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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3 16:59
“얼마 전에 인권위원회가 정부와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이것이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세상에는 단 하나의 절대적인 전략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치판단에 있어 서로 부닥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하는 것입니다. 최대한 생각과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을 존중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래도 끝내 조정이 되지 않을 때에는 투표나 표결과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면서 시간을 두고 점차 조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인권위원회의 주장과 정부의 주장이 부닥치는 것은 그야말로 민주주의의 당연한 현상이고, 그것이 서로 존중되고 수용되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03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제55주년 기념식 연설 중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재임시 인권과 인권보호의 중요성을 설파하셨습니다. 또한 독립기관으로서의 국인권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를 하셨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대통령으로 재임시 각종 행사에서 언급하셨던 인권과 관련한 발자취와 메시지를 되새겨 봅니다.
1. "모든 종류의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나가겠다"
(2003. 2.25. 제16대 대통령 취임사)
2. "인권위는 바로 이런 일을 하라고 만든 것"
(2003. 3.27. 이라크 파병반대 의견 표명에 대한 입장)
3. "인권위 주장과 정부 주장이 부닥치는 것은 그야말로 민주주의 당연한 현상"
(2003.12.10. 세계인권선언 제55주년 기념사)
4. "국제사회가 우리나라를 인권과 민주주의 나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
(2004. 9.14. 제7차 세계국가인권기구대회 축사)
5. "공권력의 책임은 일반국민들의 책임과는 달리 특별히 무겁게 다뤄야"
(2005. 12.27. 시위농민사망 사건 관련 위원회 권고를 수용하고 대국민 사과문)
6.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은 장애인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사적인 일"
(2007. 4. 4. 장애인차별금지법 서명식 축사)
7. "인권위도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하는 것이 맞는가요?"
(2008. 1.28. 정부조직개편안 관련 기자회견문)
고 노무현 대통령 인권관련 연설·발언록
1. 제16대 대통령 취임사(발췌, 2003. 2.25.)
국민통합은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숙제입니다. 지역구도를 완화하기 위해 새
정부는 지역탕평 인사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 소득격차를 비롯한 계층간 격차를 좁히기 위해 교육과 세제 등의 개선을 강구하고자 합니다. 노사화합과 협력의 문화를 이루도록 노사 여러분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약자를 비롯한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복지정책을 내실화하고자 합니다. 모든 종류의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 나가겠습니다. 양성평등사회를 지향해 나가겠습니다. 개방화 시대를 맞아 농어업과 농어민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고령사회의 도래에 대한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합니다.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하는 굴절된 풍토는 청산되어야 합니다. 원칙을 바로 세워 신뢰사회를 만듭시다. 정정당당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로 나아갑시다. 정직하고 성실한 대다수 국민이 보람을 느끼게 해드려야 합니다.
2. 이라크파병반대 의견표명 관련 수석보좌관회의 발언(전문, 2003.3.27.)
국가는 단일한 것이지만 일사분란과 획일주의로 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입장표명 행위 자체는 인권위원회의 고유 업무임을 인정해 줘야 합니다. 국가 기관들끼리 의견이 다른 것을 두고 엄청난 사고인 것처럼 보거나 또는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식의 관점은 잘못된 것입니다. 국가는 단일한 것이지만 입법, 사법, 행정의 분권을 통해서 상호 견제하는 것이며 일사분란과 획일주의로 국가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3권의 분립으로 국민통합이 다져지는 것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바로 이런 일을 하라고 만든 것입니다. 협의의 정부소속기관도 아니고 고도의 독립적 기구이며 내용상으로는 견해가 다르더라도 그런 행위 자체는 인권위 고유업무에 속하는 것입니다. 국가 외교안보를 총체적으로 담당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고, 정부가 빠뜨리기 쉬운 인권옹호 등을 하는 기관의 입장이 다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서로 존중하면서 정부는 정부의 입장을 잘 설명해서 정부의 역할을 다 하는 입장을 견지해야 합니다.
3. 세계인권선언 제55주년 기념식 연설(전문, 2003.12.10.)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UN이 세계인권선언을 한 지 꼭 55주년이 되는 아주 뜻깊은 날입니다. 국내적으로는 그동안 법무부가 주관해 오던 행사를 올해부터 국가인권위원회가 주관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행사와 비교해 볼 때 좀더 자유롭고 개방적인 느낌을 받습니다만, 그 뜻은 훨씬 더 깊은 것 같습니다.
