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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3 09:55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자녀에게 거짓말 한 번 안 해 본 아빠가 있을까?
협박이나 거짓말 술수 감언이설 등등 아이를 키우면서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것들이다. 주로 아이의 요구를 포기 시키거나 통제가 필요 할 때 공포 또는 허구나 과장 등으로 아이를 달랜다.
망태할아버지, 도깨비, 요정, 산타할아버지는 어른들 거짓말의 대표적인 등장인물이다. 말 잘듣는 아이를 만드는 비법으로 한 두 번 또는 그 이상 이 등장인물들을 통해 통제해 왔다. 어른들의 변명은 상상력 동화이지만 속내의 실체는 거짓말을 동원해 통제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런 부모의 행태나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세상의 모든 책으로부터 거짓말을 배운다.
나의 거짓말과 아이의 거짓말 그리고 동화의 거짓말들은 어떻게 다른가?
속이는 것은 같은데 부모의 거짓말들은 별다른 문제 없이 관습이고 동화속 거짓말은 상상으로 만들어 낸 예이며 오로지 아이들이 자라면서 속이는 문제는 심각한 범죄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아이에게 상당히 불공평한 일이 된다.
거짓을 통해 아이를 가르쳐 온 건 어른이다. 속이는 본성은 인간 누구나가 다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속이는 이유는 모면이고 과장일 경우가 많다.
거짓말이 정말 나쁠까? 피해를 수반할 때 거짓말이 나쁜 거다. 재밌는 이야기들의 거반이 거짓말 섞인 과장인 걸 놓고 보면 거짓말은 일상 속에 만연한 현상일 뿐이다. 상상의 기본은 거짓이다. 허구의 사실을 통해 창작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영화 드라마 기타 등등은 사실이 아닌 허구의 조작인데 이런 것들을 보면서 거짓말이라며 나쁘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분별력과 구분 이 점에 착안된 접근이 필요한 건 아닐까?
무조건 나쁘다 안된다는 식의 통제가 아닌 인내와 소통에 기반한 관찰과 속내를 살피는 접근을 가져 분별력과 구분을 길러 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내 아들이 요즘 거짓말을 곧잘한다.
'이 거 누가 알려 줬어?'라고 질문하면 대다수는 하늘에서 가르쳐 주었다고 말한다.
그제였다. 새로 산 자전거를 육각렌치로 조이는 걸 아들이 봤다. 그 후로 계속해서 아이는 육각렌치를 들고 자전거를 고친다며 수선을 핀다. 더 고칠 필요가 없다고 한들 아들은 알아 듣지 못한다. 단지 공구를 사용해 자전거를 고쳐 낸 자신이 있을 뿐이다.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자전거를 타라고 하면 아들은 공구를 들고 자전거를 고치는 시늉을 하며 으쓱인다. 내가 다시 질문을 했다.
'자전거 고치는 거 누가 가르쳐 줬어?' 아들은 유치원 선생님이 가르쳐 줬다고 말했다. 그 때 같은 유치원을 다니는 친구를 불러다가 선생님이 자전거 고치는 걸 가르쳐 줬냐고 물었더니 가르쳐 준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순간 아들은 울었다.
아들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자전거를 잘 못탄다. 혼자서는 가지도 못하는 수준 그 게 안타까워 매일 자전거를 태우려 하지만 다른 친구들과 비교 되는 자신의 수준을 안다. 그래서 아들은 다른 친구들보다 자신이 더 잘하는 것이 있다는 걸 드러내고 싶어 했다. 그게 자전거를 고치는 일이다.
거짓을 보이며 가르쳐 온 것은 어른들이며 부모다. 그런 아이들이 거짓을 꺼내 말하는 건 당연하고 그 것을 무조건 야단칠 수만은 없다. 분별력을 알려 주어 적당선을 지키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아이의 잘못은 없다. 아이는 보고 배운 것일 뿐 제 스스로 만들어 낸 성격이 없다. 부모나 주변 환경의 탓을 아이에게 돌리는 건 나쁘다. 제 탓을 뒤로하고 아이의 어느 행동을 나쁘게 생각하는 건 정말 나쁜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