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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6 11:46
많은 사람들이 기존 정치인에 대한 뿌리 깊은 실망감과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살림 경제 때문에 안철수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은 것 같다.
그의 성공 스토리와 인격적인 면모는 분명 기존의 정치인이 갖지 못한 신선함과 차별성을 부각시킨다.
그의 기부도 우리나라 부자와 성공한 사람들에 사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전형이라 그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증폭된다고 하겠다.
특히 국민들의 삶을 향상시켜줄 것으로 믿었던 전직 대통령이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 갔다’라며 자본과의 싸움에서 일찌감치 손을 든 것을 비교하면 그에게 주어지는 프리미엄은 가히 사상 최고의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비정상적인 인기와 반정치적 신드롬은 전통적인 정치와 경제, 외교와 국방 및 복지 등의 영역에서 가혹할 정도의 검증을 거치는 작업을 흐려놓을 가능성이 너무 높다.
특히 자신의 정치적 가치와 성향, 정책들에 대해 아무 것도 내놓지 않은 채 대선에 근접해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려는 안철수 진영의 행태를 보면 그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 하겠다.
한나 아렌트는 정치의 도덕화는 바람직 하지만 도덕의 정치화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너무나 도덕적인 사람이 정치를 할 경우에는 자칫 정치의 본질적인 행위들이 선과 악의 이분법적 행태들을 불러 엄청난 혼란과 불행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가 파헤친 권력의 속성으로 봐도 안철수처럼 자신의 정치적 가치와 성향을 드러내지 않은 채 중도적 가치만을 언급하는 사람들처럼 위험한 존재도 없다.
대선이란 후보들에 대한 최대한의 정보를 제공받고 그것에 대해 수없이 따져보고, 가혹할 정도로 검증하는 과정이다.
또한 정치적 가치라는 것이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하는 것이기에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으로의 정책에만 중도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대선 후보들에게 정치적 가치가 어느 편에 있는지 반드시 물어야 하고 지독할 정도로 검증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이중적인 가치를 내세우는 자들이란 그 상황에 따라 자신의 신념을 헌신짝처럼 내버리거나 숨긴 채 기회주의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농후하다.
그것은 인류의 역사에서 수없이 입증된 사실이다.
따라서 정치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즉 어느 진영의 논리를 근본으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물어야 한다.
모든 출발은 그런 가치의 선택에서 이루어지면,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으로써의 정책에서 중도적 선택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 정치경제적 환경이라는 것이 홀로 존재할 수 없을 정도로 촘촘하게 얽혀 있는 현실에서 대선 후보의 정치적 가치에 대해 가혹할 정도의 검증이 없다면, 공자나 그 이상의 현인이라 해도 나라의 방향키를 맡겨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의 과정이 길면 길수록 국민에게 좋은 것은 두말할 필요도 부연 설명할 필요도 없으리라.
최고 지도자에 대한 불확실성만큼 위험한 것도 이 세상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다루고 5천만 명의 삶을 책임지는 방향키를 쥐게 되고, 구체적 정책들을 펼쳐야 하는 자리가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최고의 경제인이라는 이명박에 대한 잘못된 환상 때문에 그의 정치적 가치와 정책들에 대해 구체적이고 가혹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기에 지난 4년6개월을 지옥 같은 환경에서 보내지 않았던가?
대통령의 자리라는 것이 모든 권력의 집합체요 출발점이며 가장 많은 고급 정보가 모이는 곳이며, 대통령령이나 의원입법처럼 청부 법률도 만들 수 있는 준 입법적인 권력까지 독점하는 자리라 어떤 누구라도 그 직위에 오르면 권력의 속성에 물들기 마련이다.
헌데 우리가 안철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최고의 엘리트(대부분의 대형 범죄를 이런 사람들이 일으켰다)고, 여러 경제 분야에서 제대로 된 역사도 룰로 갖고 있지 않은 정보통신 중에서도 컴퓨터 백신이라는 아주 좁은 부분에서의 성공 정도이다.
그리고 그 성공이라는 것도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없었으면 결코 이루지 못했을 성공이다.
