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가 29일 세종·충북지역 현장투표에서 승리했다. 김 후보는 3연승을 거두며 추격세에 탄력을 받았다. 이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세종시)가 포함된 이날 경선에서도 패배, '대세론'에 일격을 당했다.
김 후보는 충북 청주 **타워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충북 대의원 현장투표에서 226표를 얻어 158표에 그친 이 후보를 68표차로 눌렀다.
민주통합당 김한길 후보(왼쪽)가 29일 충북 청주시 ****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충북지역 순회투표 경선에서 정견발표를 한 뒤 단상에서 내려오는 이해찬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kyunghyang.com
누적 투표수에서도 김 후보는 1742표로, 이 후보(1755표)와 격차를 13표로 줄이며 재역전을 노리게 됐다. 3위는 1067표의 강기정 후보가, 4위는 1038표를 거둔 추미애 후보가 각각 차지했다. 이어 조정식 후보는 798표, 우상호 후보 795표, 이종걸 후보 634표, 문용식 후보 275표 순이다.
대의원 표심은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라는 '이·박 담합'에 싸늘했다. 8차례 지역 순회투표에서 김 후보가 5번, 이 후보가 2번 승리한 것이 보여준다.
김 후보는 최근 3연승을 하며 상승 기류가 확연하다. 이·박 담합을 등에 업고 '이해찬 대세론'을 내세웠지만, 실제론 이에 반발하는 '김한길 대안론'이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는 이날 결과 발표 후 "나 자신도 생각하지 못한 지역 연고와 계파를 뛰어넘는 승리"라며 "(당 대표가 되면)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와 정권교체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대전·충남과 문재인 상임고문의 지역 기반인 부산에서만 승리했을 뿐이다. 특히 세종·충북 패배는 뼈아프다. 충청은 그의 연고지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현장 연설에서 "내 고향이 충남 청양이고 어머니 고향은 충북 충주이며, 내 지역구는 세종시다. 모두가 충청도에 다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지역구인 세종시 대의원이 36명에 불과해도 예상보다 격차가 크다. 지역 출신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고향 투표' 성향에 기댔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민주당 경선은 이제 30일 강원, 31일 전북 경선으로 이어지는 순회투표 종반전에 들어간다. 그러나 쫓기는 이 후보의 기세가 꺾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 후보와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다.
두 지역 모두 계파색이 옅다는 점에서 김 후보가 우세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강원은 총선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한 데 책임론이 있고, 전북에는 대선 예비주자들인 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모두 '이·박 담합'에 우호적이지 않다.
관건은 전체 대의원의 48.8%를 차지하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이다. 김 후보는 1위로 전북 경선을 마무리한 뒤 수도권과 당원·일반 시민 모바일 투표로 분위기를 이어가 역으로 '김한길 대세론'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수도권에서 반전을 꾀해야 하는 엇갈린 처지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