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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은 되는데, 우리는 왜?” 초등생 편지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댓글 1 추천 4 리트윗 1 조회 148 2012.09.11 10:30

ㆍ식당들 ‘외부음식 반입 금지’
ㆍ초등생들 민원 냈지만 안 변해
ㆍ“영부인은 되고 우린 왜 안되죠?”

“박물관장님, 실내에서 도시락 좀 먹을 수 있게 해주세요.”

서울 수송초등학교 6학년 8반 박수빈양(12)과 5명의 친구들은 요즘 자나 깨나 이 생각뿐이다. 지난 6월 담임선생님이 수업 중 지나가듯 얘기한 한마디가 시작이었다. 민주주의는 생활 속의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부터라면서, 가령 학생들이 자주 가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도시락 먹을 공간이 없다는 이야기를 해준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무심코 흘려버렸을지 몰라도 수빈이의 머리에선 이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얼마나 불편할까. 정말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평소 뜻이 맞는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인 유진이, 수미, 태정이, 경태, 규연이에게 얘기했더니 모두들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정확한 실태를 알기 위해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건물 내에서 식사를 금지하자 학생들이 야외 계단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다. 서울 수송초등학교 제공

일부러 일기예보에서 비오는 날을 골라 학교까지 일찍 조퇴하고 점심시간에 맞춰 체험학습에 나섰다. 박물관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띈 것은 교복 입은 중·고생과 초등학생들이 축축한 돌계단에 앉아 도시락을 먹고 있는 광경이었다. 박물관 실내의 카페와 음식점엔 모두 ‘외부음식 반입 금지’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커피숍에서 도시락을 먹던 언니, 오빠들은 직원이 다가가 주의를 주자 먹다 만 도시락을 가방에 도로 집어넣고 허겁지겁 자리를 떴다.

이 광경을 본 아이들에겐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6명 친구들의 열띤 논의가 시작됐다. 학교에서 시간 날 때마다, 집에서는 문자메시지로 토의하는 사이 해야 할 일들이 점점 가닥이 잡혀갔다. 우선 다른 사람들도 불편해하는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포털사이트를 검색해보니 예상대로 ‘중앙박물관 실내에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제법 있었고, 중앙박물관 사이트에도 실내에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민원이 이미 몇 차례 올라와 있었다. 이에 대한 박물관 측의 답변은 ‘박물관의 쾌적한 전시환경과 유물의 보존 때문에 실내에서 도시락을 먹을 공간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원칙만을 고집하는 박물관 측 입장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방학 전 급한 대로 6학년 친구들에게 서명을 받고 다른 박물관 사정은 어떤지 알아보기로 했다. 친구들은 “대단하다” “재미있겠다”며 기꺼이 서명에 참가해줬다.

외부 음식물 반입을 금지한다는 국립중앙박물관 카페와 음식점의 안내문. 서울 수송초등학교 제공

인터넷 홈페이지나 전화로 알아보니,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다른 박물관들은 실내에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갖춰놓고 있었다. 모두 국립중앙박물관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곳들이었다. 어떤 곳은 실내뿐 아니라 야외에도 비와 바람을 막을 공간을 따로 마련해 도시락이나 간식을 먹으며 쉴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자 이제 이런 사실들을 알리기만 하면 되겠지!’ 6명의 친구들은 점점 일이 잘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했다. 지난달 말엔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자민원을 넣었다. 박물관장에게 편지를 쓰고 신문사에 알리는 일도 함께하기로 했다. 담임교사는 신문사에 기사로 알리는 것보다 관장에게 쓴 편지를 신문사에 전달하는 것이 낫겠다고 조언했다.

석 달에 걸친 과정을 바라보며, 어른들은 아이들의 성장에 감동했다. 수빈이 엄마는 “처음엔 애들이 뭘 할 수 있겠어라며 반신반의했는데,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어른들보다 낫다”고 말했다.

담임 배성호 교사는 “6학년 사회시간에 민주주의를 배우지만 교과서 속 민주주의는 국회, 정당과 같은 기관 중심의 민주주의이고, 학교현장에서도 주제가 정해진 학급회의와 전교어린이회 같은 절차상의 민주주의 훈련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이 펼치는 이 같은 자발적인 활동이야말로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값진 민주주의 연습”이라고 대견해했다. 지난주 초, 아이들이 낸 민원에 대한 박물관 측 답변이 게시됐다. ‘유물보존을 위해 식당을 만들기는 어렵겠다’는, 이전 민원들에 대한 답변과 동일한 내용이었다. 아이들은 또다시 분개했다. ‘대통령 부인도 박물관에서 식사를 했다는 뉴스를 봤는데 왜 우리는 안되냐고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더 많은 친구들에게 편지를 함께 쓰자고 말하고, 다른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께도 동참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6명의 친구들은 “우리가 사회를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뿌듯하다”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람들은 위대한 사람들이 아니라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석 달 ‘뜨거운 도전’으로 6명의 ‘초딩’은 이렇게 단단히 여물었다.

 

<단지언니생각>

1)벌써 2년전 재작년 G20 행사시 유녹여사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각국 정상 부인들 초청

2)만찬을 벌였는데 그 사건을 아직도 아이들이 기억하다니 !

3)아이들 보는 앞에서는 물도 못마신다고 하더니 !  죽바기 부부 신경 좀 써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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