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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8 11:15
1인시위가 중반에 접어들 무렵 저녁식사님께서 농반진반으로 저에게 ‘1인시위 회장’이라는 감투를 씌워주셨습니다. 살아온 연식은 있어 이 비공식 명칭의 부담과 위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은퇴의 자리를 마련합니다. 한 회원의 제안으로 시작된 ‘떡값’ 결산의 의미도 함께 하겠습니다. 내일 5월 9일, 수요일, 오후 2시에 서초동 서울지검 앞에서 샴페인을 터트리는 번개 모임을 갖겠습니다. 많은 참석 부탁합니다.
후안무치한 반민주세력에 대항한 재단의 1인시위를 정리하며
내일 고 노무현 대통령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여 고소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검찰에서 수사를 받는다. 그 동안 불편부당한 법정신에 입각하여 국민에게 봉사할 의무가 있는 검찰은 자신들의 정치게임에 입각하여 조 씨가 현직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면조사로 시늉만 했다. 이에 조 씨의 구속수사를 주장하며 노무현재단과 재단회원들은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272회를 향한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불행히 조 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우리 1인시위의 결과가 아님은 분명하다.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철학에 따라 바로 서기만 했더라도 이 수사는 진즉 끝날 수 있었던 사건이었기에. 그가 조사를 받더라도 얼마나 공정하게 사건조사가 이루어질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판단으로 재단 차원의 1인시위는 소기의 성과를 본 지금이 중단할 시점이지 않을까 싶다.
노무현재단은 이번 1인시위를 통해 충분히 재단의 설립 취지에 맞갖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었고 재단 관계자분들도 그에 따르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시위 참여자들은 송구스럽게 단체로 재단의 깨어있는 시민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였다. 회원동지들의 참여 열성은 2012년 재단 소식지에 자세히 실려 있어 더 이상의 언급은 생략하나 두 가지만 보태고자 한다.
재단의 1인시위 특성상 검찰 아해들과 눈높이를 맞추자니 어쩔 수 없이 시위시간이 평일 점심시간으로 국한되었다. 이에 수많은 회원들이 댓글 등을 통해 참여하지 못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몇몇 분들은 지인을 통해 점심값을 보내주셨고 또 정성들여 만든 도시락이나 지역 특산물을 배달해 주시기도 하였다. 나는 이번 1인시위의 진정한 모습은 이런 숨은 지원, 잠재된 충성이었다고 본다. 그리고 이들이야 말로 앞으로 노무현재단을 밀고나갈 원동력이라 본다.
또 역설적으로 ‘조현오 구속 수사’를 외친 1인시위의 최대 수확은 재단이라는 인격체와 회원들 간의 만남이었다고 본다. 1년 넘게 수없이 교차되어 이루어진 재단 직원과 각양각색의 회원들과의 만남은 일부러 만들고자 노력해도 만들 수 없었던 귀중하고 희귀한 기회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기회가 없기를 진심으로 빈다. 대신 노짱께서 간절히 소망하셨던 진보민주주의로 가는 길에서 우리 만나자. 5월은 노무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