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내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죠? 그렇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서거하신지 꼭 3년
이 되는 날로써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그런 가슴 아픈 날이겠지요. 당시 TV화면에 갑자기 비친
노무현 대통령 서거라는 정말 깜짝 놀랄 속보에 설마..라는 생각으로 다시 보고 또 보았지만
그건 결코 오보가 아니었습니다. 다들 놀랐습니다. 지나가는 행인들도 놀라고 집에 있었던
이들도 놀라고,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던 이들도 놀라고,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듣던 이들
도 놀라고..
그렇게 온 국민이 놀라며 충격에 빠졌던 바로 그날.. 그날은 언제나 국민들 마음속에 아픈 시
간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애꿎은 담배도 많이 피워댔지만, 쓰디쓴 소주도 거침없이 마셔댔지만, 이건 그냥 꿈
에 불과할 거야 최면을 걸며 잠이 들었지만 다음날 잠에서 깨고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는 사
실이 정말 믿기 싫더군요. 이렇게 허무하게 가시다니.. 이렇게 허무하게 떠나시다니..
노무현 대통령님.. 아니 바보 노무현.. 당신의 선택은 결코 옳지 않았습니다. 왜 그러셨습니
까? 왜 끝까지 바보 같은 행동을 하셨습니까? 재임 시 비록 수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
며 뭐라 했지만, 저럼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냐 핀잔도 많이 주고 존경하지 않고, 대우해주
지 않았지만..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으시는 가운데 그 누구도 쉽게 편 들어 주지 않는 현실에
서..
외로우셨겠지요. 담배 한모금이 절실하셨겠지요. 때론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이리 힘들 줄 몰
랐다 울고도 싶으셨겠지요.
하지만 당신의 선택은 옳지 않았습니다.
비록 대통령이라는 직함에 대해 다들 고개 숙이기를 꺼렸지만 그 대통령 직함을 내려놓고 고
향으로 내려가셨을 때 국민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노무현이 과연 이런 사람이었나? 바보
노무현이 이렇게 따뜻한 사람이었나?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국민을 이렇게도 사랑했었나? 이
름만 들어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대통령까지 했던 사람이 이렇게 고개를 숙여 인사해도 되는
것인가? 두손으로 공손히 술을 따르다니..
동네 가게에서 담배도 피워대네? 막걸리 한잔에 얼굴도 불그스레하네? 저 사람 대통령 했던
사람 맞아? 자전거에 손녀를 태우고 농로를 달리는 저 사람.. 노무현 맞아? 땅바닥에 털썩 주
저앉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저 사람.. 저 사람이 대통령이었다는 말인가?
그제서야 국민들은 수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노무현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얼마나 국민을
사랑했고, 얼마나 나라를 사랑했던 사람인지.. 그리고 알기 시작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그
렇게 안 봤는데 정말 대단한 거 같아.. 정말 친근하게 느껴져.. 정이 가.. 저것 좀 봐봐.. 사랑
한다 하트를 그리고 있네..
90도로 인사하시는 것 좀 봐봐.. 너무 겸손해..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었다니 믿기지 않아..
내가 손가락질까지 했던 사람이 맞아? 내가 욕했던 그 노무현 맞아??.. 요즈음 인기 좋다는
데 우리도 얼굴 한번 보러 갈까?.. 그렇게 사람들은 노무현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고 마치 옆
집 아저씨 대하듯 했는데..
그냥 가만히 계시지 왜 쓴소리를 하셔가지고.. 그냥 농사나 짓고 계시지 뭐하러 정부에 대해
그러지 마라, 이래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뭐하러 간섭하셨나요? 답답하셨나요?
답답해도 좀 참지 그러셨습니까? 그냥 바보 노무현으로 계시지 뭐하러 그러면 안 된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드셨습니까? 안 그래도 되셨잖아요.. 그냥 우리 곁에 영원히 바보 노무현으로
남아계실 것이지 뭐하러 부도덕에 대해, 비상식에 대해 잔소리를 하셨습니까? 뭐하러 민주
주의에 대해 떠드셨습니까? 무엇 때문에 그러셨습니까?
그리고 왜 가셨습니까? 누가 가라 허락했습니까? 당신이 그렇게 사랑했던 국민이 허락도 하
지 않았는데 바보처럼 훌쩍 떠나버리셨습니까? 왜.. 왜.. 그래서 당신이 틀리신 겁니다. 당신
의 선택은 옳지 않았던 것입니다.
국민을 버린 것이 아니고 무엇이라는 말입니까? 지금 너무도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많은 국
민들이 안 보이십니까? 그냥 묵묵히, 아니 그저 옆에만 계셔도 국민이 힘을 얻지 않겠습니
까? 우리 마음을 알아주는 노짱이 있어 마음만이라도 든든하다, 이 힘든 세상 같이 한번 살
아봅시다 힘이라도 낼 텐데..
노짱이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노무현 대통령님..비록 떠난 뒤에 그 참된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미우시겠지만, 그래서
원망도 많이 하셨겠지만..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바보 노무현이 얼마나 소중한 대통령이었
는지.. 그리고 이런 대통령.. 또 볼 수 있을까.. 후회하고 후회하며 다시 제2, 제3의 노무현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겠지요.
