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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웅 피디님 이야기^^

댓글 0 추천 1 리트윗 0 조회 100 2012.05.13 11:47

- 제20회 ‘이달의 PD상’ 선정
KBS 송재헌·한창록, MBC 강지웅, 목포MBC 김경찬, TBS 이채완·김양원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회장 최진용)는 제20회 ‘이달의 PD상’ 수상자로 KBS <생방송 세계는 지금>의 송재헌·한창록 PD 등 6명을 선정했다. 지난 6월 한달 동안 방송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 이번 이달의 PD상 심사는 지난 12일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수상작으로 <생방송 세계는 지금> 외에 푸에블로 나포사건의 미스테리를 파헤친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강지웅 PD, 가야금의 역사와 가야금 산조의 우수성을 입증한 목포MBC 3부작 <천상의 울림 가야금> (사진)의 김경찬 PD, 그리고 한·일 공동월드컵을 앞두고 양국의 교통문제를 집중 분석한 TBS <교통월드컵, 일본보다 앞설 수 없나>의 이채완·김양원 PD를 각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편 시상식은 지난 18일 오후 2시 방송회관 12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 강지웅 MBC 시사교양국 PD ─ <이제는 말할 수 있다-푸에블로 나포사건> 2001. 6 이달의 PD상 수상 소감 **
=2009.3.30일 상타셨던 강지웅 피디님이시구요~~~

 

 

 

아래글은... 시사인에 실렸던 강지웅 피디님 이바구입니다^^

 

'멘붕'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해고된 후 내 행동거지를 본 주변 사람들이 종종 그랬다. "멘붕이시네요." 처음에는 이 말을 '맨붕'으로 알아들었다. 솔직히 뭔 뜻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모르는 티를 내지는 않았다. 속으로 뜻을 헤아린다고 무지 궁리를 했다. 지각을 떠받치고 있는 '맨틀(mantle)'이 '붕괴'됐다는 얘긴가? 요새 지진이 많이 나긴 하니까. '맨(man)'이 붕괴됐다는 얘긴가? 여성 우위 시대이고 남성성이 무너졌으니까.

한참 지나서야 제 뜻을 알게 됐다.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상황'이라고 했다. 멘붕의 뜻이. 해고의 충격이 워낙 클 테니 '멘탈(mental)'이 붕괴됐을 거라 짐작한 주변인들의 염려였던 것이다. 공정방송 하자고 파업했는데 돌아온 게 가혹한 해고의 칼날이었으니 정신적인 충격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런데 멘붕은 이미 이 시대의 표지어(標識語)가 돼버리지 않았나?





강지웅 (MBC 프로듀서, 2012년 4월2일 해직)

MB 정권을 겪은 사람들에게 멘붕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인지도 모른다. MB 정권이 출범한 2008년부터 그랬다. 2008년 상반기. 난 다행히도(?) 한국에 없었다. 미국 연수 중이었다. 연수를 마치고 6월 말쯤 귀국했을 때조차도 난 내가 몸담았던 < pd첩 > 이 얼마나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내가 첫 출근을 한 날이 바로 조·중·동이 1면에, 번역작가(자칭) 정 아무개씨의 발언들을 무차별 인용하며, < pd첩 > 에 융단폭격을 가하던 바로 그날이었다. 그날 이후였다. < pd첩 > 제작진에 대한 온갖 소송, 강제 구인 시도, 결국 체포까지 1년여가 넘는 무자비한 탄압이 정권과 조·중·동에 의해 가해졌던 게. 난 사실 그때부터 멘붕이었다.

2008년, 내가 알던 나라가 아니었다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졌다. 정부와 사법기관, 보수 언론들은 한입으로 < pd첩 > 을 난타했다. 국민보건권을 지키기 위해 '한·미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언론으로서 당연한 감시 의무를 행했을 뿐인 < pd첩 > 을 마녀사냥하듯이 잡도리했다. 온통 이해할 수 없는 일투성이였다. 내가 알던 나라가 아니었다. 21세기의 시곗바늘을 1970~1980년대 군부독재 시대로 되돌려놓은 듯했다. 최소한 절차상의 민주주의는 완성됐다고 여겼던, 언론 자유로 상징되는 표현의 자유는 세계 그 어느 나라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거라고 자부했던 내 긍지는 처참히 무너져내렸다.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언론 자유는 어느 정도 보장됐으니까, 이제는 경제권력·자본권력으로부터 자유를 쟁취할 때라고 후배들 앞에서 열변을 토하던 과거의 내가 다 부끄러워질 지경이었다. 나는 진짜 멘붕 상태였다.





ⓒ연합뉴스 2008년 7월

그리고 4년이 흘렀다. MB의 레임덕이 얘기되고 한나라당의 이름이 새누리당으로 바뀌었다. MB 정권하에서 저질러졌던 많은 불법 행위가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 한때 전횡을 휘둘렀던 이들이 이제는 초라하게 검찰 소환을 기다린다. 하지만 MBC를 비롯한 언론사의 시계는 아직도 되돌려지지 않았다. < pd첩 > 의 광우병 보도가 '무죄'라고 대법원에서 선고했지만 MBC 김재철 사장은 제작진들에게 정직 등 중징계를 내리고 신문 지상에 대문짝만 하게 사과 광고까지 냈다.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감시 기능은 김재철 사장 치하에서 무참히 짓밟혔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2008년 < pd첩 > 을 쥐 잡듯이 했을 때 이미 예고됐던 일이다. 무너져가는 MBC를 보며 나의 멘붕도 계속 진행 중이었다. 그래서 나의 멘붕을 염려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나의 멘붕은 일찍부터 시작됐다고, 해고의 원인이 된 파업은 오히려 그 멘붕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나만 그런 건 아닌 듯하다. 다른 동료 선후배들도 마찬가지로 이미 오래전부터 멘붕이었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석 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파업 열기가 펄펄 끓어오른다는 게 도대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겠는가?

강지웅 (MBC 프로듀서, 2012년 4월2일 해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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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후에.. joon2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