조금 전에 나와서 세계인권선언을 낭독해 주신 분 중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적 폭력에 의해서 스스로 고통받거나 가족을 잃은 분들도 계시고, 지금도 이런저런 사유로 인권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는 분들도 계십니다. 또 인권을 침해당하고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서 수십년 동안 헌신해 오신 분들도 계십니다. 사회적 지위 고하와 관계없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인권선언을 낭독하셨습니다.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런 모습 자체가 인권의 본질을 정확하게 표현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반독재 투쟁을 했느냐”는 질문에 많은 분들은 민주주의가 고귀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민주주의하에서만 인권의 존엄과 가치가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고 때로는 목숨을 걸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이제 우리는 일단 민주주의 한다고 말할 수 있는 나라가 됐습니다. 국가권력이 길거리에서 공공연히 사람들을 체포하고 고문하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도 이제 민주주의와 자유와 인권이 상당히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원회를 설립했습니다.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에서 새삼스럽게 웬 인권위원회냐”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김 전 대통령은 그때 비로소 인권이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우리의 인권을 생각하고 키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위원회를 설립했고, 오늘 이 같은 자리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인권은 생존을 위협받지 않을 권리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많은 이유로 생존과 생활을 위협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기본적인 인권을 강요받지 않을 권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강요받지 않을 권리, 구속받지 않고 마음대로 말할 수 있는 권리에서 양심적으로 부끄럽지 않을 권리까지 우리에게 보장되는 것입니다.
그동안에 많은 사람들이 직접 박해를 받지 않더라도, 불의한 사회에서 힘 약한 사람들이 억압받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없었던 시대, 용기 있게 그 잘못을 말하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싸워 왔고,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중에는 지금도 노력하는 분들이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럽지 않을 자유, 그것이 아직도 문제가 되고 있나 봅니다. 조금 전에 박시환 변호사가 이 자리에서 소개됐습니다만, 아마 그분은 자유를 침해당해서가 아니라 부끄럽지 않게, 양심에 따라서 자기의 직업을 수행하면서 인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무엇이며 또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말하기 위해서 스스로 어려운 길을 선택하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사례가 오늘에도 있다는 것은 지금도 우리의 인권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몇 분들이 제게 어떤 호소 또는 불만을 표현하고 계십니다. 무슨 뜻인지 잘 알겠습니다. 비록 국가기관에 의해서 직접 자유를 침해받지 않더라도 경쟁사회에서 경쟁을 방치함으로써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의 권리 위에 군림하게 되는 문제, 경쟁에서 불리한 여건에 섰거나 또는 부분적으로 낙오해서 결과적으로 인격을 존경받으면서 품위 있게 살기 어려운 사람들의 문제, 이와 같은 인권의 사각지대를 구경만 하는 국가를 어떻게 인권국가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지금 제게 던지고 계십니다. 깊이 새기겠습니다.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시장과 싸워서 항상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도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시장은 정부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 경쟁에서 불리한 여건에 있거나 낙오한 사람들이 시장 바깥으로 팽개쳐지지 않도록, 인간적 수준 그 이하로 밀리지 않도록 잘 관리해 갈 책임이 국가에 있지만, 시장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저와 우리 정부를 이끌어 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소홀한 점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도 여러분과 함께 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제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권리를 정말 누리고 싶은 사람입니다.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권문제를 이야기할 때도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우리와 피부색이 다른 분들도 와 계십니다. 또 핏줄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지금 도 불법체류자가 되어 불안에 떨고 실제로 체포되기도 합니다.
국가는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고 살림을 꾸려 가면서 국민들의 기본적인 삶을 확보하며, 그 위에서 인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할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직도 국가는 막중한 가치와 정당성을 가진 것으로 여겨지고 있고, 실제 오늘날 국제질서가 국가 단위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어느 국가도 모든 나라 국민들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고 있고, 그러한 질서 위에서 모순과 갈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고용이나 민족적 정체성에 관한 문제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질적인 문화가 서로 충돌했을 때 사회 안정에 관한 문제로 부닥쳐 오기도 합니다.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아직 이 문제에 관해서 인권 중심의 국가적 합의를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이미 인권을 생각하는 많은 분들이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그것이 국민적 합의를 넓혀서 사회적 공론으로 형성되면 정부도 그것을 되도록 폭넓게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앞서서 외치고 싶은 심정을 느낄 때가 많지만, 다 함께 갈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기 전에 지도자라는 사람이 먼저 나서는 것이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다는 생각에 우리 사회 여건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중에서 인권위원회가 하자는 대로 정부가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면 좋지 않으냐 고 말씀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여러 가지 충돌하는 가치가 있습니다. 정부는 정부대로 해야 할 일이 있고, 정부 안에도 서로 충돌되는 여러 가지 가치가 있습니다. 이 모순들을 되도록이면 모순 없이 조화롭게 가져가는 것이 성숙한 사회입니다.
