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 공식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

Home LOGIN JOIN
  • 사람세상소식
    • 새소식
    • 뉴스브리핑
    • 사람세상칼럼
    • 추천글
    • 인터뷰
    • 북리뷰
    • 특별기획
  • 노무현광장

home > 노무현광장 > 보기

풀 잎 -- 강은교 외

댓글 3 추천 3 리트윗 0 조회 64 2012.07.25 06:27

         강은교


아주 뒷날 부는 바람을

나는 알고 있어요.


아주 뒷날 눈비가

어느 집 창틀을 넘나드는지도.


늦도록 잠이 안 와

살(肉) 밖으로 나가 앉는 날이면

어쩌면 그렇게도 어김없이

울며 떠나는 당신들이 보여요.


누런 베수건 거머쥐고

닦아도 닦아도 지지 않는 피(血)를 닦으며

아, 하루나 이틀

해 저문 하늘을 우러르다 가네요.


알 수 있어요. 우린

땅 속에 다시 눕지 않아도.

 

주제 : 죽음의 예감과 허무의식


화자는 허무와 직접 대면하고 있지는 않다. 허무감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 실제로 도래한 것이 아닌데도 허무에 젖어 있는 것은 허무가 존재의 근원이라는 시적 인식에서 말미암은 것이다. 모든 존재는 결국 아주 뒷날 이 되면 어김없이 죽음으로 수렴되거 만다는 것을 미리 체험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와 미래는 돈떨어진 것이 아니고 하나의 흐름 속에 놓인 동일체로 인식된다.

그러나 허무에의 절망은 단순히 절망만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허무를 인식하고 안 뒤에 성숙한 삶으로의 지향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시에서는 삶의 본질이 허무라는 인식에 도달하고 있는 정신적 깊이가 보인다.

 

 

* 넋 건지기 - 서홍관

-저에게 풀잎 하나를 건네 주신다면 어머니! 제가 지구를 들어 보일께요

오늘은 기뻐요.
농약이 뿌려진 풀잎 사이에서도
어린 방아깨비가 곤히
잠들었잖아요.

이렇게 많은 벼들이
일렁이고 있어요.
지난 여름 홍수에 그토록 시달리고도
까실한 볼들을 장난치듯
내게 부벼대는 걸 보세요.

들길을 걷노라면
찰랑거리는 논물에는
물달개비 향기가 좋은데
잎잎이 붙은 물잠자리들이
달빛에 잠이 깰 걱정되네요.

밤이슬을 털고 일어서는
개똥벌레의 불빛을 타고
나의 몸이 파르르르 떠올라가네요.
하늘에 별이 되어
따스하게 흐르네요

목록

twitter facebook 소셜 계정을 연동하시면 활성화된 SNS에 글이 동시 등록됩니다.

0/140 등록
소셜댓글
끊은단지 1950lj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