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사 삭제를 두고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과반 이상의 국민들이 김재연은 무조건 사퇴보다 진실규명이 먼저라고 답한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 기사가 몇 시간도 안돼서 온 데 간 데 없이 증발해버렸다”며 “당원들이 그 기사를 보고 너무 반가워서 페이스북에 링크해놓기도 했는데 기사 연결이 안 된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게시판 등에서는 ‘유도질문 아니냐’와 ‘기사 삭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두고 해당 조사를 실시한 여론조사 기관과 기사를 작성한 한겨레 기자는 유도질문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KSOI의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1일 “기존에 나왔던 (통합진보당 관련 여론조사) 문항 자체와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기존의 문항과는 차이가 있고 아예 별개의 문항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사퇴여부랑 동일한 말이 아닌데 그렇게 인식될 여지가 있어서 (해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을 붙여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를 작성한 김보협 한겨레 기자는 1제가 설계한 문항은 사퇴에 대한 찬반 여부가 아니라 각각의 주장에 대한 공감 여부를 묻는 것이라며 그게 이상하거나 유도문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기자는 해당 문항 설계에 대해 기자들이나 다른 사람들한테도 아주 상식적인 것은 진상규명, 의혹이 있을 때 명확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대안 제시 같은 게 하나의 문법같이 굳어져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전자의 문항이 과반이 나왔을 수 있다”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거의 모든 매체가 이미 이 사안의 경우에 부정과 부실이 드러났으므로 두 의원과 비례대표는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대부분의 언론이 기사화했던 것 아닌가. 여론조사 응답자들도 그것에 영향을 받아 (이같은 결과에) 의아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겨레 기자는 자신의 기사가 삭제됐다는 것을 삭제된 뒤에도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기자는 앞서 지난 31일 밤 저도 삭제된 걸 몰랐다가 조금 전에 처음 알았다이 기사가 왜 빠졌는지 온라인 편집팀에 물어보니, 원래 기사로 나가지 않기로 한 것이었는데 소통 착오로 온라인 편집팀에서는 지면에 올라가는 기사라고 생각해서 올렸다가 지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김 기자는 애초 기사계획에 올라있었으나 (기사를 선택하는 것은) 데스크 고유의 판단이라는 것을 존중하지만, 자세한 경위를 알아보는 중이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기사계획에는 있었지만 자칫 조사결과가 혼란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뺐다고 설명했다.

임석규 한겨레 정치부장은 “여론조사 회사에서 결과에 대한 분석을 보내왔는데 ‘단순 사퇴여부만 물어보면 사퇴 여론이 훨씬 높이 나올 것으로 보이니, 조사결과 해석에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며 “독자들에게 다른 정확한 여론조사로 읽히기보다는 독자들이 사퇴여부로 해석하면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싣지 않기로)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나중에 그게 소통 착오로 온라인상으로 나갔다가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맛에 맞지 않는 조사결과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임 부장은 “그동안 한겨레의 정치적 입장과 반대되는 기사, 여론조사를 숱하게 내보냈다”며 “한겨레는 당권파, 비당권파 인터뷰 모두 했다. 이석기 인터뷰도 싣고, 유시민 인터뷰도 싣고 다양한 입장을 반영했다. (해당 여론조사 기사를 삭제한 이유가) 전혀 예단, 정치적 의도, 편견 이런 것에 의해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