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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칼리토'로 본 숙명적인 부조리와 인간, 그리고 조직에 대한 성찰

댓글 2 추천 4 리트윗 0 조회 125 2012.05.16 14:03

 

                   

                                                             영화 '칼리토'의 한 장면

 

7일 이상을 끌어온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로 촉발된 통합진보당 당내 분란이 끝내 폭력사태로 이어진 상황을 애타는 심정으로 지켜보면서 영화 '칼리토'<원제:Calito's Way>가 떠올랐다. 

"쉬고 싶다. 이젠 정말로 쉬고 싶다." 이 영화의 프롤로그는 이렇게 총을 맞고 병원으로 실려 가는 칼리토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 독백은 이 영화의 에필로그를 암시하며, 동시에 삶에 지쳐 죽음의 그림자를 자신의 등 뒤로 영화 내내 짊어지고 다니는 칼리토의 심중을 진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자신을 잊어버리고 영화 속의 칼리토 역에 완전히 녹아버린 음울한 분위기의 알 파치노의 명연기는 섬찟하고도 무섭다. 아니, 그는 그가 왜 위대한 배우인지를 증명하듯 그가 지닌 연기의 향연을 초정밀의 디테일한 면까지도 어김없이 보여주었다. 베이브 역의 숀 펜도 그가 왜 알 파치노의 개성을 이을 연기자인가를 나이브하게 확인시킨다. 또한 스타일리스트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카메라 워크가 작품의 완성도를 더한 이 영화는 우리에게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영화적 미학을 성취하였다. 따라서 우리 시대에 이런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진정 행운이었다. 

칼리토가 출소 후 옛 애인 게일을 만나 카페에 들어가 감옥에서 상담원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한다. "나도 언젠가는 지친다고 하더라구, 항상 뛸 수 없으니 언젠가 멈추어야 한다고 하더군. 교도소 생활이라는 것이 교화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지쳐갈 뿐이지. 지치는 거야." 영화의 후반부, 총을 맞고 쓰러지는 칼리토, 'You are so beautiful' 을 배경으로 칼리토는 자신의 2세와 게일이 바하마 해변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그리며 죽어간다. 그는 지치고 결국 멈춰버린다. 그러므로 이 영화의 원제가 Carlito's way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사람이 오랫동안 떠나 있다가 돌아오면 뭔가 변하지 않은 것이 있기를 기대한다." 칼리토는 출옥하여 보통의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하지만, 인간의 삶이란 자신의 의지로는 어쩔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작용하는 법, 어디 우리네 삶이 생각한대로 그리 녹녹하던가? 손을 끊었다지만 마피아 동료들이 찾아오고, 진정한 친구라고 믿었던 친구 베이브의 배신, 재물에 대한 탐욕, 죽음, 회피하고자 하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피할 수 없는 운명, 그 운명 앞에서 선택하여야 하는 인간 부조리와의 대면, 어쩌면 우리 인간은 안티고네가 가졌던 인간적인 고뇌에서 영원히 해방될 수 없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다만, 죽음으로도 지켜야 하는 사랑이 있을 뿐.

영화 칼리토는 어두운 뒷골목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는 주인공과 그 부조리한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적인 삶을 그렸다면 통합진보당 사태 역시 현재 우리의 진보진영 내부를 지배하고 있는 조직논리의 부조리한 진면목과 구태의 속살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이번 진보당 사태로 인해 이제 이 땅의 진보는 회생할 수 없는 나락이며 절망이냐구? 아니다. 부조리의 원형질은 낱낱이 드러나야 그 해결방법이 찾아지는 법이다. 진보의 미래를 위해서 이런 고통은 차라리 성장통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땅의 진보진영은 조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지난 세월 고통스러운 땀과 희생의 행군을 지속했다. 이번 사태로 그들은 비싼 대가를 치루겠지만 결국 절망과 상처를 딛고 그야말로 진일보할 것이고, 진일보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그들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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