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 공식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

Home LOGIN JOIN
  • 사람세상소식
    • 새소식
    • 뉴스브리핑
    • 사람세상칼럼
    • 추천글
    • 인터뷰
    • 북리뷰
    • 특별기획
  • 노무현광장

home > 노무현광장 > 보기

니들이 시대정신을 알아? 문재인, 김두관과 유시민의 길. 그리고 호치민이 걸어갔던 길

댓글 33 추천 7 리트윗 0 조회 268 2012.07.01 00:47

 

형님,
기분 좋은 빗소리에 일찍 눈을 떠 창으로 눈을 돌리자 거짓말처럼 멀리 남산 정상으로 운무가 가득했습니다. 
마눌님을 깨우지 않고 과일 주스에 빵 조각을 아침으로 대신하고 차를 몰았습니다. 토요일 아침의 절은 말대로 절간이었습니다. 주지스님은 출타하시고 요사채에 벌렁 누워 밖에서 내리는 빗소리를 배경 음악 삼아서 몇 번을 손에서 놓았던 듀이커의 호치민 평전을 펼칩니다. 연대기적 자료 전기물의 특징을 갖는 860쪽에 이르는 방대한 두께가 종종 진도를 막는 책입니다. 작년 초, 노동부로부터 베트남 근로자 4명을 받으며, 20~21살인 머리마저 염색한 자본주의에 잔뜩 물이든 녀석들에게 존경하는 인물을 질문하니 한결같이 '胡아저씨'를 입 모으는 것이 흥미를 더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저녁도 물리치고 12시간을 매달려 1독을 마치고 주지 스님과 작별하며 절 마당을 나서자 가슴처럼 비는 완전히 걷히지 않았고 밖은 온전히 어둠이었습니다. 레닌과 간디의 삶을 살았던 사람, 사회주의자였으되 독재자가 아니었으며 자국민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행복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 치열한 혁명아적 삶의 106세 자연사가 믿기지 않는 사람. 평생을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조국을 위해 행동으로 투신한 사람. 그리고 강대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조국 베트남의 정체성을 온전히 지켜냈고, 결국은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성취해낸 사람, 바로 호치민이라 불리우는 은우옌 신 쿵. 그 사람입니다.

 

당연히 우리의 식민지 시대와 격동의 현대사가 함께 겹치면서 그 암울하고 삶과 죽음이 주머니 속 공기놀이 같은 질풍노도의 시간 속에서도 胡가 놓치지 않았던 것이 무엇이었을까를 자문하며 저잣거리로 나왔습니다. 그렇지요. 긍정과 희망의 끈이 아니었을까요? 내 뜻대로 모든 것이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수줍게 누군가 들을까 두려워 나지막이 내뱉는 조그만 긍정과 다짐, 거기에 '희망'이란 말을 붙입니다. 희망이란 우리 자신이 희망의 원천이, 토대가, 출발점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자문에서 비로소 처음으로 움트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말해, 그 대답이 긍정하는 희망이란 오로지 그것이 성공이건 실패이건 간에 사후적으로만 밝혀지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함부로, 희망이니 진정성이니 너무 쉽게 내뱉지는 말 일입니다. 근본적 의미에서 주체란 외부 세계나 현실 등을 인식하고 체험하며 그것에 작용을 가하는 의지적 존재. 또는 의식하는 것으로서의 자아일 뿐이지 내 의지의 순수한 결과로 경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사전적이든 사후적이든 일관되게 역사의 주체라는 자각이 드는 순간, 그 실존의 순간이 섬광처럼 다가올 때, 그 순간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선연한 주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형님,

170여 일 남짓한 대선을 맞은 작금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요?  단적으로 말해 모든 개인은 그 시대의 아들입니다. 어떤 철학이 자신의 현재 세계를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치 한 개인이 자신의 시대를 뛰어 넘을 수 있으며, 고대 그리스의 잘난 척 하는 육상선수가 '로도스'에 갔더니 올림픽 선수 뺨치는 실력이 나오더라고 자랑하며 제가 살고 있는 땅을 욕하는 것처럼 '로도스'를 뛰어 넘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우스꽝스러운 일입니다. 헤겔이 그의 저서 법철학에서 주장한 말이지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의 결론역시 지도자가 되려면 시대정신을 꿰뚫어야 한다는 것으로 저는 이해했습니다. 즉 시대정신은 우리 사회나 공동체의 동시대인들이 나가야 할 가치지향점일 것입니다. 역사의 방향성을 갖게 하는 시대정신이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의식과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말합니다. 헤겔이 그의 저서 ‘법철학강의’에서 본 역사의 기본적인 관점은 역사는 우연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진행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헤겔에 의하면 역사는 시대정신(세계정신)에 의합니다. 그렇다면 역사의 주체는 무엇일까? 헤겔에게 역사는 우연적인 사건의 연속이 아니라 필연적인 발전의 과정이지요. 바로 역사에서 필연성을 인도하는 것. 즉 역사의 주체는 무엇인가? 헤겔은 시대정신(세계정신)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므로 헤겔에게 역사란 시대정신의 자기운동, 자기실현의 과정입니다. 그의 역사철학의 목적은 이 시대정신을 발견해내는 것이었고, 헤겔에게 시대정신의 자기 구현은 국가였습니다. 말하자면 시대정신은 국가 안에서 제도화하는 것이며, 그에게 인간 정신의 본질인 자유는 국가 안에서 비로소 객관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어떤 국가를 희망할 것인가는 국민  대중에게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이 됩니다.

카프카의 말대로 우리를 위한 희망은, 아직도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희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디 우리 삶의 모습은 그리 누추하지만은 않기를, 순결한 자부심만큼은 간직하고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할 뿐입니다. 호치민이 그랬듯 가난하지만 비겁하지 않는 작은 자부심을 지켜나가는 것이, 그런 우리네 삶을 바라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기를 문재인과 김두관이, 비록 진통 중에 있지만 유시민과 우리 진영의 모든 유력한 대선 후보자들이 어떠한 국가를 만들 것인가라는 시대정신을 잊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내리는 빗줄기가 이렇게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줄 몰랐습니다.

형님의 건강을 빌면서...

 

목록

twitter facebook 소셜 계정을 연동하시면 활성화된 SNS에 글이 동시 등록됩니다.

0/140 등록
소셜댓글
체 게바라 paparo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