얼마 전에 인권위원회가 정부와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이것이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세상에는 단 하나의 절대적인 전략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치판단에 있어 서로 부닥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하는 것입니다. 최대한 생각과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을 존중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래도 끝내 조정이 되지 않을 때에는 투표나 표결과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면서 시간을 두고 점차 조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인권위원회의 주장과 정부의 주장이 부닥치는 것은 그야말로 민주주의의 당연한 현상이고, 그것이 서로 존중되고 수용되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위원회도 대통령을 존중하면서 때로는 비판하지만 때로는 많은 정책적 대안도 건의하고 있습니다. 저도 인권위원회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돕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권위원회뿐만 아니라 인권위원회가 대변하고자 하는 많은 분들의 처지와 생각과 이해관계를 최대한 존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말보다 실천이 모자라는 일이 많을 것입니다. 저의 생각이나 실천보다 우리 정부는 훨씬 더 모자람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비판하면서도 믿음을 버리지 말고 함께 가십시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인권을 침해받는 많은 사람들이 의지할 수 있고, 그들에게 믿음과 기대를 심어주는 기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인권위원회가 만들어지고 활동하도록 부단히 투쟁하고 노력해 오신 분들의 노고에 거듭 치하의 말씀을 드리면서 끝으로 제가 빠뜨리고 싶지 않은 한 분을 다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인권위원회가 만드실 때, 저도 “어지간히 됐는데 인권위원회 만들어서 뭘 할 것인가”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지금에야 그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치인이 아닌, 철학을 가진 지도자가 우리에게는 꼭 필요하고, 그런 지도자를 가졌던 것이 참으로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 잊지 마십시오.
감사합니다.
4. 제7차 세계국가인권기구대회 축사(전문, 2004. 9.14.)
존경하는 [루이스 아보] 유엔 인권고등판무관님,
[모튼 키애룸] ICC 의장님,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제7차 세계국가인권기구대회를 축하드리며, 세계 각국에서 오신 참석자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여러분은 인권보호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국가기관에서 일을 하시든 시민사회단체에서 일을 하시든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소외와 박해 그리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가슴 그리고 열정과 헌신이 필요한 일입니다. 때로는 정부 그밖에 권력과 맞서기도 해야 하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의 이와 같은 노력의 덕분으로 세상은 점점 더 발전해 왔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나라에도 인권을 유린당한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이를 극복했습니다. 이제 인권과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아픈 역사를 경험한 만큼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제인권 수호와 신장을 위해서도 더 크게 기여하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국가인권위원회를 만든 것은 2001년의 일입니다. 민주화가 상당히 진척되었던 그 시기에 인권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새삼스럽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것이 우리 인권사에 역사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과거 수십년 동안 누적되어 온 많은 인권문제들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진정건수는 1만 건을 넘어섰고, 위원회의 시정권고는 90% 이상이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여러 법률과 제도들이 개선되었고 또 개선되어가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부당한 차별을 없애고, 여성, 아동,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가 단지 인권위원회라는 좋은 제도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더라도 운영하는 사람이 잘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인권위원회는 대통령이 위원장과 위원을 임명하기는 하지만, 업무에 있어서 완전히 독립하여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대통령이 승인한 정부정책을 전면으로 반대해서 대통령을 아주 곤란한 처지에 빠뜨리는 일도 있습니다. 경험해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국가기관의 의사가 왜 그렇게 서로 갈라지느냐, 대립하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저는 그때 대통령과 다른 주장을 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 인권위원회다 이렇게 답변해 준 일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우리 인권위원회는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좋은 제도에 이를 운영하는 분들의 의지와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인권위원회는 수사기관과는 달라서 과거 모든 인권침해행위에 대해서 직접 조사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서 지금 국회가 진실과 화해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인권침해의 어두운 과거들을 자발적으로 조사하고 고백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은 모범적인 인권국가로 다시 출발하게 될 것입니다. 반드시 인권선진국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참석자 여러분,
