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시선집중’ 전화인터뷰에서 유신 적극 옹호
“유신과 인혁당 사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안철수 대선 불출마 협박 친구사이 전화 침소봉대…구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0일 아침 “유신에 대해 많은 평가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아버지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그렇게까지 하시면서 나라를 위해 노심초사했다”며 “그 말 속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고 말했다. 대선을 100일 앞두고 문화방송(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를 한 박 후보가 유신독재를 적극 옹호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진행자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문화커뮤니케이션학)가 “보수진영에 있는 학자가 하는 말이 ‘박 후보가 5.16의 당위성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은 어쩔 수 없어도 유신까지는 아니지 않느냐’고 했는데 이에 동의하느냐”고 묻자, 박 후보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사법살인으로 평가받는 ‘인혁당 사건’에 대해서도 판단을 유보했다. “유신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라고 얘기하는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냐”고 손 교수가 묻자, 박 후보는 “똑같은 대법원에서 다른 두 가지 판결이 나오지 않았냐”며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률전문가들도 “재심 판결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인섭 서울대 교수(법학)는 10일 오전 트위터에 “박근혜 후보가 말한 인혁당 사건에 대한 두 가지 판결은 1975년 사형판결에 대해 2007년 재심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판결을 내렸다”며 “원심판결에 대해서는 사법부도 가장 오욕스런 판결로 반성하고 있다”고 적었다. 잘못된 판결로 판가름난 원심 판결을 재심 판결과 대등한 위치의 것으로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박 후보는 2007년 대선공약이었던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우자)’ 정책과 지금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와 맥을 같이 한다고 강변했다. 박 후보는 “감세가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이번 정부에서 상당히 실현됐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바로 세우자는 ‘푸세’에 대해선 시장을 활성화하고 공정한 경제를 지향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민주화의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복지를 위해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지만, 이것이 꼭 증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증세에 대해서는 트위터에서도 여런 주장이 분분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법학)는 “박근혜 후보가 복지를 위해 꼭 증세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며 “부자증세 없이 복지가 가능하다고? 지도자는 솔직해야한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반면 트위터 아이디 @kril**은 “박 후보의 발언에 조국 교수가 솔직하지 못하다고 했는데 복지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예산의 효율적 집행과 예산절감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반박했다. 최근 안철수 원장의 대선 불출마 협박 논란에 대해 박 후보는 “친구 사이의 전화통화를 너무 침소봉대해 사찰이니 협박이니 공방을 벌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것도 구태가 아닐까”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정준길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전 공보위원의 행동에 대해서는 “아무리 가까운 친구사이라 하더라도 좀 더 주의를 했어야 한다”며 “임명된 지 하루밖에 안됐는데 그럴 위치에 있지도 않고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밝혔다.윤형중 기자 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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