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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투성이 내 시골 친구

댓글 4 추천 12 리트윗 2 조회 761 2012.03.28 18:37

 

 

 

제게는 시골에서 농투성이로 36년을 넘게 과일농사를 짓는 시골 친구가 있습니다. 그는 언제 만나도 자신의 대지와 과일나무에 뿌리를 내린 "땅도 나무도 거짓말은 알아챈다."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어느 복숭아 꽃피던 무렵 그의 초대를 받아 저녁을 함께 하고 찻잔을 들고 과수원 마당의 툇마루에 앉아 담소를 나누던 중 "너희들, 새 살이 뭔지 알아?"라고 그 친구가 우리에게 말했지요. 우린 질문 같지도 않은 친구의 질문에 뜨악해져 그의 눈만 멀뚱멀뚱 바라보았습니다. "잘 알다시피 우리가 먹는 과일은 과일나무의 상처에서 핀 꽃을 통해 열리지. 그런데 새 살이란 과일나무의 상채기가 아무는 것을 말하고, 그 새 살이 아물면서 피는 꽃이 열매를 맺어 과일로 자라는 건데, 나무의 상채기는 매 해 동일한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서 생긴단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온 나뭇가지가 상처투성이가 되면 그때 그 과일나무는 수명을 다 하는 거야"

 

어떤 상황이나 사물의 이면을 읽어낼 수 있다면 그는 이미 깊은 내공의 철학자란 말이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이뤄내기 위한 대상물의 고투 없이 거저 성취할 수 있는 것은 하늘 아래 아무 것도 없다는 진리를 생각하면서 나는 오늘 싱싱한 딸기를 입안에 넣습니다. 그러니 딸기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먹을 일이지 맛이 이렇느니 어떻느니 투덜거리지 말 일입니다. 친구의 말을 들은 이후 나는 내가 먹는 과일을 입에 무는 순간 자신에게 말을 걸게 됩니다. "너 아니? 너는 과일 나무의 상처를, 꽃을 먹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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