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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노순택이 들려주는 채광석의 시 '과꽃'

댓글 3 추천 3 리트윗 0 조회 153 2012.06.11 19:05

재단님은 13일 수요일에 회원들과 노순택의 사진전이 열리는 학고재를 찾아갑니다.

전시회 제목이 망각기계입니다. 실제로는 우리의 망각 습관에 대한 질문같습니다.

 

 

아마 이런 과꽃을 잊지 못해 이런 불편한 사진들을 고수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작가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과 꽃

 

광주에서 순 깡패짓만 골라하던 그 새끼
인문고 문턱에도 못 가보고
겨우 상고에나 다니던 그 새끼
툭하면 땡땡이치고 툭하면
야 꼬마야 돈 내놔
야 꼬마야 누나 내놔
하던 그 새끼가
어느날 군인이 되어
우리 집에 찾아왔어

학교 끝나는 시간만 되면
스포츠 머리에 기름 발라 넘기고
어이 은희씨
수피아 여고생허고 상고생허곤
영 수준이 안맞는당가
키득키득 우쭐거리며
누나 뒤만 졸졸 따라다니던
그 새끼

야이 씨발년아
누군 공부 못해 인문고 안간 줄 알어
그놈의 돈 때문에 내 청춘 종친거지
박박 악쓰던 그 새끼였어

그 새끼는 느닷없이
벌벌 떠는 아버지 앞에 넙죽 큰절을 했어
은희 누나를 절대 집 밖으로 내보내지 말라고
나가면 무조건 개죽음이라고
두부처럼 다 뭉개진다고
죄없는 광주시민 다 죽이는
공수부대 샅샅이 때려잡고
민주화되면
사람돼서 돌아오겠다고
숨 넘어가는 주절댔어

그때서야 난 알았어
그 새끼 군복과 공수부대놈덜 군복이 틀리다는 걸
그 새낀 회색 깨구락지 군복을 입고 있었어
그때였어
처음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누나에겐
수십통의 편지를 툭 던져주었어
그리곤 어둠넘어 사라졌어

그날부터 누난 울었어
이 이 미친년이
이 이 난리에 사귈 놈이 없어
저런 날깡패를 사귀어
아빠 호통에서 아랑곳 않고
아빠 매질에서 아랑곳 않고
매일 헌혈을 갔다와선
한 통 한 통 편지마다
얼굴 파묻고 울었어

나타나지 않았어 그 새끼는
하얀 교복 입고 등교길 서두르는
작은누나 골목길 어귀
예전처럼 뒷호주머니에 손 찔러넣고
보라색 배꼽바지 펄렁거리며
헤이
헤이
거들먹거리지도 않았어
우리 반 애들 돈 빼앗던
그 새끼 똘마니들도

하늘나라 가 버린거야
그 새끼는 아예 하늘로 올라가 버린 거야
누나가 매일 과꽃을 꺾어와
한 잎 두 잎
길 골목에 흩뿌리기는 하지만
하얀 눈물 맨날 맨날
꽃잎처럼
하늘거리기는 하지만 
  

_ 채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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