유지하는 방법은 알지 못한다.”
이 글은 『지혜의 일곱기둥』에서 인용한 글입니다.
제가 왜 이글을 먼저 인용했는지는 독자들도 충분히 아시겠지만, 그 의도를 글의 말미에서 밝힐 때까지 기억만 해주십시오.
지지자와 언론의 애간장이 다 녹아 들 만큼 그 신중함과 인내심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안철수 교수가 마침내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국민에게 드리는 보고 형태의 대선 출정식은 안철수 교수의 결연한 표정과 갈수록 거칠어지는 호흡에서 그가 지난 1년간 얼마나 많은 고민과 성찰을 가졌는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먼저, 안철수 교수의 대선 출마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가장 극심한 대한민국의 잔혹한 경제계에서, 그것도 역사가 일천한 정보통신 업계에서 안철수 교수만큼 깨끗하고 견실하게 성공을 거뒀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위대한 인물의 반열에 든다 하겠습니다.
화려한 성공을 뒤로 하고 교수로 전업해서도 자신의 목표를 하나씩 이루어가는 모습과,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이 땅의 젊은이의 말을 들어주고 마음을 보듬어주었던 최고의 멘토의 모습에서 선비의 환생을 보는듯합니다.
가장 낮은 곳으로 잠행을 하면서 구태 정치로 하여 삶에 힘겨워 하는 사람들의 절절한 얘기를 들었다는 것과, 각계의 전문가들을 만나서 세 시대를 열어갈 통섭의 의견을 청취했다는 것도 안철수 교수다운 방식이라 봅니다.
톱-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으로는 아무런 변화도 혁신과 개혁도 이루지 못할 것이므로 아래로부터의 혁명과 디지털 시대의 모토인 수평적 의사결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 천명도 차라리 아름다울 지경이었습니다.
자살률이 세계 최고고, 철거민이 공권력의 진압 속에서 불에 타죽었으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죽음처럼 사회적 살인이 계속되고, 각종 강력범죄와 성범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현실에서 99%의 난장이와 1%의 거인 사이에는 너무나 큰 간격이 존재하는데, 언론과 방송은 선정적 상업주의에 물들어 현실의 참혹함을 호도하기 바쁩니다.
‘747이라는 말도 안 되는 공약’이 먹히고, ‘유신 헌법을 좋게 보는 사람도 많다’거나 ‘인혁당 사건은 두 개의 판결이 존재한다’는 여당의 후보가 지지율 40%대를 견고하게 유지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니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그 잘못된 물줄기를 돌리는 것조차 힘들 수 있음을 고백한 장면에서는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습니다.
복지와 성장이 상향평준화의 양대 축이라 한 것도, 대선 후보들이 하루 빨리 만나 사회적 대타협을 이룰 수 있는 국가의 미래 비전에 대해 공통의 가치와 언약을 하자는 제의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래도 신선한 것은 작금의 정치 현실이 얼마나 추악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헌데, 안철수 후보의 핵심 지지층은 2030세대로 알고 있습니다.
후보님이 대선 캠프의 운용을 디지털 방식으로 하겠다고 한 것에서도 현실적 분석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지지층의 확장을 위해 4050세대에게 다가가는 것이 대선 승리에 이르는 핵심 요소일 것입니다.
물론 어르신들도 찾아뵈어야 하겠지요.
그분들의 경험이란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이니까요.
바로 제가 이번 글을 『지혜의 일곱기둥』에 나오는 내용으로 시작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안철수 후보만큼 문재인 후보도 물처럼 흘러서 세상 어디든지 스며들 수 있는 자질과 면모를 지녔다고 봅니다.
어떤 장애물이 앞을 가로막아도 부드럽고 끈질기게, 때로는 압도적인 힘으로 장벽을 넘어설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그래서 희망해 봅니다.
두 분이라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거대한 두 개의 강물이 마음껏 흐르고 흘러서 바다에 이르러 하나가 될 때까지 최선의 경주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선의의 이름으로 흐르고, 정의의 이름으로 흘러서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바다의 넓고 무한한 포옹을 국민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이란 가치로 실현해주십시오.
이 나라는 과거의 힘과 미래의 과실에 대한 애착이 너무나 강해서 현재라는 참담한 실존의 문제들이 온갖 감언이설과 은밀한 감시, 공기처럼 퍼져 있는 억압의 암시들로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그들의 권력이 너무나 막강하고 만연해 이에 저항하고 투쟁하는 우리가 “과연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한 가지 목표물을 너무나 오랫동안 바라본 결과 내 눈이 흐려진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고 무력해지기도 했습니다.
승리가 보장된 것에 어떤 명예도 없듯이, 두 분이 흘러가는 거대한 물길에는 4대강 곳곳에 박아놓은 탐욕의 보들처럼 권력과 자본, 언론의 삼각편대가 민심의 바다에 이르지 못하도록 막아설 것입니다.
하지만 ‘동기가 없는 곳에는 의지도 없다’고 했습니다.
또한 그 ‘동기라는 것이 바로 신념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반칙과 특권이 난무하는 이 땅에서 의지를 가질 동기란 수도 없이 널려 있습니다.
그처럼 수많은 동기들로 해서 신념이란 저절로 강화되고 견고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지로 가는 순례의 길에 어떤 순례자가 처음 놓아두었던 돌이 뒤를 이은 사람들이 그 위에 놓고 간 돌들에 의해 하나의 탑이 되듯이, 그렇게 두 분은 모든 지천들을 아울러 바다에 이르십시오.
P.S. 문재인 후보님,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파이팅!!!!!!!!!!!
늙은도령의 세상보기 http://blog.daum.net/do-just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