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국·전재용 형제가 공동 소유하고 있는 서울 서*동 시공사 사옥. photo 유창우 영상미디어 차장
전두환(81)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47)씨와 그의 아내 박상아(40)씨가 35억원 이상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간조선 취재 결과 확인됐다. 국세청은 전재용씨 부부 소유의 부동산 3건을 지난 5월과 2011년 2~3월에 압류했다. 전재용씨가 체납한 세금은 30억원, 박상아씨가 체납한 세금은 5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전씨 부부는 400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미납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들 전재용씨 부부 역시 거액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재용·박상아 부부가 세금을 체납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씨 부부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했다. 국세청이 압류한 부동산은 전씨 소유의 서울 서초구 *** 부동산 1건과 박씨 소유의 아파트 2건이다.
먼저 5월 2일 압류된 전씨의 부동산은 *초동 1628의 1에 있는 건물이다.(압류번호 2531) 현재 이 건물은 전재용씨 형이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큰아들인 전재국(52)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시공사가 입주해 있다. 시공사는 국내 최대 출판사 중 하나다. 시공사 건물은 재국씨와 재용씨가 공동 소유하고 있으며, 두 사람이 지난 1991년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증여받았다. 국세청은 전재용씨가 가지고 있는 지분에 대해서만 압류조치했다.
전재용씨의 부인 박씨 소유의 부동산 두 건은 지난해 2월과 3월에 각각 압류됐다. 박씨 소유의 국내 부동산이 있다는 사실은 주간조선의 이번 취재에서 처음 밝혀졌다. 압류된 부동산은 모두 아파트다. 한 곳은 서울 성동구 *** ******* 106* ○○○호(84㎡)이며, 다른 하나는 경기 용인시 **구 *** ***** 50** ○○○○호(120㎡)이다. 응봉동 아파트(압류번호 777)는 지난해 2월 15일 압류됐고, 죽전동의 아파트(압류번호 1867)는 한 달여 뒤인 3월 30일에 압류됐다. 현재까지 국세청이 압류 해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박씨는 1년3개월이 넘도록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
주간조선 보도로 세무조사 시작 국세청은 두 사람이 어떤 세금을 얼마만큼 내지 않고 있기에 부동산을 압류했을까. 국세청은 통상적으로 세금 고지 후 한 달 내에 납세자가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부동산을 압류한다. 주간조선의 취재 결과 전재용씨가 내지 않고 있는 세금은 증여세였고, 그 금액은 최소 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이 전씨에 대한 증여세를 부과하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2월 15일자 주간조선 보도가 단초가 됐다. 주간조선 제2093호는
‘전두환 일가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해당기사 보러가기 클릭☞) 기사에서 전씨와 그의 외삼촌 이창석씨 간의 부동산 거래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창석씨는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의 동생이다.
김대현 주간조선 기자가 취재한 당시 기사에 따르면 전재용씨는 지난 2006년 경기도 오산시 부동산 약 46만2810㎡(14만평)를 외삼촌인 이창석씨로부터 28억원에 사들였다. 비슷한 시기에 이씨는 조카 전씨에게 판 땅과 붙어 있는 비슷한 크기의 땅을 500억원을 받고 건설업자 박모씨에게 팔았다. 조카에게는 28억원에 팔고, 제3자에게는 500억원에 판 것이다. 전씨는 외삼촌으로부터 산 땅을 1년 후 건설업자 박씨에게 400억원에 되팔았다. 28억원에 사서 400억원에 팔아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둔 것이다. 국세청은 이 주간조선 보도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경부터 전재용씨와 이창석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했고, 이씨가 조카인 전씨에게 사실상 땅을 증여한 것이라고 보았다. 이 판단을 근거로 국세청은 올해 초 전재용씨에게 증여세를 부과했다.
국세청은 구체적 체납액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전씨에게 부과된 증여세는 최소 3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세청의 관계자는 “정확한 금액은 밝힐 수 없지만 재용씨가 소유하고 있는 시공사 지분에 거의 상응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세청이 압류한 시공사 사옥의 가치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70억원, 실거래가는 100억원 정도다. 시공사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업자들은 주간조선에 “시공사 사옥은 대로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3.3㎡당 4000만원은 훌쩍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사 사옥 부지는 총 680㎡다. 이 계산대로라면 시공사 사옥에 대한 재용씨 지분은 35억원에서 50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국세청의 압류는 통상적으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며, 체납액의 120% 정도 선에서 이뤄진다는 점으로 미뤄보아 전재용씨의 체납액은 30억원 전후일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체납액이 그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세청 출신의 한 세무사는 “이창석씨와 부동산 거래를 통해 증여받은 부동산을 최대 400억원 정도로 잡아 과세최고세율과 가산세 등을 적용하면 최대 28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측했다. 국세청은 전재용씨가 세금을 계속해서 내지 않자 지난 5월 이 부동산을 압류했다. 전씨는 2010년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보는 눈이 많아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의혹의 눈초리를 거둬줬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세금 체납으로 인해 부동산까지 압류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는 쉽게 거둘 수 없게 됐다.
전재용씨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를 최초 보도한 주간조선 제2093호 기사.
박씨 소유 국내 부동산 처음 드러나 부인 박상아씨의 부동산이 압류됐다는 것은 다소 의외다. 박씨의 세금 체납은 재용씨의 증여세 체납과는 다른 건이다. 박씨가 어떤 세금을 체납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용산세무서 재산세과가 압류 주체인 것으로 보아 양도·증여·상속 중 하나일 것으로만 짐작할 수 있다.
박씨 소유의 부동산이 국내에 있다는 것은 그동안 한번도 드러난 적이 없었고, 따라서 이렇다 할 국내 재산이 없을 것이라는 게 세간의 추측이었다. 박씨 소유의 해외 부동산은 지난 2010년 재미 동포 블로거인 안치용씨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당시 안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박상아씨 소유의 주택이 재산세 172달러가 체납되어 세정당국에 압류됐다”며 관련 서류를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었다. 또한 그는 “박씨가 전재용씨와 결혼했는데도 재산 차압에 대비해 미혼 여성의 신분으로 부동산을 구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씨는 이 사실이 알려진 후 2개월 뒤 세금을 납부했다.
박씨의 체납액 규모는 남편 전씨에 비해 크지 않지만 압류된 지 1년3개월이 지났음에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세청 출신의 또 다른 세무사는 “일단 박씨 소유의 부동산 2건이 압류돼 있다는 것은 최소 5억원에서 최대 8억원 정도의 세금이 체납돼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아파트 실거래가 사이트에 따르면 국세청이 박씨의 부동산을 압류할 시점에 두 아파트의 가격은 각각 5억원이었다. 그는 “세금이 5억원이 안 되면 한 채만 압류해야 하는데 두 채 모두를 압류한 것을 보면 체납액이 최소 5억원은 넘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세무사는 “최근에는 체납액보다 지나치게 많은 가치의 부동산을 압류하면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체납액의 120% 정도의 부동산을 압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기준대로 따져본다면 박씨는 최대 8억원의 세금을 체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