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재단 홈피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바뀐 것을 며칠 전에 알았답니다.
노짱님이 보우하사(?)저는 잘 지내면서 직장 생활도 하고 있습니다.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3주기네요.
아침에 제 마음을 담은 글을 끄적대보았습니다. 다른 곳에 올렸지만 이곳에 가장 먼저 올렸어야 했다는 후회를 합니다. 새벽이 지나 새 날이 밝아오는 시간에 추도식 동영상을 보며 허접한 글을 올립니다.
*당신을 한 시도 잊지 못하는 저희 노영동 어느 님이 만든 영상을 봅니다.
오늘이 당신 가신 지 벌써, 벌써 3년입니다.
저는 그래도 잠을 자고, 배고픔을 달래겠다고 빈 솥 열어보고는 밥을 합니다.
맨밥을 먹을 수는 없어서 반찬을 만듭니다.
당신이 새벽 여명을 보시던 그 순간을 잊은 것도 아닌데
산자들의 몸짓을 하고 산자의 생각을 합니다.
조금은 조금은 잊혀질 줄 알았습니다.
며칠전 당신께 인사드리러 다녀왔으니
그래도 조금은 가슴이 덜 아플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영상으로 당신께 대한 사랑을 전하는 어느 님의 작품을 보고
그만 울음이 쏟아집니다. 뜯어진 주머니속 물건이 흐르듯 눈물이 쏟아집니다.
큰소리로 울어도 곁에 아무도 없으니 당신으로 하여 마음껏 울 수 있습니다.
저같은 사람은, 저같이 보잘것없는 사람, 중년 넘도록 무엇 하나 한 일 없는 사람은
때가 되면 밥먹고, 때가 되면 잠자고 때가 되면 책나부랭이나 읽으며 잘만 사는데
당신은 태산같은 소명을 두고 어찌 그리도 매정하게 홀연히 떠나신건지!
당신이 지금 여기 계셨더라면 얼마나 더 큰 고초를 겪으셨을지를 능히 짐작하면서도
그래도 아버지의 넓은 등마냥 든든한 벽으로 남아계셔주기를 바라는
이 쓸쓸한 이기심이 불에 덴듯 아프고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어찌할 수 없지만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소명을 시민으로서의 끈을 놓지 않으려했던 당신 흔적을 들으며
저의 염치없는 바램이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가슴시린 위안을 합니다.
그곳에서는 잘 계시는지요?
지긋지긋해서 이쪽으로는 오줌도 안 누고 싶으신지도 모르지만
가슴 한 구석이 삽으로 떠낸듯 허하고 아파도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들 때문에라도 부디 그 시선, 그 마음 거두지 마십시오.
오늘 이처럼 힘든 시간. 주변을 둘러봐도 회색빛 재속에 작은 불씨마저 보기 어려운
봄은 봄이로되 봄이 아닌 이 날 깊은 한숨을 먼저 내쉼을 용서하십시오.
아프고 힘들어서 아니 희망이 한 때나마 절망에게 눌려버려서
무릎이 꺾이고 마음이 깨지고 상처에서 핏빛이 선명한 시간.
전망을 이야기하는 입술마저 허무하다 느껴지는 이 시간.
그래도 당신이여!
침묵하지 마소서.
하늘과 땅, 산 자와 망자의 거리에 묶이지 마소서.
강물처럼 오소서.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오시어
지금은 그저 함께 해주십시오. 막걸리잔 나누며 그저 함께 해주십시오.
지금은 그런 때입니다. 대통령님!
당신 향한 눈물은 그치지 않을지라도, 우리 가슴에 형형색색으로 낙인이 찍혀도
지금은 그런 때입니다. 3년이라는 꽃송이를 날리는 그런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