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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0 14:29
기사입력 :[ 2012-08-20 1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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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청년>과 백승우의 글을 비교해보자. 둘 다 웃긴다. 하지만 <신자유청년>의 커피 논쟁은 상식의 범주 안에 있다. 만약 당신이 리버럴한 지식인이었다면 이와 같은 생각을 한 번 이상 해봤을 것이다. 웃기지만 괴상하지는 않다. 하지만 백승우의 글은 이후에 추가된 해명을 붙여 본다고 해도 여전히 생뚱맞고 어처구니없다. 상식, 적어도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사람들에 대한 상식적인 지식을 따랐다면 이런 글은 처음부터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신자유청년>이 아무리 신나는 풍자극이라고 해도 결국 그건 상식 안에 있다. 솔직히 말해보자. 물론 백승우는 이 단편을 못 봤을 것이다. 하지만 봤더라도 달라지는 건 없었을 것이다.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풍자의 목표는 현실의 개선이다. 만약 여러분이 누군가를 풍자한다면 그것을 보거나 들은 대상이 상처를 입거나 자성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를 통해 그런 행위의 반복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지진이나 태풍을 풍자하지 않는다. 풍자의 대상이 되려면 그 풍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감각과 그 내용에 대해 사고할 수 있는 정신이 필수적이다.
사람들은 이명박 정권의 유일한 장점이 한국 풍자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나도 그것을 믿었다. 정말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온갖 매체와 온갖 서브장르들이 튀어나왔으니까. 하지만 지금 나는 여기에 대해 점점 회의적이 된다. 아마 지난 몇 년은 풍자 예술이 부흥한 시기로 보다는 풍자 예술의 현실적 한계에 대해 알게 된 시기로 기억될 가능성이 더 큰 것 같다.
아주 간단하고 해 없는 예를 들어보자.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뒤로, 사람들은 그의 두 가지 버릇을 조롱했다. 급할 때마다 시장을 찾아다니며 뭔가를 꾸역꾸역 먹는 것과 입만 열면 ‘나는 전에 이걸 해 봤는데’라고 말을 하는 버릇. 모두 우스꽝스러웠으며, 인터넷에는 이를 놀려대는 게시물들이 꾸준히 올라왔다. 그런데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을 보라. 그는 여전히 시장에서 군것질을 하고, 입만 열면 ‘나는 전에 이걸 해 봤는데’라고 말한다. 그는 이런 조롱에 상처를 입거나 자성을 할 만한 감수성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지진을 풍자하는 것과 다를 게 뭔가. 결국 우리만 잠시 웃었을 뿐이다. 지금은 이명박의 이런 버릇은 피곤하기만 할 뿐 더 이상 웃기지도 않다. 그렇다면 진 건 인터넷 풍자가들이다. 슬픈 것은 이게 짜증나지만 비교적 무해한 이 두 버릇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풍자를 하는가. 여전히 이론 무장과 내부 결속의 기능이 있다. 하지만 이보다 효율적인 이론 무장과 내부 결속의 장치는 얼마든지 있다. 카타르시스 기능으로 우리의 스트레스를 잠시 풀어주는 역할도 있기는 할 것이다. 아마 이것은 알리바이일지도 모른다. 이 우스꽝스러운 시기를 거치는 동안 너네 조상들이 그래도 찍소리는 냈다는 것을 후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증거물. 아마 이것은 그냥 현실을 재료로 한 예술 작품일 수도 있다. 하긴 누군가가 예술 좀 하겠다는데 이유와 기능을 따지는 것처럼 웃기는 건 없지.
모르겠다. 적어도 난 마지막 것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수많은 풍자가들과 예술가들은 그들 앞에 떨어진 세상을 재료로 온갖 것들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과장하고 풍자한다고 내놓았던 물건들이 현실 세계의 어처구니없음과 우스꽝스러움을 과연 능가했을까? 상식을 넘어서는 위치에서 현실을 움직이는 자들과 싸울 때, 예술가들은 언제나 패자이다.
칼럼니스트 듀나 dj*****@empas.com
[사진=영화 <신자유청년>]
http://entermedia.co.kr/news/news_view.html?idx=1636
취임후 광주를 첫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광주과학기술원 행정동 회의실에서 열린 환경부 업무보고에 앞서 직접 커피를 타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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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
입력 2008.03.10 10:41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시작 전 직접 커피를 따르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남강호기자 ka****@newsis.com

이명박이는 믹스로 셀프도 하고 탈권위적이니 진보구만 , 몰랐네. 씨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