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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0 04:34
고요의 바다에서
네 뼈의 뿌리는 흔들리고 있다.
누구의 사나운 꿈이 북새질하였는지
서울의 하늘 중에서도
무덤이 많은 忘憂里의 하늘엔
오늘 밤
까마귀 울음만 급히 날리고
길이란 길은 모두 막혀서
잠이란 잠은 모두 깨어서
光化門처럼 흐린 구름이 걸린다.
덮어주어야 할 수많은 잠자리를 남겨 두고
忘憂里의 하늘마저 떠나서
이제 어디로 가는 것이냐.
길도 없이 가다가
날 밝으면
그때 다시 한 번 쓰러지려느냐
이렇게 멀리서도
네 뼈의 뿌리는 흔들리고 있다.
光化門처럼 남모르게
南大門처럼 조금씩
그렇다, 부서지고 있다.
바람도 불지 않는데
窓밖엔 웬 안개눕는 소리 뿐이다.
*姜恩喬(1945 ~ ) 여류시인. 경기여고, 연세대 영문과
<단지언니생각>
삶의 허무로 부터 삶의 따뜻한 진실을 찾아내는 사람으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