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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30 08:53
피아노(전자 피아노) 가격이 만만치 않다.
아들은 무려 한달째 피아노를 사달라고 조른다.
"선생님처럼 잘 칠 수 있어 그러니까 피아노 사 줘!'
어젠 친구 집에서 동화책을 꺼내 놓고 피아노 연주를 했단다. 아들은 건반에 책 올려 두고 두드리면 피아노를 치고 있는 것이라 믿는다. 치는 폼이 그럴듯 하다며 아내도 은근 부추기고 있다.
지금 피아노는 무리다. 무리라기 보다 과소비다. 아내라도 피아노를 칠 줄 안다면 울며 겨자 먹고 살 수도 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우리 집에는 피아노 칠 줄 아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아들이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피아노를 구매해야 하는 걸까?
아들은 고단수 조르기에 들어 갔다. 밥을 먹다가도 밥 다 먹으면 피아노 사 줄 거야, 놀이터에서 놀다가도 철봉에 매달리며 이 거 잘하면 피아노 사 줄 거야, 심지어 자전거를 타면서 여기 몇 바퀴 돌면 피아노 사 줄 거야...... 그러다 뜬금 없이 피아노 사러 마트 가자.
매사에 내기를 걸며 천연덕스럽게 조르는 아들을 보면서 지름신이 들락날락 거린다.
교묘한 아들 수법에 당할 날만 남은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한다. 하도 답답한 마음에 아내에게 숙제를 줬다.
'최소한 학교 종이 땡땡땡 이 거라도 강이가 치면 그 때 피아노 사자...'
그런데 아들 아빤 정말 피아노가 필요 없다고 생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