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다가오고 있다. 흔히들 ‘계절의 여왕’, ‘가정의 달’이라는 ‘따뜻한 수식어’를 붙이는 5월이지만 정권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이명박 정권으로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시인 T.S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불렀지만 현 정권에게는 5월이 ‘잔인한 달’로 다가올 확률이 높아보인다.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한 이후, 다소 안도하기는 했지만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의혹’, ‘미국산 쇠고기 파문’ 등 악재가 겹쳐있는 상황에서 현 정권으로서는 달갑지 않을 만한 일정들이 5월에 줄줄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권 초기인 지난 2008년 봄을 뜨겁게 달궜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도 4년 만에 재현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5월을 두고 이명박 정권 말기의 최대 고비가 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현 정권을 성토하는 목소리는 5월 첫날부터 전국에서 메아리 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데이’를 맞아 민주노총이 ‘세계 노동절 기념대회’를 계획중이기 때문이다. 이날 대회의 테마는 ‘1% 세상에 대한 분노를 넘어 가자! 총파업으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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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
민주노총은 지난 23일 내놓은 교육지를 통해 “한-미 FTA 날치기, 제주 강정의 해군기지 강행, 민간인 불법사찰, 22명의 쌍용자동차의 억울한 노동자 죽음, 언론장악에 맞서 언론자유 사수를 위한 파업투쟁, KTX 민영화, 영리병원 강행 등 모든 현안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며 “세계 노동절 기념대회를 맞아 힘찬투쟁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이날 대회를 시작으로 11일에는 ‘언론장악 규탄 전국 노동자 대회’, 19일에는 ‘쌍용차 희생자 범국민 추모대회’ 등을 잇따라 열게된다. 특히, 1일 기념대회는 총파업 출정식을 겸하고 있어 향후 현 정권에 대한 민주노총의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4년만에 ‘재현’되는 ‘쇠고기 반대 촛불’...파장은 어디까지?노동절 다음날인 2일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서울 청계광장에서 예정돼 있다. 특히, 이날은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처음 열린지 4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 상에서는 동참, 혹은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으로 인해 ‘검역중단’, ‘수입중단’, ‘재협상’ 등의 요구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4년만에 ‘촛불’이 다시 켜진 셈이다. 이날 집회에는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들도 대거 결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날 집회에서는 ‘언론독립’, ‘한-미 FTA’ 등의 현안들에 대한 목소리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차후 대책 마련 등 정부의 행보에 따라 추가적인 집회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 정부의 집권 초기를 흔들었던 ‘촛불’의 위력이 이번에도 재현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4년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새누리당도 정부에 ‘검역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이명박 대통령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할 지 여부도 시선을 모으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집권 첫해인 2008년 단 한번 기념식을 찾은 이후 3년 동안 불참해왔다. 정부는 지난 2010년 30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 ‘방아타령’을 연주하려 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집권 마지막 해인 올해도 기념식에 불참할 경우, 야권과 5.18 관련단체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이 대통령이 불참한 것을 두고 “5.18만 되면 왜 그렇게 바빠지느냐”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3주기 추모행사들도 5월에 잇따라 예정돼 있다. 서울, 부산, 광주, 전북, 제주, 대구·경북 등 전국에서 추모문화제가 개최된다. 추모문화제에서는 현 정권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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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 ⓒ 노무현재단 |
특히, 19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지역 추모문화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23일 진행되는 3주기 공식 추도식은 절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야권 당선자들과 지도부들이 봉하마을로 집결할 가능성이 크다.
올 연말 대선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3주기 행사는 야권의 결속과 정권교체의 의지를 더욱 다지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오는 4일 ‘비대위 체제’를 이끌어갈 새 원내대표를 뽑아 총선 패배의 충격을 수습하고 19대 국회와 대선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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