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해 오는 9일 검찰 조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4일 “오는 9일 오후 2시 조현오 전 청장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서울경찰청장이던 2010년 3월 경찰기동대를 상대로 한 특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한 이유에 대해 “뛰어내리기 전날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느냐”고 말한 것이 같은 해 8월 알려진 뒤 유족으로부터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 고발됐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백방준 부장검사)가 맡고 있다. 조 전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에 관한 사실을 밝히지 않으면 자신이 형사처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동아일보는 조 전 청장이 전화통화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어느 은행에 누구 명의로 돼 있는지 검찰에 출석해 모두 까겠다 말했다’고 4일 보도했다.

조 전 청장은 또 ‘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차명계좌 발언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을 듣고 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싶었지만 주위에서 말려 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이날 경향신문과 통화에서는 “‘어느 은행, 누구 명의인지 다 까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 경찰청장으로 있을 때와는 다르니,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할 얘기 하겠다고 했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류인하 기자 ac**@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