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감으로 전락하는 노무현때문에 마음을 다치고 너무 아파서, 그런 내 순정의 마음을 다치는 것이 죽기보다 싫어서 중립을 선언하자 내 筆은 할 일이 없어졌다. 1달여를 쉬며 청맹과니처럼 이 폭염에 하품만 늘어지게 하고 있자니 내 실존의 결기를 깨우는 것은 극성스럽고 맹렬한 매미들의 울음소리다. 세상 사람들아, 당신들은 단 한번이라도 매미가 저리도 구슬피 우는 의미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 저 폭염의 여름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는 매미들은 왜 삶이란 살아있는 동안만큼의 삶이냐고 뜨거운 울음으로 우리에게 묻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죽어서 소멸하는 자신들의 사랑과 열정이 살아있는 동안의 삶을 이렇게 들볶아대는 것이냐고, 어느 날엔가 박피로 떨어져내려 개미들이나 새들의 먹이로 마감하는 하찮은 삶이건만, 다음 해의 여름에 당신들은 당신들이 살아있는 동안만큼 우리들의 울음소리를 또다시 듣지 않느냐며 당당하게 자신들의 실존의 의미를 나에게 일깨우고 있었다.
그러니 끝끝내 위로받지 못하는 삶이 어찌 매미들 뿐이겠는가. 살아있는 동안의 기쁨과 눈물의 삶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추억하게 하는가에 생각이 미치자 나는 혼자서 슬펐다. 대처 방법이 없다. 나는 이 여름의 무더위 앞에서 그저 기진맥진해지고 단지 구구절절한 매미 소리에 묻혀서 그대로 고요해지기로 작정했다. 더 이상 뜨거워질 수 없는 이 정치의 계절에 한가로이 하품만 늘어지게 하고 있는 나같은 하루살이를 친구들이여, 용서하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