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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3 17:10
동자승이 큰스님을 모시고 길을 가는데
한 사내가 길 모퉁이에 앉아 똥을 누고 있었다
큰스님이 사내를 불러 크게 사람의 도리를 들어 꾸짖으니
사내는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하며 얼굴을 감싼채 도망갔다
동자승이 큰스님 모시고 다시 길을 가는데
이번에는 다른 사내가 큰 길 한 가운데 앉아 똥을 누고 있는게 아닌가.
동자승 생각하기를 아까 길모퉁이에서 똥 누던 사내가 혼났으니
큰 길 한가운데서 똥 누는 사내는 더 큰 경을 치겠구나 하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큰스님을 보는데
큰스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내를 비켜 지나가는 것이었다.
동자승이 궁금함을 참지 못해 큰스님에게 여쭈었다
"큰스님, 스님은 길 모퉁이에서 용변을 보는 사람을 크게 나무라셨습니다.
한데 어찌 길 한복판에서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은 그냥 지나치십니까?"
동자승의 질문에 큰스님이 말하기를.
"너는 그것을 모르겠느냐?
길 모퉁이에서 용변을 보는 사람은 최소한의 예의나 부끄러움은 아는 자이다.
그런 자는 혼을 내든지 잘 타이르면 잘못을 깨닫고 다시는 그런 짓 하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길 한복판에서 똥을 누는 자는 이미 그런 염치와 양심마저 없는 자이니
타이르면 오히려 덤벼들기나 할 뿐 그런 자에게는 아무런 가르침도 소용없는 법이니라"
선의를 낭비하지 말라
그냥 지나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