이번 대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것은 여러 모로 그 뜻이 깊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것을 국제사회가 우리나라를 인권과 민주주의의 나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또 앞으로 국제적인 인권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희망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대회를 축하드리며,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5. 시위농민사망사건 관련 대국민 사과문(전문, 2005.12.27.)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시위도중 사망한 故 전용철, 홍덕표 두 분의 사인이 경찰의 과잉행위에 의한 결과라는 인권위원회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이 조사 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머리숙여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두 분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사죄 말씀을 드리고 아울러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정부는 책임자를 가려내어 응분의 책임을 지우고,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절차를 거쳐 국가가 배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번 더 다짐하고 또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이 사과에 대해서는, 시위대가 일상적으로 휘두르는 폭력 앞에서 위험을 감수하면서 힘들게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의 사기와 안전을 걱정하는 분들의 불만과 우려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자식을 전경으로 보내놓고 있는 부모님 중에 그런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또 공권력도 사람이 행사하는 일이라 자칫 감정이나 혼란에 빠지면 이성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인데, 폭력시위를 주도한 사람들이 이와 같은 원인된 상황을 스스로 조성한 것임에도 경찰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입니다. 정도를 넘어 행사되거나 남용될 경우에는 국민들에게 미치는 피해가 매우 치명적이고 심각하기 때문에 공권력의 행사는 어떤 경우에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행사되도록 통제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므로 공권력의 책임은 일반국민들의 책임과는 달리 특별히 무겁게 다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점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공직사회 모두에게 다시 한번 명백히 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쇠파이프를 마구 휘두르는 폭력시위가 없었다면 이런 불행한 결과는 없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부도 이전과는 다른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과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6. 장애인차별금지법 서명식 축사(전문, 2007. 4.4.)
안녕하십니까?
정말 뜻깊은 자리입니다. 여러분의 밝은 표정을 보니 참 기분이 좋습니다. 방금 전 저도 기쁜 마음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서명했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앞장서 헌신해 오신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추진연대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법 제정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오신 장향숙, 정화원 의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정부 관계자 여러분도 수고 많았습니다.
더욱이 여러분께서는 민관공동기획단을 만들어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거듭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석자 여러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은 장애인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사적인 일입니다.
앞으로는 장애인이 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가 변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차별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여러분이 배우고, 일하고, 이동하는 데 있어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게 될 것입니다. 문화, 체육 등 수준 높은 삶의 질을 누리는 데도 더 많은 기회가 보장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이뤄지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이 법에는 차별금지를 의무화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때 처벌하는 규정도 있습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인식과 태도를 바꾸어나가는 일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역경을 극복한 장애인에게 많은 찬사를 보내왔습니다. 이제는 극복해야 할 역경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힘을 함께 모아야 합니다.
장애인도 일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을 하는 것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교육을 통해 능력을 키우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노력하고 또 요구해야 합니다.
기업도 장애인 고용을 부담이 아니라, 기업에 도움이 되는 인적자본 투자라고 생각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당부드립니다.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대로 알리고, 후속조치를 철저히 추진해서 법의 실효성을 높여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참석자 여러분,
저는 지난 대선 때 ‘장애인의 인권과 자립이 실현되는 사회’를 공약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장애수당과 장애아동 부양수당 확대, 의무고용 2% 달성, 지하철 엘리베이터 의무화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중 장애수당 등 대부분의 과제가 완료되었고, 장애학생 특수교육 등은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복지지출이 2002년 1조 2천억 원에서 올해 2조 6천억 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되었습니다. 특히 장애수당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고, 올해부터 시작된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서비스도 계속 늘려나갈 것입니다.
의무고용은 정부부터 독려해서 공공부문 의무고용률 2%를 초과달성했습니다. 민간부문도 좋은 모범사례들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 꾸준히 나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채택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도 조속히 비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발표하는 제2차 장애인종합대책도 책임 있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번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7. 정부조직개편안 관련 기자회견문(발췌, 2008. 1.28.)
위원회도 없어져서는 안 될 위원회가 많습니다. 한두 가지만 지적하겠습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여러 지역,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균형발전특별회계 사업을 심의 조정하고 예산을 배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은 어느 특정 부처의 사업이 아니고 모든 부처에 다 걸리는 일인데 균형발전위원회를 없애고 나면 어느 부처에서 이런 일을 할 것입니까? 균형발전정책은 사실상 무력화되지 않겠습니까?
인권위원회도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하는 것이 맞는가요? 이번 개편안에 대해 왜 국제인권기구가 대한민국 인권보호의 퇴보이며 독립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걱정을 했을까요?
아고라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