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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5 20:03
박근혜 대선캠프 관계자들이 장하준 교수와 정태인 교수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장하준 교수는 구조주의 또는 개입주의 조정시장 경제학자에 속하는 진보적 성향의 세계적인 학자로 그의 경제 철학답게 박정희의 경제 성장 정책에 대해서는 좋게 평가한다.
박정희 정권의 경제 성장 정책이 장면 내각 때 만들어진 것이 그 초안이라고 해도 실제 그것을 집행해 압축성장을 이룬 방식이 가난한 나라가 부자 나라가 되는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사실 세계 최초의 부국에 오른 피렌체 도시국가, 네덜란드를 거쳐 스페인과 영국, 프랑스와 미국,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과 독일, 한국과 대만까지 가난한 나라에서 부자 나라로 성장한 국가들의 공통점이 거의 동일한 경제 정책을 채택했다는 것이 구조주의나 개입주의 조정시장 경제 정책을 운용했다.
이들 국가의 정책적 공통점은 유치산업 단계인 자국 산업이 일정한 경쟁력을 가질 때까지 보호하고, 중화학공업과 SOC 사업 등 제조업과 국가 인프라 구축의 건설과 토목 중심의 발전을 선택했으며, 수입품에 관세를 높게 유지하며, 원자재 수입 등에 특혜 관세를 부여하고,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인 환율 정책과 보조금 및 정책 금융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가능한 한 기업과 개인들의 자유 경쟁을 유도했다.
이것은 대기업 위주나 수출 기업 위주의 정책과는 조금은 다른 것인데 외국 기업이나 개인과의 경쟁에서 국내기업을 보호하기는 하지만 국내의 기업과 개인 간에는 선의의 경쟁을 장려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아무튼 신자유주의의 천국인 미국도 건국 초에는 유럽의 공세를 막기 위한 해밀턴의 보호주의 경제 정책 때문에 1900년대 초반부터 세계 최고의 국가에 이른 것이니, 가난한 나라가 부자 나라가 되는 과정은 거의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이 민주정권에서 이루어졌느냐 아니면 독재나 권위주의 정권에서 이루어졌느냐의 차이는 분명 경제성과에 대한 사후 평가에서 상당한 차이를 불러온다.
미국은 이런 면에서 대한민국보다 많이 앞서 있고, 그래서 복지 수준도 우리보다 높다, 그들의 대외 정책이 지독히도 일방주의적이고 이기적이며 지독히도 제국적이라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민주주의가 부재한 경제 성장이란 경제력 집중과 부의 재분배 문제에서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작금의 자유방임 시장 경제의 승자독식 신자유주의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부재했던 일본과 대한민국의 경우, 실제로 승자독식 신자유주의의 천국으로 귀착됐다.
장하준 교수가 이런 점에서 박정희 시절, 즉 그 당시의 한국의 상황만 놓고 고려해 볼 때, 정지적 정당성이 전혀 없는 5.16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말년에는 유신 헌법으로 파시즘 독재를 한 박정희가 옳바른 경제 정책이라도 펼쳤으니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옳았다는 것이지, 그 통치 행위나 경제력 집중, 정경유착, 분배의 악화 등에 대해서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책과 논문, 칼럼들을 보면 민주주의가 결여된 경제 성장에 대해 찬성하는 부분은 추호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의 책이나 논문, 칼럼들을 모두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장하준 교수가 박근혜 후보의 복지 정책 등을 인정하는 것도 그런 의제 설정에 기선을 뺏기거나 과감한 증세 방안이나 재벌과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내 국민들의 상향평준화를 제시하지 못하는 야권의 무능함을 비판하는 것이다.
박지원이나 이해찬 같은 올드보이들이 지도부를 차지하고 있으니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그 바람에 문재인의 7연승이 조명받는 것이 아니라 경선의 문제점만 과장되고 부각되는 것이 아닌가?
국민들이 민주통합당을 비난하는 것은 낡은 정치에 대한 혐오고 그것은 낡은 시대의 투쟁방식을 고집하는 통합진보당의 당권파에게 비판을 가하는 것도 일맥상통하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자 체념일 뿐이다.
