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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7 17:30
“우리는 아마추어이고, 레퍼토리는 주로 ‘7080세대’의 노래이지만 청춘의 고민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은 서로 통할 거라고 믿습니다.”
성공회대의 명물 3총사, 김진업·김창남·박경태 교수로 구성된 ‘더숲트리오’가 8일 저녁 7시 서울 홍대앞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출판기념회 겸 청춘 토크 콘서트를 연다. 우리 시대 소통의 멘토 9명이 털어놓는 청춘 고백서 <통하면 아프지 않다>(북스코프 펴냄)를 소개하는 자리다. 이날 ‘광화문 연가’, ‘뭉게구름’, ‘행복의 나라로’ 등 7~8곡을 들려주며 독자들과 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더숲트리오’의 멘토이자 이름의 연원인 <더불어 숲>의 신영복 교수도 특강으로 청춘들을 응원한다.
더숲트리오는 2004년 성공회대에서 주최한 동남아시아 시민사회 지도자 과정 기금 마련을 위한 ‘샤우트 아시아’ 공연을 계기로 결성됐다. “수련회 같은 때 기타를 치며 밤을 새우는 ‘최후의 생존자’였던 인연으로 자연스럽게 뭉치게 됐다”고 소개한 김창남 교수는 “여러번 음반 제작 제안을 받은 실력(?)이지만 음반은 내지 않고 끝까지 전설로 남을 작정”이라며 웃었다.
1980년대 노래운동의 선구자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창립멤버인 그는 <통하면…>의 엮은이이자 북콘서트의 기획자이기도 하다. “이 책의 화두는 ‘청년과 청춘’입니다. 사회적 문제에 담을 쌓은 채 청춘의 아픔을 스펙 쌓기와 자기계발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다수의 청춘들에게 ‘진정 청년다운 삶’이란 무엇인지, 우리가 함께 지향해야 할 청춘의 미래가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습니다.”
책에 참여한 9명의 멘토는 김 교수가 대학에서 진행하고 있는 ‘매스컴특강’의 특강 연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프로레슬러 출신에서 시사평론가로 변신한 김남훈, 진보 칼럼니스트 김규항, ‘날라리 외부 세력’을 자처하는 연기자이자 소셜엔터테이너 김여진, <오마이뉴스>의 대표 오연호, ‘1세대 웹 만화가’ 강풀, 노동 문제 상담가이자 이론가 하종강, 게이 활동가이자 영화감독인 김조광수, 청년유니온 초대 위원장 김영경, 최고의 명사회자이자 ‘개념 방송인’ 김제동씨 등이다.
신 교수와 더숲트리오는 15일 저녁 7시30분부터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또 한차례 북콘서트를 연다. 이번에는 신 교수의 새 책 <변방을 찾아서>(돌베개 펴냄)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02)6366-0513.
글·사진 김경애 기자 cc******@hani.co.kr
=변방을 찾아서.. 제가 벼르고 있는책입니다...
7년의밤 완독후,, 변방을 찾아서를 사고 말리라...
이시대의 완소 멘토교수님들^^~~~
[김호기의 정치시평]다시 생각하는 6월항쟁
“선생님 이야기는 20년 전 이야기지요.” 시인 김수영이 쓴 ‘현대식 교량’의 한 구절이다. 다소 뜬금없이 이 구절을 말하는 것은 올 6월이 주는 의미 때문이다. 전공이 정치사회학인지라 1987년 6월에 대해 학생들과 더러 토론하게 되는데, 격의없이 6월항쟁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이 시구를 자연 떠올리게 된다. 학생들을 탓하려는 게 아니다. 나 역시 1979년 대학에 입학했을 때 은사들로부터 1960년 4·19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숱하게 들었지만, 19년이 지난 당시 열아홉 살의 나로서는 그 의미를 실감하기 어려웠다.
오는 일요일은 6·10항쟁의 25주년이 된다. 25년 전의 이번 주는 우리 현대사에서 중대한 분수령을 이룬 일주일이었다. 1972년 10월유신 이후 15년의 군사독재에 맞서서 민주주의를 향한 유토피아 에너지가 거침없이 분출하던 열정의 시간이었다. 민주화 시대를 연 6월항쟁은 25년이 흐른 현재 어떤 의미를 안겨주는 걸까. 민주화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프레임을 아우르는 ‘마스터 프레임(master frame)’이었다. 노동해방, 시장개혁, 복지강화, 양성평등, 환경보호, 인권증진, 그리고 평화공존 등의 프레임들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온 구심력의 프레임이 다름 아닌 민주주의였다.
지난 25년의 민주화 과정은 명암이 분명한 시대였다. 6월항쟁의 가장 큰 성취는 ‘예외국가’에서 ‘정상국가’로의 전환이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정착되면서 이뤄진 김영삼 정부의 군부 정치개입 차단, 김대중 정부의 수평적 정권 교체, 노무현 정부의 권력기관 민주화, 그리고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등은 그 성과들이었다. 금융실명제 도입, 국가인권위원회 설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호주제 철폐 등은 민주화가 가져다 준 또 다른 선물이었다.
하지만 빛 못지않게 그늘 또한 짙었던 게 민주화 시대였다. 1997년 외환위기로 시작된 민주화 25년의 후반기는 신자유주의 시대였으며, 신자유주의는 사회양극화를 강화함으로써 분배구조가 악화되는 ‘민주화의 역설’을 가져왔다. 민주화가 성숙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경제민주화가 요구됐음에도 재벌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대, 청년실업의 구조화, 더하여 OECD 최고 수준의 자살률 기록, 물질만능주의·외모지상주의 등과 같은 시민문화 빈곤 등이 민주화 25년의 우울한 풍경을 이룬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25년이라는 한 순환의 문턱에서 관찰되는 기이한 현상들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권력의 방송 공공성 훼손, 그리고 비례대표 선출 부정 등은 우리 민주주의의 지반이 얼마나 허약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증거한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말의 독점, 권력의 독점, 자본의 독점에 맞서는 것에 있다. 보수든 진보든 지속적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결국 말과 권력과 자본의 과두제적 철칙에 갇히게 된다는 것을 지금 목도하고 있다.
어디로 갈 건가. 민주주의는 더 많은 자유, 더 많은 평등을 향해가는 부단한 과정이다. 동시에 활발한 소통 및 치열한 논쟁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를 지속가능한 현실로 제도화하는 과정이다. 다시 강조하자면, 민주화 시대가 지나가더라도 마스터 프레임으로서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가장 소중한 가치다. 바로 이 점에서 우리 사회는 지금 ‘민주화에 대한 성찰적 민주화’라는 새로운 역사적 과제에 대면해 있다고 봐야 한다.
‘현대식 교량’으로 돌아가면, 김수영은 “그들의 나이를 찬찬히 소급해가면서 새로운 여유를 느낀다”고, “새로운 역사라고 해도 좋다”고 말한다. 6월항쟁 25주년의 중간 결산은 200일도 채 남아 있지 않은 12월 대선에서 이뤄질 것이다. 민주화가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소중한 가치인 만큼 누구도 독점할 순 없다. 하지만 민주화 시대를 연 진보개혁 세력이 이렇게 뜻 깊은 해에 새로운 역사를 주도하지 못하고 위기에 처한 것을 바라보는 마음은 적잖이 쓸쓸하다. 진보개혁 세력의 분발을 기대한다.
= 민주주의에 대한 미안함과 뒤늦은 짝사랑. 그리고 부끄러움.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