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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7 13:27
‘이해찬 견제’ 보수신문, 또 민주당 경선 개입 | ||||||||||||||||||
[비평] 민주당 대표 경선 보도, 언론 ‘음흉한’ 속내 엿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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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십시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4월 6일 민주당 대선후보 인천지역 경선에서 보수신문의 경선 개입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중진 정치인들도 보수신문의 기사 한 줄에 벌벌 떨던 시절이었지만, 노무현 당시 후보는 언론에 고개 숙이고 비굴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정치인 노무현과 보수신문의 ‘악연’은 한동안 이어졌다. 2009년 검찰의 ‘정치 수사’ 논란 속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인격살인’ 여론몰이를 주도했던 주체도 바로 보수신문이다. “감히 우리의 권위에 도전을 해. 밤의 대통령이 누구인지를 모르는 것인가”라는 으름장일까. 현실 정치에서 보수신문과 맞서는 정치인은 정말 손에 꼽을 수준이다. 여당은 물론 야당 의원들도 대부분 적당히 ‘좋은 관계(?)’를 맺으려 노력하기 마련이다. 진보정당 의원 중에서도 그런 의원들이 있었다. 보수신문이 장악한 신문 시장에서 그들의 막강한 의제설정 능력이 여론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수신문의 스탠스가 저녁 방송뉴스에는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아는 정치인이라면 감히(?) 보수신문과 맞설 생각을 하기 어렵다.
보수신문의 프레임 주도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SNS 발달로 인해 언론의 정보 독점권은 많이 약화됐지만, 보수신문이 교묘하게 설정해놓은 프레임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서도 이런 흐름은 엿보인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보수신문이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이해찬 후보를 견제하는 모습은 주목할 부분이다. 8명의 후보 가운데 왜 이해찬 후보를 껄끄럽게 여기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보수신문과의 오랜 악연 때문일 수도 있고, 이해찬 후보가 야당 대표가 되지 않는 쪽이 보수신문이 바라는 ‘이명박-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을 수도 있다. 이해찬 후보는 6일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에게 제발 이성의 자리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 메카시적 광풍으로 대선을 치르겠다면 이는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해찬 후보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도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의 신매카시즘 선동,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보수신문의 이해찬 후보 ‘융단폭격’이 이어지자 이해찬 후보가 직접 보수언론의 ‘신매카시즘 선정’이라면서 정면 대응을 천명한 셈이다. 보수신문의 이해찬 후보 때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6일 사설에서 “이런 민주당에 정권을 맡겨도 좋을지 고민만 깊어 간다”라면서 이해찬 후보를 겨냥했다. 동아일보는 6월 7일자 6면 <대세론 꺾인 이해찬, 역색깔론 노이즈마케팅>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보수신문이 이해찬 후보를 집중 공격해놓고 그것에 대해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히자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인식을 보인 셈이다. 그러면서 이해찬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유도하는 내용도 기사에 담았다. 동아일보는 “당내에서조차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자충수’라는 비판도 나온다”라면서 “수도권 3선 의원은 ‘막말로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다. 황당한 전략이다. 민주당 지지층이 비상식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이냐. 뭐냐’고 평가 절하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보도는 실명이 아닌 ‘익명’이라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민주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해찬 후보와 경쟁하는 쪽의 ‘비판 의견’을 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결국 민주당의 보편적인 정서라기보다는 동아일보가 듣고 싶은 의견일 수 있다는 얘기다.
조선일보는 6월 7일자 <야, ‘북 비판하면 평화 깨진다’는 엉터리 주문서 해방되라>라는 사설을 내보냈다. 조선일보는 6월 6일에 이어 6월 7일자 사설까지 ‘이해찬 때리기’를 이어간 셈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6월 6일자 사설이 이해찬 후보에 대한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면 6월 7일자 사설에서는 문재인 손학규 등 민주당 대선주자의 의견을 인용하면서 이해찬 후보를 돌려쳐서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손학규 띄우기가 아니라 이해찬 후보 비판의 목적으로 그들의 주장 일부를 인용했다는 얘기다.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해찬 후보를 거들었던 김한길 후보 역시 조선일보의 비판 대상이 됐다. 민주당 대표 경선 막판 보수신문의 논조에는 뚜렷한 흐름이 엿보인다. 바로 이해찬 후보 견제다. 다른 후보에 대한 비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양과 질 측면에서 이해찬 후보와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수신문 의도가 무엇이었건 야당 대표 경선 보도와 관련해 특정 후보를 집중 견제하는 행위는 분명 논란의 대상이다. 이런 모습이 과연 민주당 대표 경선만 해당되는 일일지도 생각해볼 대목이다. 조만간 열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보수신문의 막강한 의제설정 능력을 활용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1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판이 생각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지적은 이것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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