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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3 12:56
산따라의 새벽길님은 저를 만날 때마다 한숨을 푹푹 내쉽니다. “대체 돈은 언제 벌어요?” 어제 제 옆에서 말동무를 하시던 묵은 김치님도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어쩌다 사람 사는 세상에 빠져 있으니 개인사는 제치고 얼굴만 비치고 다니는 듯 해 좀 민망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런 걱정까지 해주시는 동지들이 있다는 건 행복입니다. 나무숲산님처럼 집사람 출장 갔다고 혼자서 노짱님의 흔적을 찾아 헤매도 알아주는 사람 별로 없는 세상에 말입니다.
<자발적 회원기자 후르치님이 집 근처 계곡 입구에서 만난 반가운 문구의 기념비>
<나무숲산님이 부리나케 달려가 벌초한 모습. 회원기자님 인증샷.
주변에 노짱님 기념물 벌초나 청소 필요하신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하십시오. >
어제는 노무현재단 사람사는 세상의 동지 몇 분들과 비를 찾아 청주에 다녀왔습니다. 1인시위 현장에서 뜨거운 태양을 뜨거운 이마로 맞받아치셨던 진화(眞華) 스님께서 앞치마를 두르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루" 청주 3호점입니다. [3호점이 뭔가 자세히 알기] 두 번째 일요일 네 번째 일요일만 “하루”라는 이름으로 영업합니다. 서울에서 4분의 동지가 왔고 수원과 조치원, 음성에서 4분이 오셨습니다. 내 게 내 게 아니야, 라고 사시는 정겨운오솔길님은 이미 요새 금값으로 변한 고추를 하루 전날 손수 땋고 빻아서 보내주셨습니다. 동지들 만남에서 ‘빈 손’을 허락하지 않는 들에핀꽃님이 두 박스 분량의 복숭아를 한 박스로 위장해서 가져오셨습니다 (뭐, 오시는 차안에서 자기들끼리 한 두어 개씩 먹다보니 그렇게 되었을 거라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만 ~).
1인시위가 종결되면서 사라진 만남의 광장이 복원되니 수다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2차 미션이 기다리고 있어 2시가 훨씬 넘어, 계속 들어오시는 손님들을 뒤로 하고 아쉽게 자리를 옮겼습니다. 근데 이 스님, "목탁은 언제 두들기시나?" 제 걱정이 큽니다.
관우 사오장님 피자가게입니다. 사장님은 늘 그러하듯(^^) 딴 일로 출타중이고 아까 하루식당에서 만났던 여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여기는 하루에 팔 분량만 준비해서 팔고 문 닫는 배짱 좋은 가게입니다. 저희가 가서 그날 남은 분량을 싹쓸이 했습니다. 두 판. 사장님 부부에게 정말 묻고 싶은 질문, “대체 돈은 언제 벌어요?” 여튼, 우리는 여기에서 드디어 오늘 만남의 결정판인 상록수를 슈팅했습니다. 갑작스런 준비였던 만큼 문제가 없으면 안 됩니다. 누구도 앱 사용방법을 몰랐습니다. 다섯 분은 클래식 폰이라 시스템 자체가 불가능 했고, 한 분은 눈만 껌벅거리고, 한 분은 땀만 흘리고 뭐 그런 식이었습니다.
평균연령을 탓하며 수습책을 모색할 때 오늘의 주인공 사오장님이 나타나셨습니다. 연식이 낮음은 축복입니다. 앱을 받아냈고, 무대를 꾸몄고, 촬영까지 끝내주었습니다. 짧은 한 소절이었지만 청주의 조그마한 한 유기농 피자가게에 천상의 화음이 울려퍼졌습니다. 회원들 가운데에 자리 잡은 문재인 후보님의 사인이 들어간 노짱님의 판화에서 '바로 그거지!' 칭찬을 들었습니다. 8인의 방문객은 마치 모든 하루 일과가 당연한 수순으로 끝났다는 듯 그렇게 청주의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p.s.) 고속도로 휴게소부터 피자가게까지 모든 카운터를 책임지신 ㅅㅅㅅ 대모님께 늦게나마 감사의 허그 보냅니다^^ 속상하신 가을여자님께는 위로를 .- 지방에 계셨기에 다행이지 아니면 가산을 탕진하고 몰빵하실 후원동지 1인께는 심심한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