거기에 말로만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 외치는 사람들.. 반성하라 말하고 싶군요. 말로만
노무현 가치를 이어받겠다, 말로만 나도 바보 노무현이다, 말로만 나도 노무현처럼 국민을
서민을, 사랑한다 떠드는 소위 말하는 정치인들.. 반성하십시오.. 당신들이 지금 하는 행동..
진정 노무현이라는 이름 석 자를 거론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
십시오.
그리고 양심에 찔리는 게 있다면 함부로 노무현을 말하지 마십시오. 국민은 바보가 아니랍니
다. 지금 저 사람들이 노무현 이름을 팔고 있는 것인지 진정 바보 노무현이 꿈 꾸던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지 아니면 자신을 위해서,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 저 난리를 치는 것
인지 다 알고 있습니다. 제발 함부로 노무현을 거론하지 마십시오. 그 시커먼 속마음 다 아니
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언론에 공개된 노무현 대통령님의 마지막 육성을 여러분들께 전하며 이 글을 마
칠까 합니다.
[2009. 4. 22]
내가 알고 모르고 이런 수준이라는 것은... 다 내 불찰이야.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봉화산이 큰 산맥에 연결돼 있는 산맥이 아무것도 없
고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돼 있는 산이야. 여기서 새로운 삶의 목표 가지고 돌아왔는데 내가
돌아온 곳은 여기서 떠나오기 전의 삶보다 더 고달픈 삶으로 돌아와 버렸어.
각을 세우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하는 정치마당에서 이제 해방되는구나 하고 좋았는데 새로
운 일을 해본다는 것이었는데. 내가 옛날 여기 살 때 내 최대 관심사가 먹고 사는 것이었어.
먹고 사는 것이었어. 근데 그 뒤에 많은 성취의 목표들이 바뀌어 왔지만, 주욱 바뀌어 왔지
만, 마지막에 돌아와서도 또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는데, 지금 딱 부닥쳐 보니까 먹고
사는데 급급했던 한 사람, 그 수준으로 돌아와 버렸어. 어릴 때 끊임없이 희망이 있었는데 지
금은 희망이 없어져 버렸어.
전략적으로라도 지금 이 홈페이지에서 그냥 매달리는 것이, 이미 전세가 기울어버린 전장에
서 마지막 옥쇄하겠다는 것과 같아서, 전략적으로 옳지 않은, 대세가 기울어진 싸움터에서는
빨리 빠져나가야 돼. 협곡의 조그만 성채로 돌아가는 것이지 다른 것은 도망가야 돼. 다른 사
람들은 여기 떠나서 다른 성채를 구축해야 돼.
[2009. 5. 14]
정치가 싸울 수 밖에 없지만 시민들이 싸움에 휘말리면 정치의 하위세력 밖에 될 수 없어. 시
민은 중심추거든. 시민이 할 수 있는 것은 더 좋은 놈 선택하는 것이고. 덜 나쁜 놈 선택 하는
것이다. 근데 그 선택의 기준은 사람에 대한 신뢰성이나 도덕성이나 다 있지만 뭣보다 쟤가
어떤 정책을 할 거냐가 젤 중요해. 나머지는 부차적인 것이고. 나머지는 거기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우리가 유지할 수 있느냐 인데. 그래서 그런 것들이기 때문에 정책에 대한 판단 자료
들을 정책에 대한 판단자료들, 정당에 대한 판단자료, 사람에 관한 판단자료, 이런 것이 뭔가
시민들 사이의 기준을 세워놔야. 그 기준을 세워나가는 작업, 판단 능력을 키우는 것이, 그렇
게 이 나라를 끌고 나가야되는 걸 그렇게 보고 고심들을 해야 하는데...
[2009년 5월 19일 서거 나흘 전..](마지막 회의)
먹고 살 수가 있나? (저요? 예 뭐 와이프가 일단 학교 교사니까요. 그렇게 하면 되고요. 그담
에 뭐 서울에 있더라도 대통령님이 필요한 일 계속 도와드리면서) 그래. 젤 절박한 것이 밥그
릇이 없어지는 것이거든. 그런 절박한 상황이 아니면 이것 저것 해볼 수... 사람이 자존심 때
문에 말 하길 어려워하고. 그런 사정들을 좀 고려해서 혼자 버틸 수 있다면 좀 버티고. 문제
는 전망을 가지고 가야. 사람마다 전망을 가지고, 자기 전망을 가지고 그러면서 여기 공동체
로 내가 참여할 것이냐 이것이 나와야 되는데 그... 일이, 일 자체가 전망이 밝지 않으면 조직
의 전망도 없고, 조직의 전망이 없으면 개인의 전망도 없는 것이거든, 개인 전망, 조직의 전
망, 이런 것을 놓고 일의 전망 이것을 놓고...
담배 하나 주게.. 담배 한 개 주게.. 이 정도 합시다. 하나씩 정리들 해나갑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