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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2 22:12
내일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3주기입니다.
기득권을 유지하지 않고 적진 한 가운데로 뛰어들어갔기에 바보였고...
최고 지도자로써 권력을 사유화하거나 이용하지 않아서 더 바보였고...
새로운 권력에 잘 보이고자 경향과 한겨레 같은 진보 매체들도 하이에나처럼 까댔지만 그것도 다 운명이라 해서 더더욱 바보였던 당신이 생을 마감한 날입니다.
수구적 보수 세력은 그런 바보 노무현을 대통령의 자리에 올려놓은 국민들이 무서워 온갖 공작정치에 공안몰이까지 아예 진보 세력의 추모 열기를 싸늘하게 얼려버리려 합니다.
노통은 하늘에서도 그러려니 하면서 가느다란 한숨이나 한 번 내쉬면 그것이 다이겠지요.
이승에 남겨놓은 식구들과 정치적 동지들의 하루하루를 내려다 보며 담배 한 대 태우고 계시겠죠.
보수가 정권을 탈환하면 나라가 거덜날 것이라 했던...
그래서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던 것을 우리는 이제야 그 진의를 알게 되나 봅니다.
기업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이명박의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덕을 본 기업들도 있습니다.
인위적 환율 개입 때문에 몇 몇 수출 기업들은 2008년 금융위기를 넘길 수 있는데 도움이 되었죠.
하지만 수입단가가 갈수록 높아져 이제는 그 효과도 사라졌습니다.
어떻든 그런 기업 관계자들마저 노무현 시절을 그리워 합니다.
정권 눈치 보며 일할 이유가 없었으니 그 동안 기업의 발목을 잡아왔던...
그래서 나중에 정권이 바뀌면 얽혀 들어가 옥살이를 할 수밖에 없었던 정치자금 상납을 하지 않아도 됐으니까요.
그나마 축적된 자본과 경쟁력이 있는 대기업은 그것을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부분에서 일본이나 독일 등 경쟁국에 뒤지는 생산성 때문에 노동시간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기업들은 관치의 칼날에 휘둘리며 정치자금 상납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툭하면 대기업 때리기를 하면서 공정위, 국세청, 감사원, 국정원을 투입해 표적 사정을 하지 않나...
그렇게 입으로는 시장 논리를 주창하면서도 정치적 필요성 때문에 그와 정반대로 기업 옥죄기는 어디 한두 번이었습니까?
가뜩이나 높은 투자율을 기록해 토건족 나라가 된 대한민국인데...
이제는 산업연관율과 부가가치가 대폭 줄어든 토건공사에 올인하지 않나...
뉴라이트 계열 단체와 관변단체의 후안무취한 기부금 압력에 시달려야 하지 않나...
이건 기업하기 위해 정치권 눈치만 봐야 하니 죽을 맛이지요.
헌데 기업 현장에서 더 두려워 하는 것은 박정희와 따로 뗄 수 없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
박정희의 딸이고 그 밑에서 자라나 성인이 된 사람이라 그 당시의 방법에 익숙한 것은 아닐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만에 하나 박정희 식 통치가 조금이나마 되풀이 된다고 하면 그것은 과거로의 무한회귀이자 파멸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안몰이식 우경화를 보십시오.
전형적인 박정희의 유령이자 잔재입니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통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민주주의는 정치적 자유에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경제 개혁은 그를 둘러싼 모피아와 토건족에 의해 좌절됐지만, 우리는 마음껏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누렸습니다.
아파트 가격 상승에는 노무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니라 모피아와 토건족들의 연합공격의 작품인 것도 알게 됐습니다.
당신이 각종 부동산 규제를 들고 나와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킨 것에서 우리는 그 회한의 실패가 누구 때문에 발생했는지 알게 됐지요.
그런 다음 이명박을 겪으면서 우리가 튼튼하다고 믿었던 민주적 절차의 공정성이 하루 아침에 무너져 내리는 것을 똑똑히 목도하였습니다.
아무리 시스템이 좋아도 권력 놀이에 빠져버린 자가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이렇게도 귀중한 것인지 비로소 깨달았고...
정권의 나팔수로 회귀한 방송의 예속화와 상업화, 선정성 강화, 낙하산 사장의 비민주적 행태를 접하면서 언론의 자유도 공허한 헌법적 가치임을 알게 됐습니다.
모두가 거수기와 날치기 패거리로 대변신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완벽한 트랜스포머는 영화보다도 더 트랜스포머적이었습니다.
사법부에선 신영철 대법관이 끝내 자리를 지켰고...
화살이 부러졌으며...
이번에는 법관의 SNS 사용 가이드 라인까지 만들어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권리까지 침탈하는 것에서 대법관과 헌법재판소 성원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검찰이요?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말하는 자체가 수치이니까요!!!!!!
그밖에도 말하려면 하루 종일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하면 무엇하겠습니까?
이 땅의 국민들은 지난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에서 옷과 색깔, 간판만 바꾼 새누리당에 더 많은 투표를 했으니...
우리나라 국민들 과거의 경험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는 족속인가 봅니다.
통진당 사태에 검찰 투입을 찬성하기까지 않나...
전세계에서 최악의 정권으로 판명된, 그래서 국민의 삶이 파탄난 종북주의자 두 명의 국회의원 때문에 체제가 전복될 수 있다며 진보 죽이기에 동참하지 않나....
꼴뚜기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고 이제는 진보라면 이 땅에서 싹쓸이를 원했던 수구주의자들이 나와 진보를 정의하고 훈계하고 미래상을 제시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허허허... 노무현 대통령님, 이 나라 정말 골 때리지 않습니까?
경제 위기가 목전에 닥쳤는데 온통 통합진보당의 검찰 압수수색에...
당신 재임시 외에는 단 한 번도 공영방송인 적이 없었던 KBS의 옴부즈맨 사퇴나 떠들어야 하지 않나...
이 막가는 나라의 하루하루가 정말 허망하지 않습니까?
노무현 대통령님, 검찰은 당신의 3주기에 맞춰 자꾸 어리석은 형님인 노건평 씨를 들먹입니다.
피의자 혐의 사실을 공표하지 않나...
효과를 다하자 슬쩍 꼬리를 거둬들이지 않나...
방송은 이것을 받아 대대적으로 보도하지를 않나...
그 동안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당신의 3주기와 관계된 보도와 뉴스들이 종적을 감췄고...
그 사이사이 이명박 멘토와 측근들의 범죄 행위의 정도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으니 이게 무슨 민주주의 국가입니까?
부패와 반칙이 횡행하는 사기꾼들의 나라이지요.
당신이 그립습니다.
그때의 자유가 그립습니다.
당신을 뽑아놓고서도 나 몰라라 했던 저로써는 감히 당신의 3주기를 맞이할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당신의 진의를 의심해서.
사죄합니다, 박정희의 망령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박근혜를 대통령에 가장 근접한 자로 만들어 놓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