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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8 16:33
동자승이 큰스님 모시고 길을 가는데
전에 큰 길 한 가운데 앉아 똥을 누었던 사내가 이번에도
또 큰 길 한가운데 앉아 똥을 누고 있는게 아닌가.
동자승은 얼마 전 스님의 말씀이 떠올라
이번에도 그냥 아무말 하지 않고 비켜 지나가시겠구나 생각하는데
큰스님이 석장을 들어 사내의 대갈통을 내려치는 것이 아닌가
사내는 똥을 싸다말고 머리통을 감싼 채 혼비백산하여 도망갔다
이번에도 동자승이 궁금함을 참지 못해 큰스님에게 여쭈었다
"큰스님, 길 한복판에서 똥을 누는 자는 이미 그런 염치와 양심마저 없는 자이니
타이르면 오히려 덤벼들기나 할 뿐 그런 자에게는 아무런 가르침도 소용없는 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그냥 지나가지 않으시고 사내를 혼내셨나요?
동자승의 질문에 큰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 너는 그것을 모르겠느냐
저 자는 가르쳐서 될 자가 아니니라.
그러나 그냥 내버려 두면 제 하는 짓이 잘하는 짓인 줄 알고
시도 때도 없이 여기저기 똥을 싸갈겨 댈 자니라
그러면 그 고약한 똥냄새는 누가 맡게 되겠느냐.
사람들이 똥냄새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도록
저 자를 혼내 쫓아버렸을 뿐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