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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빨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노동과 인권'

댓글 5 추천 7 리트윗 0 조회 102 2012.07.30 09:28

좌빨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노동과 인권'
노동·여권·반핵 버물러진 개막식…"무상의료·어린이문학이 가장 자랑"
[0호] 2012년 07월 29일 (일) 조수경 기자 js*@mediatoday.co.kr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트랜스포팅>의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한 런던 올림픽 개막식은 18세기 산업혁명부터 오늘날의 소셜미디어 혁명까지 영국의 변화상을 꽤 구체적이고 신선하게 그려냈다.

그 중 눈에 띄는 점은 이번 개막식에 노동운동과 여성 인권, 무상의료, 반핵, 동성애 등 진보적인 메시지가 끊임없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보일 감독은 개막식 초반를 장식한 산업혁명이 도래한 시기를 '악마의 맷돌'로 형상화했다. '악마의 맷돌'은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집 <밀턴>에 나오는 단어로, 산업혁명으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고 노동자들이 비참한 빈곤에 빠진 상황을 묘사했다.

<밀턴>에 실린 '아득한 옛날 저들의 발길은' 이란 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한다.

아득한 옛날 저들의 발길은/잉글랜드의 푸른 산 위를 거닐고/신의 성스러운 양이/기쁨의 풀밭 위에 보였네/구름 낀 산 위로/ 성스러운 얼굴도 빛났을까/여기 이 어두운 악마의 맷돌 사이/예루살렘이 세워졌을까

블레이크는 집 근처 있던 '앨비언'이란 제분소에서 이 시의 영감을 얻었다. 1769년 세워진 앨비언 제분소는 증기기관을 개량한 제임스 와트가 버밍엄의 공장주인 메튜 볼튼과 손잡고 세운 것으로 1주일에 약 169톤의 밀가루를 생산했다. 이 놀라운 생산력을 자량한 제분소는 마치 우리네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을 장악하듯 전통적인 제분소를 밀어냈다. 하지만 세워진 지 2년 만에 화재로 잿더미가 되는 비운을 맞이하고 말았다.

당시 전통 방앗간들은 이 제분소를 '악마의 방앗간'으로 여겼고, 제분소 화재를 묘사한 그림에는 제분소 꼭대기에 웅크리고 앉은 악마가 그려져 있다. 이후 헝가리 출신의 경제인류학자인 칼 폴라니는 1944년에 쓴 <거대한 전환>에서 자본주의를 '악마의 맷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보일 감독은 이 시기를 '대혼란(Pandemonium)'이란 이름으로 소개했는데 이는 17세기 영국의 시인 존 밀턴의 작품 「실락원」에 등장하는 지옥의 수도의 이름이다. 인류 역사를 바꾼 사건으로 평가받는 산업혁명을 미화하기보다는 그로 인한 폐해를 꽤나 솔직하게 드러낸 셈이다.   

   
▲ 1936년 실업에 저항해 일어난 재로행진
 
자연과 인간성이 파괴됐던 산업혁명에 대한 저항도 그려졌는데 그 때 등장하는 것이 재로 행진(Jarrow Crusade)이다. 1936년 10월 일어난 재로 행진은 대공항의 여파로 실업률이 72.9%에 달하고 그로 인해 빈곤에 시달리던 영국 북동부 재로 지역의 실업자 200여명이 재로 지역부터 런던의 웨스트미니스터 궁전까지 약 480km나 되는 거리를 걸어간 사건을 말한다.

이 행진은 영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원이자 '붉은 엘렌'으로 불렀던 엘렌 윌킨스가 조직했는데 그는 엄청난 실업률로 고통받던 당시의 제로 지역을 "마을이 살해당했다"고 표현했다. 윌키스는 스페인 내전에서 극심하게 나타났던 파시즘에 맞서기도 했다.  

진주 단추가 달린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19세기 런던에서 시작된 노동자들의 자선운동인 '진주의 왕과 여왕(Pearly Kings&Queen)'을 묘사한 것이다. 이 운동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금 활동을 하던 고아 출신의 거리 청소부 헨리 크로프트가 시작했다. 그 당시 런던의 사과 장수들은 진주 단추처럼 보이게 장식된 바지를 입는 습관이 있었는데 크로프트는 이를 응용, 뭇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모금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진주로 장식된 양복을 입었다.

