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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31 21:17
통합 진보당 사태의 전모
번호 120442 글쓴이 카맥 조회 1017 누리 72 (147,75, 23:14:11) 등록일 2012-5-30 23:47 대문 16
나는 진보당의 평당원으로서 그동안 이쪽 저쪽에 얽매임 없이 활동해 왔다. 민주노동당 시절에 당도 내손으로 가입했고, 소위 당권파측 인사들과도 교분을 나누었고, 통합 이후에는 참여당측 인사들과도 교분을 나누었다. 이번 총선 전후 ‘경기동부’논란 때부터 시작해서 최근 중앙위 사태까지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 많아 여러 구 당권파측, 신 당권파측 인사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비로소 이 사태의 본질과 원인에 대해 나름 정확한 인식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글을 쓰면 당연히 너도 당권파냐? 하겠지만 굳이 본인에 대해 나름 정의를 내린다면 친 당권파 사람 정도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내 나름 많은 생각과 대화 속에 얻은 결론은 이번 사태는 당권장악에 눈이 먼 신 당권파의 물불 안 가리는 권모술수와 자주파에 대한 히스테리적 경멸의식을 가지고 이들과 철저히 동맹을 맺은 일부 진보언론, 이 기회에 진보당을 쪼개 대선 승리의 쐐기를 박으려는 보수세력, 보수언론의 요구와 의도가 절묘하게 결합된 걸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장장 한달 가까이, 그것도 소외받는 정치세력이라 할 수 있는 진보당 내부의 일이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는 현 상황을 도저히 설명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자, 진보당 내의 민주주의와 상식을 세우기 위해 한국의 거의 모든 언론이 총동원되어 당내 분란 상황을 1면 톱으로, 그것도 한 달 가까이 올린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나?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도 언론이 이렇게까지 반응했나? 상식있는 사람이라면 대통령 탄핵이 더 큰 사안인지, 아니면 13석짜리 진보당 당내 분란이 더 큰 사안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신당권파의 패악질도 큰 역할을 했지만 더 눈여겨봐야 할 것은 수구 보수 세력의 준동이다. 예전부터 봐왔지만 이들은 심상정, 노회찬등을 비롯해 노동운동내 좌파그룹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위협이 안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들 세력이 좀 더 커서 자주파 진영과 갈등과 대립이 더 격화되기를 바라고 있을 지도 모른다. 보수세력과 정권이 진짜로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자주파의 정치적 진출이다. 더군다나 이들이 국회등에 떼거지로 몰려오는 상황이라면... 이들에겐 악몽같은 일일 것이다. 국가보안법, 6.15 선언, 평화협정, 미군철수, 한미FTA등 하나같이 수구 보수세력의 존립근거와 관련된 문제들을 국회라는 헌법기관, 정치무대에서 제기하고 싸우려 들 터이니 말이다. 더군다나 좌파들은 하지 못하지만 자주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바로 야권연대다. 굳이 자주파의 통일전선 이론을 말하지 않더라도 진보당 내에서 민주당과의 야권연대를 유시민이 할 수 있나? 심상정이 , 노회찬이 할 수 있나? 야권연대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있었지만 어째든 야권연대의 주역은 당내 자주파였다. 이정희 대표가 자주파를 대변하는 사람이라거나 그들의 아바타라는 말은 듣기에도 좀 졸렬하고 유치한 공격이지만 이정희 대표가 당내 자주파와 같은 노선을 걸어왔던 것 만큼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자주파와 같은 노선을 가지고 이정희 대표는 지방선거, 서울시장 보궐선거, 총선까지 자신에게 맡겨진 역사적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 냈다. 야권연대를 비롯해 진보 통합에 이르기까지 진보정당 앞에 놓인 역사적 대업을 다 이루어 놓고도 이렇게 어이없게 퇴장을 당하는 것을 보며 그를 지지하는 한 개인으로서 가슴이 미어진다.
야권연대의 주역은 직설적으로 말하면 진보당내 구 당권파이고 자주파였다. 그래서 수구 보수세력 입장에서는 이들을 박살내면 야권연대 자체도 파괴할 수 있고, 야권연대를 파괴하면 정권 재창출의 8부능선은 넘는 것이니 신 당권파들의 분탕질이 눈물 나도록 고마웠던 것이다. (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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