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3
0
조회 70
2012.05.09 18:43
최근 치러진 프랑스 대선은 여러모로 주목받는 선거였다. 특히 80%를 넘는 선거 참여는 한국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선진국일수록 투표율이 낮다는 '통념'은 낭설이었다.
우리는 어떤가. 대선 투표율은 60%대로 주저앉았고 총선 투표율은 더욱 우려스럽다. 18대 총선에선 40% 중반까지 곤두박질 쳤다. 제헌의회 총선 투표율 95.5%와 비교하면 불과 반세기 남짓 만에 반 토막이 난 셈이다.
민주주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투표율 하락의 원인과 해법을 진단한다. < 편집자 주 >
< 연재 순서 >
1. 투표함도 투명하게…프랑스 유권자의 힘
2. 반토막 난 대한민국 투표율, 출구는 없나 3. 글로벌 표준에도 멀었다…제도 개선 시급
프랑스의 주요 선거는 일요일에 치러진다. 우리나라처럼 따로 임시공휴일을 정하진 않는다.
지난 6일의 대통령선거 2차 결선투표도 마찬가지. 프랑스 유권자들은 달콤한 휴일의 한 쪽을 떼어내 투표장으로 향했다.
1차 투표가 지난달 22일이었으니 격주로 일요일을 반납한 셈이다. 그런데도 투표율은 80%를 넘나들었다. 1차 투표 79.47%, 2차 투표는 80.34%였다.
특히 1차 투표는 부활절 방학기간, 게다가 비가 내리는 일요일에 실시됐다. 가히 경이로운 투표율이다.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물론 이번 선거는 '유로존의 위기' 때문에 참여도가 더 높았다. 하지만 2007년 대선(2차) 때는 83.97%로 오히려 더 높았다.
뿐만 아니라 2002년에는 79.71%, 1995년 79.66% 등 줄곧 80%선을 지켰고 과거 7년 단임제 시절에는 80% 중반대를 이어갔다.
프랑스 정치학자 토크빌은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 우쭐함이 이해됨직 하다.
프랑스인들은 이번에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도 내놨다. '투명 투표함'이다.
부정선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함과 동시에, 투표용지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는 덤으로 얻었다. 투표율도 자연 높아질 수밖에 없다.
비슷한 시기 우리는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서 투표함 부정 시비가 일었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 에마뉴엘 갸니아르 공보관은 "프랑스인들은 뭐든지 쉽게 만족하지 못하는 기질이 있다"고 말했다.
사회의 변화와 발전, 미래를 위해 투표라는 제도를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프랑스인들은 결선투표제 등 새로운 선거제도 도입에도 거리낌이 없다.
결선투표제는 과반수 당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안정적 국정 운영을 꾀하려는 게 본래 취지다.
그러나 1,2차 투표로 이어지는 드라마적 요소와 1차 투표에서 다양한 표심을 흡수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 때문에 투표율 '흥행'에도 기여한다.
한국외국어대 프랑스어과 김응운 교수는 "1차 투표에서 다당제의 많은 정파를 대변하면서 소수 의견을 대변하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유권자 동원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대선과 총선 시기를 같은 해로 일치시킨 것도 이런 차원이다. 잦은 선거에 따른 낭비를 없애는 동시에 유권자들의 집중도를 높여놓은 것.
그러나 우여곡절이 없었을 리는 없다.
특히 2002년 사회당 당수 리오넬 죠스팽이 극우파 장 마리 르팽에 밀려 결선투표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프랑스 선거사에서 하나의 분수령을 이뤘다.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김성현 연구교수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출구조사가 발표될 때 아파트 여기저기서 '으악'하는 비명들이 터져나왔다. '우리가 너무 안일했구나' 하며 눈물을 흘리더라. 그런 모습들이 이방인인 나로선 매우 충격적이었다"
현지 사회에선 터부시됐던 극우파 후보가 1차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오르자 온건 다수파들의 맹렬한 자기반성이 시작됐다. 실제로 당시 1차 투표율은 70%를 겨우 넘었다.
저력은 위기에 빛을 발했다. 일시나마 방심했던 유권자들은 다시 투표장으로 발길을 재촉하며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았다.
프랑스 대사관 갸니아르 공보관에 물었다.
"한국의 17대 대선 투표율(63%)처럼 낮아지면 어떻게 할 것 같나"
그는 그런 일이 갑자기 일어나기는 만무하다는 듯 잠시 애매한 표정이더니 어렵사리 답변을 내놨다.
"그렇게 낮을 경우에는 투표를 하는 것 자체에 대한 의문을 가질 것이다"
프랑스 유권자들의 힘은 스스로 선택한 합리적 제도에 대한 적극적 참여에 있었다.
그들은 이를 '까르테지앙'(Cartesien)이라 부른다.
누가 뭐래도, 합리주의 철학자 데카르트의 정신에 입각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스스로의 이익과 권리를 주장하겠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프랑스 유권자들에 길을 묻는다. 나의 권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프랑스의 높은 투표율은 일반적인 현상인가.
=일반적으로 대선 투표율은 약 80%다. 2007년에는 83.7%로 이번보다도 약간 높았다. 총선과 다른 선거에선 80%보다 약간 낮다.
유권자들은 대선 참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향후 5년간 어떤 정책을 이끌어갈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르코지 대통령 이전에는 임기가 7년이었기에 대선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래서 투표율은 더 높았다.
-높은 투표율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번 선거는 프랑스와 유로존이 경제적, 사회적 위기를 겪고있기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더 컸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올랑드 당선자의 정책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또 다른 이유는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프랑스인들은 전통적으로 정치 참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투표를 통해서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운명에 맡기기 보다는 정치가 변화를 일으킨다고 봤다. 개인적으로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사회를 바꾸고자 할 때 투표를 통해서 변화를 이끌고자 했다.
덧붙이자면, 프랑스인들의 성격에서도 찾을 수 있다. 프랑스인들은 뭐든지 쉽게 만족하지 못하는 기질이 있고, 변화나 발달을 많이 원하기 때문에 그것을 이루기 위해 투표에 나선다.
-한국의 17대 대선 투표율은 63%였다. 만약 프랑스에서 이런 투표율이 나온다면?
=나라마다 역사와 상황이 다르기에 직접 비교는 하기 어렵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갑자기 60%대로 떨어진다면 깊은 우려를 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에서도 대선을 제외한 다른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좀 낮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그런 질문들을 한다. 투표율이 너무 낮을 경우에는 그 투표를 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선거가 민주주의 기반을 이루고 정당의 존재에 대한 당위성을 갖고, 사회의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재외국민 투표율도 높은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 경향이 중요한데 현재는 증가 추세이다. 전체적으로 65% 정도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많다. 재외국민이 많은 곳은 북미대륙인데, 이들이 투표를 하는 것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아시다시피 6월 총선이 2회에 걸쳐 실시되는데, 본토와의 돈독한 관계를 위해 이번에 재외국민 몫으로 11석의 하원의원 자리를 새로 만들었다. 상원의원은 이미 12석이 있다.
노컷뉴스 홍제표 입력 2012.05.09 07:27
* 도도한 프랑스 ~ 참,부럽습니다.
우리도 지난 십년의 민주주의 국가 가져봤거든요^^
경험해봤거든요^^
우리도 민주화운동 장난아니었거든요^^
대선까지 ..정말 얼마 안남았네요~
저는 추모문화제 열심히 공연보러다니고, 봉하도 갔다가, 후원이나 참여에 이젠 관심도 갖고,
사람답게 살아야 겠습니다. ^^
님들 감사합니다^^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