그런 기대 심리를 이용해 박근혜 캠프에서 장하준 교수를 영입하려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하니 소가 웃을 일이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 때 한미FTA를 반대해 이탈해 나온, 그래서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대해 극도로 반대하고 가장 진보적인 성향의 정태인 원장까지 고려하고 있다니 이번에는 개와 소와 닭도 웃을 일이다.
정태인 원장도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웃어야 할지 욱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다.
노통이 하늘나라에서 모처럼 파안대소했을 것이다.
허면 왜 박근혜 캠프에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강행하거나 언론에 흘리는 것일까?
이유는 하나다.
박근혜 후보의 외연확장이 뜻대로 되지 않자, 이제는 박정희의 경제 정책에 대해, 오직 그 시대의 상황만 놓고 볼 때, 경제학자로써 긍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장준하 교수 같은 세계적 진보 경제학자나 어떻게 보면 진보 중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진보라 할 수 있는 정태인 원장까지 들먹이는 것으로 박근혜 후박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국민 통합에 애쓰고 있는지를 국민의 뇌리에 심기 위해서다.
일의 성사와는 상관없이 장하준이나 정태인, 오적의 김지하 시인, 진보 진영의 원로 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까지 거론함으로써 박근혜 후보가 국민 통합을 위해 자신의 정체성마저 벗어던지는 노력까지 하고 있음을 은연중에 인식시키는 것이다.
전체주의의 구호와 완전히 똑같은 ‘100% 대통령’을 지향하고 유신 헌법에 대해서도 말이 있지 않겠느냐며, 박근혜 후보를 만능의 정치 신으로 등극시키기 위해 어떤 인사라도 가리지 않고 다 포용하겠다는 것을 국민에게 광고하는 지독히 일방통행식 대선 전략이다.
이런 내용을 보도하는 경향신문(다른 신문은 확인하지 못했다)도 정신 나간 신문이 분명하지만, 이런 방식의 보도는 박근혜 후보에게 도움이 될지언정 손해는 나지 않으니, 민주통합당 경선을 지속적으로 폄하하는 경향신문의 우향우는 분명한 사실로 입증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도 경향신문을 보는 필자도 정신 나간 놈이지만 대통령이 되겠다는 강한 집념 하나로 자신들의 전략이 전체주의적 발상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이런 식이라면 박근혜 후보와 대선캠프의 광폭행보도 정신 나간 것임에는 동일하다 하겠다.
요즘의 대선 정국과 성폭력 문제를 가해자 입장에서만 다룸으로써 유신 시절이나 가능한 불신검문 강화(잠재적 범죄자의 기준을 외형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무섭게 생긴 사람 항상 웃고 다니십시오. 일용직노동자들 빚을 내서라도 좋은 옷 사 입으십시오. 얼굴에 흉터 있는 사람들 천으로라도 가리십시오. 문신 있는 사람들 어서 가서 레이저로 지우세요. 경찰과는 눈도 마주치지 마세요)니, 오늘은 새누리당의 한 의원이 물리적 거세 법안을 들고 나온 것을 보고 있으면 인간만이 아니라 짐승들도 웃을 일이 많아져 좋은 것 같다.
성폭력은 피해당사자들이 입은 상처가 결코 본인의 탓이 아니며, 평생을 괴로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켜주면서 성폭력이 가벼운 상처 정도로 인식하게 해주는 것이며, 그와 반대로 가해자에게는 철저한 법적 책임과 함께 사회적 책임까지 물어 평생 그 죄 값을 짊어지고 가게 함으로써 그것이 인격살인임을 처절하게 깨닫게 해주는 것에 있다.
새누당 의원의 법안 발의 내용대로라면 성폭행은 거세, 성추행은 손목 절단, 성희롱은 혀 절단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아닌가?
하나같이 대단한 역사적 퇴행이며 근본주의적 발상이다.
제발 당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피해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에 대해 논의하고 대책을 세워라.
정말 대선 정국과 맞물려 벌어지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치권과 제도권의 행태들로 인해 국민은 물론 짐승들까지 행복의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마구마구 분출되는 나날들이다.
해외언론의 토픽란이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도배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