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르라미 우는 소리를 들었다

여름에 우는 매미중에서도 높은 나무 꼭대기에 달라붙어서 궁둥이를 들썩거리며

당차게 울어대는 쓰르라미(쓰름매미)소리가 들린다

이 놈은 얕은 나무에서는 잘 울지않는다

미루나무 같은 높은 나무에서 울어야,

울음소리가 더 멀리 퍼져 나가는 걸 알기 때문이다

매미 중에서도 도시적인 말갛게 생긴 귀족이다

하지만 요즈음은 도시 가로수에서 우는 매미 소리가 귀찮은 소음으로 취급되고 있으니

세상 살아가는 모습이 달라진 세월이다

같은 소리를 두고 농촌과 도시에서 듣는 느낌이 다른게다

농촌은 한 없이 터져있는 넓은 공간과 진한 녹음의 무대에서 듣는

여름 날의 악대樂隊라 할 수 있지만,  말을 쓰고 말을 많이 해야 하는 밀폐 속에서

구성진 파장이 없는 도시에서는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요즈음은 웬일인지 도시에서 살고 있는 매미소리는 너 나 없이 똑똑하지 못하게

벙어리매미 처럼 울기 때문에 듣기에도 참 갑갑하다

소리가 목구멍에서 체한 것인지 아니면 성대가 배냇병신인지 알 수가 없다

수술이라도 해 야 할 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