   
▲ 여성참정운동을 묘사한 장면(사진캡쳐-아프리카TV)
 
여성운동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여성참정권운동의 상황도 묘사됐다. 여성 참정권론자(woman-suffragist)라는 손팻말을 든 여성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J.S. 밀은 1867년 여성참정권 요구를 정치강력으로 내걸로 하원에 당선된 후 선거법 수정안을 제출해쓰나 부결됐다. 그 이후 1897년 결성된 전국여성참정권협회 (NUWSS)은 회합, 청원 등 다소 온건한 방법으로 여성참정권을 요구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재로 행진과 전국여성참정권협회의 자손들이 참석해 그 의의를 높이기도 했다.

'두번째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아침까지 쭉'이란 코너에서는 국민건강보험(NHS)과 어린이 문학을 영국이 가장 자랑하는 두 가지로 꼽기도 했다.

특히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그레이트 오르몬드 스트리트 어린이병원(GOSH)과 NHS를 600여명의 건강보험직원들과 어린이들이 경쾌한 춤을 통해 표현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이 장면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어린들이 누워있는 병상 수백 개를 밀고 나오면서 시작된다. 이 어린이 병원은 <피터팬>의 저자 J.S. 베리가 인세를 모두 기부해 만들었다.

   
▲ 영국의 대표적인 어린이병원(GOHS)을 형상화한 장면(사진캡쳐-아프리카TV)
 
NHS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공적의료보험으로 영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1942년 제출된 베버리지 보고서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베버리지 보고서는 '사회보험 및 관련 사업에 관한 각 부처의 연락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윌리엄스 베버리지가 작성한 보고서이다. 베버리지는 결핍, 질병, 나태, 무지, 불결을 진보를 가로막는 '5대악'으로 꼽고, 사회 보장의 궁극적인 목표를 궁핍 해소라고 봤다. 그는 궁핍의 원인으로 실업, 질병, 노령, 사망 등에 의한 소득 중단을 들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 사회보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밖에 개막식에서는 무희들이 반핵의 상징물을 형상화하기로 했고, 영국에서 여성 동성애자간의 키스신이 처음 등장한 1993년작 드라마 '브룩사이드'의 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 무희들이 반핵을 형상화한 장면(사진캡쳐-아프리카TV)
 
하지만 올림픽을 중계하는 지상파3사는 이와 같은 내용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SBS는 <8시 뉴스>에서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산업혁명을 통해 인간의 생활상이 바뀌는 장면이 이어진다"며 "공장의 검은 연기와 노동자들의 한숨으로 암울했던 분위기는 용광로 같은 오륜 마크가 하늘에서 불꽃 비를 내리면서 치유된다"라고만 전했다.

MBC도 <뉴스데스크>에서 "산업 혁명을 통해 영국을 세계속의 변화와 다양성의 중심으로 이끈 과정이 3시간 동안 대서사시로 펼쳐져 70억 지구촌을 웃음과 감동으로 매료시켰다"라고 전했다.

KBS는 <뉴스9>에서 "거대한 굴뚝들이 솟아오르고, 산업혁명의 힘찬 고동이 느껴진다"며 "수많은 병원 침상은 영국이 자랑하는 무상 의료 서비스를 나타낸다"고 간단하게 보도했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런던올림픽 개막식을 두고 때아닌 '이념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집권 보수당 소속 애이단 벌리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가 본 것 중 가장 좌파적인 올림픽 개막식"이라고 썼다.

그는 이어 공연 중 무상의료제도를 묘사한 대목이 10분 이상 지속된데 대해 "공산당 국가인 중국보다 더 하다"며 "복지에 대한 헌사인가?"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에 대해 보일 감독은 "모든 사람이 공연을 좋아할 수는 없다"며 공연에서 묘사된 것들은 "우리가 옳다고 느끼는 가치들이며 그 이상의 어젠다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비중있게 묘사된 무상의료 제도에 대해 "우리가 예찬할 만한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지지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출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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