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을 두고 여기저기서 말이 많은 것 같다. 우선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런던올림픽은 판정시비가 끊이지 않는 ‘올림픽 정신을 다분히 훼손하고 있는’ 올림픽 같다는 느낌이든다. 박태환 선수의 실격논란도 그렇고, 유도, 펜싱 등 여러 종목에서 내려지는 판정을 보면 올림픽 심판에 대한 신뢰는 이미 금이 갈 데로 간 게 아닌가 싶다.

오 물론, 런던올림픽 이외의 경기에서도 판정시비는 있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88서울올림픽은 선수들의 성적면에서 매우 훌륭한 결과를 낸 대회였으나 ‘다른 나라, 다른 선수’의 눈으로 봤을 땐 매우 불공정했을 수도 있는 대회이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런던올림픽만 유난히 불공정시비가 부각된 대회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상대적인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런던올림픽에선 ‘유럽 패권주의’의 냄새가 자꾸 읽힌다. 머 사실 이것도 새로운 건 아니다. 미국에서 올림픽이 치러졌을 땐 ‘미국 패권주의’ 냄새가 자욱했고, 중국에서 올림픽이 열렸을 땐 ‘중국 민족주의’ 냄새가 온 사방에 퍼졌다. 뭐 유럽에서 열리니까 이 정도는 당연히(?) 감수하는 것도 어찌 보면 상식에 속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런데 런던올림픽은 좀 아닌 것 같다. ‘패권주의’를 일정하게 감안하고 보더라도 정도가 심하다. 심판 판정이 번복되는 과정이 ... 뭐라 그럴까 ... 좀 유치하다. 그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이상실을 하게 만든다. 유도의 조준호, 펜싱의 신아람 ... 이 경기에서 불거진 심판들의 판정시비는 국제대회인 올림픽에서조차 초딩 수준보다도 못한 상식 이하의 유치하고 졸렬한 행태가 버젓이 용인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마치 조중동과 MB의 행태를 보는 것 같다.

런던올림픽 개막식 공연의 파격성에 약간 감동을 받은 나로선, 대회 운영에서 속출하고 있는 초딩 수준의 파격성에 그냥 어이벙벙할 따름이다.

올림픽 개막공연에서 산업혁명을 소재로 삼아 자연이 파괴되고 노동자들이 비참한 삶에 빠진 상황을 묘사하는 파격을 보인 런던올림픽이 대회 운영은 그 파격에 반하는 쪽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 원 .... 유럽 패권주의는 기본이고, IOC에 영향력이 큰 일본이나 중국 등의 눈치를 보는 쪽으로 대회가 굴러가는 것 같은 느낌을 자꾸 받으니 ... 이건 뭐 공연 따로 운영 따로 .. 이렇게 하겠다는 것인지. 공연은 공연일 뿐 현실과 혼동하지 말자는 것인가?

영국 보수당의 한 의원이 런던올림픽 개막식을 언급하며 “내가 본 것 중 가장 좌파적인 올림픽 개막식”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뭐 그럴 수도 있겠다. 나 역시 쬐끔 감동을 받긴 했으니까. (그런데 이 파격적인 공연에 대해 한국 지상파방송사들은 제대로 된 해설이나 설명도 하지 않았다. 한심한 한국의 방송사들!)

평론가들을 반응을 보니 일단 개막식의 반응은 상당히 좋은 것 같다. 올림픽 개막식을 두고 인문주의적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도 여러 고민이 많을 것 같다. (고민 안하려나?)

하지만 개막식만 좌파적이면 뭘하나? 대회 운영은 ‘절라’ 우파적이면서 패권주의적인데. 허긴 우파적이면서 패권주의적인 건 어쩌면 올림픽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우파 민족주의의 총 집합체’인 올림픽에 좌파적 개막식이 등장했으니 .... 일부 우파들의 볼멘 소리가 이해는 간다.

그런데 이 ‘우파적이면서 패권주의적인 대회’에 비판적인 난, 왜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를 챙겨서 보는 것일까. 아 .... 역시 인간은 ‘절라’ 모순적인 동물인갑다 ...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의 애정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을까 ... 머 그런 생각도 해본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 언론이 너무 나처럼 올림픽에만 집중하면 대체 사회나 민생현안은 누가 챙기나 ... 이런 오지랖 넓은 생각까지 한다. 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