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8
1
조회 131
2012.09.19 16:00
생각이 다른 분들과 서로의 생각을 교류한다는건 즐거운 일이죠. 때론 격렬한 감정에 지배당하며 스스로가 무너지더라도,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 모여 우물안에 갖혀버리는 것보다 훨씬 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님께서 말하는 친노들도 생각이 다른 자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이냐에 대한 진지한 자기 성찰이 필요한 것이고, 님 역시 대화에 필요한 기본은 갖추고 와야 합니다. 그래야 상식선에서 소통이 가능해지지요.
1. 님에게 패권을 언급한 이유
게시판에서 글을 쓰며 연명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사회학적 용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용어들은 대부분 작위적으로 차용되어 사용하는 경우가 참 많아요.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우린 사회학자가 아니니까요. 규정해 놓은 객관적 개념에 자신이 적당하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글 속 용어로 끌어와 사용합니다. 이를테면 '소시민'이란 용어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예전엔 비겁하고 이기적인 대중들의 의미로 사용되었으나, 전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로 나 스스로를 소시민이라고 말합니다.
님께 패권의 의미를 물었던 것은 바로 이 지점 때문이었습니다. 패권이라 함은 막강한 권력을 틀어쥔 자들이 그 무소불위의 주도권을 쥐고 더욱 세를 규합하고, 그 규합된 세력을 반 대중적 세력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점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잘못알고 있는 지는 모르겠으나, 패권의 중심엔 단순한 세의 규합이 아니라, 그 규합된 세력의 방향이 어느쪽을 향하고 있느냐라는 판단의 중요한 지점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패권의 의미 속엔 아주 기득권을 향한 부정적 개념이 있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사회적 용어로 선택된 패권의 의미도 그런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님이 친노세력에게 씌운 패권의 개념이 무엇인지 밝혀야 합니다. 패권의 뜻대로만 보면 민중의 위한 권력도 패권이고, 안철수 지지자들 또한 그 패권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대화가 이루어지기 위한 전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의 생각이 안맞아 성질 낼 수 있습니다. 때론 심한 욕질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부처나 예수가 아닌데, 성심을 참고 인내할 줄 아는 그릇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그런 가식적인 예의를 강요할 순 없다고 봅니다. 그냥 성질나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성의를 다해, 다만 비겁하진 않도록 내 생각을 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에 대한 예의는 자신 감정의 솔직한 표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대를 어떤 존재로 규정하느냐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 존재에 대한 규정은 상대의 행동과 말과 더불어 지금까지 살아온 여정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시-발놈아!라고 욕한마디를 내지를 순 있어도, 당신은 나쁜놈이다. 당신은 비열하다 등등 가치로 판단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상대방을 규정하는건 아주 시건방진 태도이며, 상대방에게 치욕스런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음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예전 제가 어떤 분에게 비열하다는 용어를 사용했었던 적이 있었지요. 다분히 의도적이었지만, 그 분은 놀랄만한 절제력을 발휘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전 상대를 내 나름대로 규정하여 공격했으므로 당시 그양반껜 참 시건방진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인정합니다.)
3. 참 당혹스런 상황
몇몇 유빠들이 제게 여자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했습니다. 난 아닌데, 참 갑갑하죠. 참여정부를 부패한 정부라 합니다. 황당하죠.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패권이라고 합니다. 참 치떨리죠. 차라리 십색기들이라 하면 좋겠습니다. 모바일 100만의 참여를 패권이라고 한다면, 니들이 씨부리는 민중의 권력은 무엇으로 쟁취될 수 있는 것인지 해명해야합니다. 그러다면, 30%가 넘는 안철수의 지지율은 왜 패권이 아닌지도 함께 설명을 해 주어야 하구요. 친노세력에게 패권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식님이 이곳에서 대접을 받고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선 친노는 결코 패권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해야합니다. 님같으면 내게 사깃꾼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색기랑 대화 하고 싶겠습니까?
4. 일관성과 그를 위한 근거들
주제넘게 규정하지 말고 차분하고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대화하길 원합니다.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생각이 다르면 왜 다른지, 앞뒤가 맞게 설명할 자기 근거는 가지고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문재인은 존경한다구요? 그럼 뭐가 패권이죠? 100만 모바일 세력이 정체모를 패권주의 세력입니까? 아니면 이해찬을 비롯한 당권파들입니까? (결국 그들도 당원들이 선택한 사람들인걸요? 누가 지명하여 앉혀놓은 게 아니라, 투표로 뽑은 사람들이란 말입니다.) 지금 님은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대단히 불편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문재인과 노무현 정신을 말합니다. 쉬발 님에게 나도 모르는 무신 노무현 철학이 있는 지 듣고 싶어요. 뭐가 노무현 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인지. 무엇이 불만이고 무엇을 바로잡고 거듭나야 하는 지를 말해줘야하지 않겠습니까? 님을 알아보려고 검색해봤드니, 퍼온글 몇 개 밖엔 없더군요... 모처럼 생각이 다른 사람 만났다고 생각해서 기쁘긴 했습니다.
하나만 더 첨언합니다. 아래 생각의 자유를 말씀하신거 너무 오버하셨습니다. 패권의 근거를 말씀해달라고 한 것이지 님의 생각을 규제하려한 적 없습니다. 아래 글 ~~하지 말라!고 쓴 제목이 불편했다면, 수정할 수 있구요. 제목만 보고 내용을 안읽었다면 모르겠지만, 내용을 읽으셨다면, 생각의 자유까지 제가 참견하려했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해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솔밭이란 일개 네티즌 한 명이 님께 어떤 요구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마치 친노세력 전체가 님의 어떤 생각을 규제하려했다는 식의 글은 곤란합니다. 설사 님의 말이 맞다고 해도 제 이름만 거명했어야죠. 이게 무신 뜬금없는 오버질이랍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