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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장정일을 보니 노무현재단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댓글 23 추천 5 리트윗 0 조회 418 2012.09.15 17:49

장정일의 최종 학력은 중퇴이다. 김기덕 감독님보다 가방끈이 조금 더 길다. 독학으로 시인으로 등단했으나 ‘시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고 소설, 희곡, 평론, 문화비평 등 다양한 장르에서 글을 발표하고 있으며, 현재 자신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건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시사IN에 기재하고 있다. 글에 군더더기가 없고 보여주기 위한 꾸밈이 없다. 자신의 유별난 개인적 경험들과 엄청난 양의 독서에서 기인한 사유의 결과로 만들어져 나오는 글들은 이 시대의 자랑으로 추천할만하다. 그가 권하는 도서들은 거의가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부합된다. 그래서 장정일의 글에는 믿음이 간다.

 

그런 그가 시사IN의 장정일의 독서일기에서 <그녀가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 이유: 김용옥의 ‘사랑하지 말자’>라는 고급스러운 독후감을 기재하였다. 그에 따르면, 김용옥 의 이번 책은 이른바 젊은이들의 멘토를 자임하면서 자신의 성공담과 인생론을 펼쳐놓는 ‘청춘팔이’ 시류에 기댄 대선 특수용 책이다. 장정일은 철학자이기도 한 김용옥을 두둔하면서 ‘철학자가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면 둘수록 순수한 철학의 본연이 나타난다고 믿는 사람이 많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정치범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고, 그의 제자인 플라톤은 <국가>를 썼으며,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을 썼다. 이 책들은 모두 현실 정치에 개입하고자 하는 열정의 결과물이었지 관조의 산물이 아니다. 서양 철학자 가운데 현실 정치를 외면한 사람은 거의 없다.’라고 했다. 즉, 철학이 관념론에 매몰될 때 철학도의 정치의식은 아무도 찾지 않는 동공 (洞空), 텅빈 굴이 되어버릴 것이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2012년 대선은 이미 승자가 결정되어 있다” “박근혜이다”라는 본문 속의 두 구절로 대서특필됐다. 하지만 이 책이 절절하게 강조하고 있는 핵심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이유다, 라고 장정일은 이 책의 숨은 미덕을 공개해버린다. 왜? 5년 임기의 대한민국 대통령은 평생 임기가 보장된 왕이 아니므로 ‘역사의 승자’를 꿈꾸어야 하는데 그 여자는 자기 나름의 꿈은 있을지 몰라도 그런 꿈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이기 때문에.

 

김용옥은 ‘이명박 현 대통령을 대한민국 역사 이래 최악의 대통령으로 손꼽으면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혹평한다. 작금의 우리나라 보수층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로 두 전임 대통령을 저주하지만, 지은이의 평가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악정은 두 전임 대통령의 정책과 신념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이번 정권의 노골적인 ‘기업 프렌들리’와 반환경적인 4대강 공사는 전임 대통령의 경제 우선 정책(한•미 FTA)과 새만금 공사가 앞서 길을 닦아놓았기에 가능했다. 다시 말해, 역대 대통령 가운데는 ‘오늘의 승자’만 있었지 ‘역사의 승자’는 없었다는 것이다.’

 

또 ‘박정희는 이 민족에게 경제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역사의 승자’에 근접한 대통령이다. 그러나 그 역시 한민족이 당면한 장기적•단기적 과제를 의식하거나 실천하지 못했다. 삼국시대 이후로 한반도는 언제나 사대(事大)에 어떻게 균형을 잡느냐가 숙제였고, 광복 이후로는 통일이라는 새로운 업을 맡았다. 박정희는 양지에서 ‘역사의 승자’가 되지 못하고 “영구 집권하는 천황”이라는 편법으로 음지에서 그 꿈을 이루고자 했다.’

 

김용옥의 책 ‘사랑하지 말자’를 읽어보지 않은 입장에서 이 두 문단이 김용옥의 글인지 장정일의 평인지 구분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어쨌든 두 저자가 위의 두 관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드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런 것인가? DJ와 노무현 정권의 기업 프렌들리 정신과 경제우선 정책이 이명박 정권의 모든 실정의 단초(端初)가 되었는가? 만약 단초가 되었다면 세계사적으로 이들이 주장하는 ‘오늘’과 ‘역사’ 두 체급의 승자는 과연 존재할 수나 있는 것일까?

 

박정희의 역사적 승자에 대한 관점도 그렇다. 과연 그가 승자에 근접한 대통령이었을까? 장면 정부에게서도 가능할 수 있었던 경제발전의 기회를 쿠데타로 원천봉쇄한 그에게 ‘경제’ 분야를 할애하여 ‘역사적(으로 근접한) 승자’ 타이틀을 줄 수 있을까? 흔히 박정희를 말할 때 학자나 언론인, 정치인 등을 비롯한 거의 모든 이들이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과연 박정희에게 ‘공’이라는 게 존재하기나 하는가? 만약에 장정일(이나 김용옥)이 그걸 그의 공이라고 쳐준다면 재임 5년x2의 기간 동안 03이가 말아먹은 경제를 낭떠러지에서 구한 능력이나 박정희가 철권통치와 종신제의 지렛대로 삼아온 북한 정상과의 대화 등으로 동북아시아에서 대한민국의 발언권을 키우고 외교의 주축 역할을 수행한 두 분의 외교적 역량은 뭔가? 사실, 이거야 말로 외교/경제/국방 세 개 정도 분야에서 두 체급 승자로 인정해도 되는 것 아닌가?

 

철학과 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탁월한 능력의 두 저자뿐만 아니라 강준만, 박노자를 비롯한 많은 우리편(~ㅋ) 지식인들도 여야의 비판(이나 칭찬)에서 양적인 균형에 급급하다 보니 문민정부와 참여정부가 잡아놓은 외교적 균형과 경제성장이 졸로 보이는 걸까 아니면 아직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걸까. 이런 분들의 이런 글, 스쳐지나가는 것 같으나 확실한 믿음으로 쓰는 글들을 보는 나는 과히 멘붕상태이다. 내가 아는 사실과 이분들의 판단과 주장이 너무도 판이하기 때문이다. 노무현재단의 회원이라면 가방끈의 길이나 종사하고 있는 직업의 종류와 상관없이 능히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는 사실을 왜 이 분들은 이렇게 태연히 거짓으로 국민들, 특히 그들을 따르는 지식 고객들을 호도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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