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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노무현 카피라이터' 정철과 '노무현 사진사' 장철영

댓글 1 추천 3 리트윗 0 조회 96 2012.05.12 10:29

대통령에 가려진 노무현의 또다른 모습들
[서평] <노무현입니다>... '노무현 카피라이터' 정철과 '노무현 사진사' 장철영
12.05.11 17:31 ㅣ최종 업데이트 12.05.11 17:31 이한기 (hanki)

2007년 가을. 임기를 6개월여 앞둔 노무현 대통령을 세 차례 만났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청와대 출입기자, 편집국장을 맡고 있던 나, 이렇게 세 명이었다. 그때의 기록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인 2009년 여름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라는 제목의 책으로도 나왔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인터뷰 약속 시간이 되자, 노 대통령이 도착했다. 빠르지는 않지만 달리기 하듯 발걸음을 재촉하며 등장했다. 참석자들이 의아해하자, 노 대통령은 입가에 미소를 띄며 '(참석자들을) 재미있게 해주려고 그랬다'는 거다. 거기서 그의 또다른 모습을 봤다.

 

  
'노무현 대통령 전속 사진사'인 장철영과 '노무현 카피라이터' 정철이 함께 만든 미공개 사진에세이 <노무현입니다> 책 표지.
ⓒ 바다출판사
노무현입니다

그때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이가 노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였던 장철영씨다. 장씨가 그렇게 참여정부 시절 4년여 동안 찍은 사진만 50만 컷. 주로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씨의 모습을 담았다. 공식 일정은 물론이고, 비공식 일정까지 망라돼 있다. 그런 탓에 그의 사진 기록에는 대통령 노무현뿐만이 아니라 자연인 노무현의 '쌩얼'까지 담겨져 있다.

 

사진 한 컷이 주는 여운은 그 어느 것보다 강렬하다. 노 대통령은 퇴임 후 고향인 봉하마을로 내려갔다. 그 시기 노무현이라고 하면, 밀짚모자, 슬리퍼와 발가락 양말, 손녀를 태우고 논밭 길을 달리던 자전거 등이 먼저 떠오른다. 사진 탓이다.

 

동네 '구멍가게'에서 맛있게 담배 한 개비를 피우는 모습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노간지'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진 한 장의 힘이었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뒤에도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건, 바로 옆에 있는 듯 곳곳에서 등장하는 그의 사진을 볼 때였다.

 

<노무현입니다>가 각별한 몇 가지 이유

 

20년만에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선거가 함께 있는 올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3주기가 돌아왔다. '3년 탈상'을 마치는 이 때 출간된 책이 노무현 대통령의 미공개 사진에세이 <노무현입니다>(바다출판사)다. 이 책은 '노무현 카피라이터'라고 불리는 정철과 '노무현 전속 사진사'였던 장철영의 합작품이다. 이 책에 실린 117장 사진 대부분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다.

 

예전에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사진집이 나왔었지만, 이번 <노무현입니다>가 각별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대통령이라는 직책 속에 감춰져 있던 자연인 노무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 옆에 기록된 설명 글은 길어야 서너 문장이지만, 사진에 숨결을 불어넣어주는 훌륭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지근거리에서 관찰하고 기록한 전속 사진사만이 쓸 수 있는 내용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평소 '재래시장을 방문해서 상인들 손이라도 잡아주라'는 비서진의 권유를 여러 차례 물리쳤다. 보여주기 위한 행사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가고 싶지 않았겠는가.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그곳에서 소주 한 잔 걸치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는가." (2004년 3월 5일, 시장에서)

 

"폭설로 농가의 비닐하우스가 망가져 군인들이 대민지원을 나갔다. '손이 차갑네. 장갑도 없이 일하냐? 고생이 많다.' 젊은 군인의 손을 다정히 어루만지고 있다." (2006년 1월 2일)

 

"'셔터 소리는 두 번인데, 왜 플래시는 한 번만 터지는가?' 본관 기념촬영 때 갑자기 물었다. 플래시 충전을 제대로 못해 플래시가 한 번만 터진 것이었다. '그럼 내가 제대로 본 거네?'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결코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이 꼭 확인을 했다." (2006년 5월 2일, 청와대 관저)

 

"휴식 시간에 소파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이불을 덮지 않고 있기에 일단 사진을 찍고 밖에 나가 비서관에게 이불을 덮어주라고 하였다. 그리고 또 한 장을 찍었다." (2007년 1월 31일, 4주년 평가 심포지엄)

 

"노무현 대통령은 연출 사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날은 어쩐 일인지, 청와대 산책을 하면서 '사진 더 찍고 싶나? 한번 찍어 봐라'하며 자세를 잡아 주었다. 손녀와 함께 과자를 먹는 이 사진은 생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었다고 한다." (2007년 9월 13일, 청와대 앞마당)

 

"노무현 대통령은 등산을 하다가 어디에든 편하게 앉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렇게 앉는 것이 비상이었는지 경호원들이 급하게 깔판을 들고 왔다. 하지만 차차 일상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2007년 9월 22일)

 

"봉하마을 마을회관에 첫 빈소를 마련했다. 작고 초라한 상차림에 또 한 번 가슴이 아팠다. 병풍 뒤에 관을 모셨다." (2009년 5월 23일, 봉하마을 빈소)

 

이 책의 또다른 미덕은 '노무현 카피라이터' 정철의 글이다. '나는 개새끼입니다', '오월은 노무현입니다'라는 카피가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유시민은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를 쓸 때 '빙의'되어 글을 썼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러나 정철은 의도적으로 노무현과 거리를 두면서 3인칭 서사로 그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한 번쯤 정철의 글만 쭉 읽어나가는 것도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정철도 이 책에서 '노무현 탓'을 한다.

 

"밤을 새워 술을 마셨던 이유도 노무현이었습니다. / 뜨거운 눈물을 삼켰던 이유도 노무현이었습니다. / 미치도록 감격했던 이유도 노무현이었습니다. / 담배꽁초를 길바닥에 버리지 않은 이유도 노무현이었습니다. /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자 했던 이유도 노무현이었습니다. / 우리의 이름은 여전히 노무현입니다."

ⓒ 2012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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