그 외에는 교수로써의 경험이 거의 전부인데, 그것으로 초국적 기업들과 거대 자본의 논리와 조직 및 현장에 대한 이해, 거대한 정치세력들의 행태와 각종 이익집단의 서로 상충하는 로비와 압력 및 절충, 다양한 세대들의 요구와 계급적 갈등들에 대한 조정, 거대 조직인 공무원 사회를 움직여야 하는 현실 경험 등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에 대한 경험은 전무하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너무나 많은 요구들만 내세우는 20대나 상대하면서 그들의 불만을 들어주고 (내가 보기에는 우리나라 환경에서 실패확률이 99.99%에 이르는 창업을 얘기하고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청년들의 용기를 북돋아 줄 요량으로 창업을 얘기하는 것 등으로는 대통령이 갖춰야 할 현실 경험상에서 그 부족함이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충분하고도 가혹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신자유주의 세력들에 의해 지난 40년 동안 철저하게 짓밟혀 그 역할이 축소되고 왜곡되어 버린 정치에 대한 불신을 기반으로 인기투표 같은 형식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가 대선 주자들에 대해 냉정해지고 가혹해져야 한다.
특히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과 정책적 방향성과 운영에 대한 노하우, 국민과의 소통에서 최소한의 자료와 정보, 시간만을 내놓고 그 대부분은 안개 속에 남겨둔 후보자는 절대 선택해서는 안 된다.
정치 경험이 10년여 년을 훌쩍 넘긴 박근혜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 중에 최고로 회자되는 것이 그녀의 정치적 가치와 정치적 독재자 박정희와의 정체성의 혼란, 소속 당의 의원은 물론 국민과의 소통 부족이 핵심이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보면 안철수는 더더욱 심하다.
자신의 정치적 가치와 정책은 내놓지도 않으면서, 자신을 둘러싼 인물들에 대해서도 연막 속에 숨겨둔 채 대권 선언 시기나 저울질하고, 국민의 반응이나 야권의 요구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들을 볼 때 안철수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피선거권이 있는 자는 자격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다.
그리고 국민에게서 가장 많은 표를 받으면 대통령에 오르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중 기본이다.
때문에 대통령 선거가 인기투표가 되도 그것이 헌법에 저촉되거나 어떤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 있는 중자대한 이번 대선의 흥행몰이가 정치적 가치와 정책들에 대한 길고 가혹하며 정확하고 세심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그저 대선 후보가 내뿜는 외적인 요소들과 대중적인 인기에 의해 결정돼도 상관없다는 사람들이 많다면 나의 걱정도 아무 소용없으리라.
하지만 나도 투표권을 갖고 있는 유권자이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에 어떤 후보가 올라야 할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탐구하고 살펴보며 검증하는 역할까지 포기할 수는 없다.
이제 6월도 다 지나고 있다.
곧 있으면 런던 올림픽이 개막되고, 국민들의 관심이 유로 2012에서 흥행몰이에 대박을 치고 있는 야구와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치고, 유로존의 경제 위기에 이어 죽은 권력인 이명박 정권에서 무차별적으로 양산하는 정치 이슈에 넘어가, 정작 대선 후보들(특히 박근혜와 안철수)에 대한 검증이 갈수록 짧아지고 그 중요성이 줄어든다면 이것만큼 대한민국의 불확실성과 위험성을 높이는 일도 없으리라.
따라서 필자는 안철수 교수가 런던 올림픽이 지난 후에야 대선 참여를 결정한다면 이는 어떻게 해서라도 막아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안철수 교수가 대선에 뛰어들 생각과 의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이 있다면 6월이 가기 전에, 아니면 7월 첫 주에라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 밝혀야 한다.
여권과 야권의 대선 주자가 정해지는 시점까지 자신의 거취를 미루고 미루어서 국민과 전문가들의 가혹하고도 세밀한 검증을 받지 않으려 한다면, 그는 절대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최소한 이번 대선에는 나오지 말아야 하며, 자신의 정치적 가치가 사실은 우측인데 지금의 우파들의 행태가 너무나 형편없어 진영적 논리를 거부하는 - 숨기는 것이라면 그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의 거취 표명 유보가, 야권과의 후보 단일화에 대한 가능성 유보가 결국은 진보좌파의 표들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더욱 깊게 해서 투표율을 낮추는 것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기도 하다.
아부라카타부라, 수리수리 마수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선 단방에 세상을 바꿔주는 마법의 주전자도 도깨비 방망이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선 주자라면 직접 정치 현장의 중심에 나와 부딪치고 혹독하게 검증받고 그것을 뚫어내 국민적 감동으로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대선 과정이란 그래서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보이는 것에 그 의미가 있는 미래 가치와 현재 국민 간의 갈등이자 선택의 정치행위이다.
안철수 교수는 이것을 명심해야 하리라.
늙은도령의 세상보기 http://blog.daum.net/do-just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