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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1 04:29
희망은 외양간의 지푸라기처럼 빛난다.
미친 듯이 날아다니는 말벌을 겁낼 필요 뭐 있을까?
보라, 햇빛은 항상 어느 틈에선가 뿌옇게 반짝이고 있는데,
팔꿈치 탁자 위에 기댄 채, 너는 왜 잠들지 못하는가?
창백하고 가련한 영혼이여, 차가운 이 우물물이라도,
좀 마시거라. 그리고서 잠들라, 자, 나 여기 그대로 있으니.
너의 낮잠이 꾸는 꿈을 내가 보듬어주리라,
그럼 넌 안겨 흔들리는 아이처럼 콧노래를 부르리.
정오의 종소리. 부디 물러가주오, 부인.
그가 잠들려 하니. 이상한 일이지, 여인의 발자욱 소리는
가련한 이들의 머릿속에 슬프게 울려퍼지거든.
정오의 종소리. 이젠 방 안에 물을 뿌려두었으니,
어서 잠들라! 희망은 물결 속의 조약돌처럼 빛나는데.
아, 구월의 장미는 언제 다시 피려는가!
- 폴 베를린의 시 '예지' 연작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